평가원 ‘부정행위 우려 제품명 비공개’.. 수험생 ‘익숙해지는 예행연습'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수능 수험생들에게 지급하는 샤프펜슬 제품이 2012학년 이후 8년만에 바뀌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번지고 있다. 교육부는 14일 실시되는 2020수능에서는 지난해와 '다른' 샤프가 제공된다고 9일 밝혔다. 수험생들은 시험장에서 일괄적으로 배부하는 샤프만 사용 가능하다. 2005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된 이후 마련된 ‘수능 부정행위 방지 종합대책’에 따라 2006학년부터 컴퓨터용 사인펜과 연필 외 필기구를 시험장에 반입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보안상의 이유로 변경된 제품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수험생들이 반발하며 올해 수능 샤프의 제품명을 알려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수능을 응시하는 수험생들에게 지급하는 샤프펜슬 제품이 2012학년 이후 8년만에 바뀌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번지고 있다. 교육부는 14일 실시되는 2020수능에서는 지난해와 다른 샤프가 제공된다고 9일 밝혔다. 그렇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보안상의 이유로 변경된 제품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을 응시하는 수험생들에게 지급하는 샤프펜슬 제품이 2012학년 이후 8년만에 바뀌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번지고 있다. 교육부는 14일 실시되는 2020수능에서는 지난해와 다른 샤프가 제공된다고 9일 밝혔다. 그렇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보안상의 이유로 변경된 제품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장에 샤프 반입이 금지된 2006학년 이후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유미상사의 ‘미래샤프’가 제공됐다. 2011학년 한 대형업체의 제품으로 교체됐으나 샤프심이 쉽게 부러지는 단점이 나타나 1년만에 다시 유미상사의 제품으로 변경됐다. 평가원은 매년 중순 조달청 나라장터의 입찰을 통해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입찰조건은 ▲지우개가 달려 있을 것 ▲샤프 뚜껑을 눌러 심이 나오는 방식이 될 것 ▲샤프 구성품이 모두 국산 제품일 것 등이다. 2011학년 당시 평가원이 국산품을 선정해야 하는 점을 어기고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만들어져 저렴한 중국업체 제품을 선정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 선정된 수능 샤프는 한 대형업체의 A제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부터 생산해 10월에 이미 납품이 완료된 상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부정행위 등을 우려해 샤프의 업체와 종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수험생들이 같은 제품을 미리 구입해 샤프에 커닝페이퍼를 숨겨 반입하거나, 기술 장비를 동원해 부정행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평가원 관계자는 “평가원은 샤프는 물론이고 수능 당일 시험장 물품에 대해 단 한차례도 사전에 공개한 적이 없다”며 “향후에도 샤프 납품 업체 교체여부를 포함해 수능 비품 전반 관련 정보를 알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수험생들 사이에선 변경된 제품을 공개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수능과 동일한 환경에서 연습하기 위해 미리 샤프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샤프의 제품명을 공개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시험장에서 제공하는 샤프에 의해 학생들은 상당히 큰 영향을 받는다”며 “상당수 학생이 그간 수능 샤프로 알려진 제품을 사서 예행연습에 써왔다. 따라서 어떤 샤프가 사용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문제다. 많은 학생이 이에 대한 평가원의 공식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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