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전무’ 서울 혁신학교 8곳 신규지정.. ‘묻지마 확대’ 내년 226개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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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전무’ 서울 혁신학교 8곳 신규지정.. ‘묻지마 확대’ 내년 226개교 운영
  • 손수람 기자
  • 승인 2019.11.1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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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7개교, 중학교 1개교.. ‘현장반발로 확대 난항’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학력저하’ 논란으로 수요자들의 우려가 큰 혁신학교가 내년 서울에서 226개교로 늘어난다. 서울교육청은 10월 공모를 통해 초등학교 7곳과 중학교 1곳을 혁신학교로 신규지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고교는 단 한곳도 지정되지 못했다. 실제 공모에 지원한 학교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학교 공모신청은 교원/학부모 동의율이 50%이상이어야 가능하므로 학부모들의 반대가 클 경우 신청 자체가 어렵다. 일각에선 혁신학교의 양적확대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수요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선방안부터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개교가 신규지정되면서 ‘서울형혁신학교’는 내년에 226곳이 운영될 예정이다. 새로 지정된 초등학교는 보라매초(동작구) 신성초(관악구) 양원초(양천구) 정수초(성북구) 종암초(동대문구) 중랑초(중랑구) 포이초(강남구)의 7개교다. 중학교의 경우 은평구 소재 연신중만 포함됐다. 서울형혁신학교로 지정될 경우 학교당 연 5000만원에서 6000만원정도 예산이 추가로 지원된다. 교육과정과 교원인사의 자율성도 늘어나 토론수업이나 창의적 재량활동 등 '학생참여형 수업'도 가능하다. 서울교육청은 현재 17%인 혁신학교 비율을 20%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학력저하 문제에 대한 현장의 불신이 매우 높아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대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 고교의 지정이 어려워지면서 학교급별로 불균형한 모습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607곳 가운데 27.8%인 169개교가 혁신학교로 운영된다. 반면 고등학교는 전체 320곳 중 4.4%에 불과한 4개교만 지정된 상태다. 한 교육전문가는 “2018학년 개교한 금호고와 도선고를 제외한 서울형 혁신고 12개교의 서울대 수시등록실적은 2016학년 5명, 2017학년 10명, 2018학년 9명이었다. 최근 3년 동안 학교당 1명도 기록하지 못한 결과다. 취약지구 위주로 설립된 자공고들은 물론 강북 일반고까지 서울대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2009년 첫 등장한 이래, 도입 10년이 됐음에도 기초학력미달자가 많은 곳을 우선 지정했다는 반론밖에 제기하지 못하는 것이 혁신학교의 현실”이라며 “그동안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는 명목아래 학생들을 방치하지 않고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를 위해 방과후 학교프로그램이나 수준별 학습자료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지금과는 평가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력저하’ 논란으로 수요자들의 우려가 큰 혁신학교가 내년 서울지역에서 226개교로 늘어난다. 서울교육청은 10월 공모를 통해 초등학교 7곳과 중학교 1곳 혁신학교로 신규지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도 고교는 단 한곳도 지정되지 못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력저하’ 논란으로 수요자들의 우려가 큰 혁신학교가 내년 서울지역에서 226개교로 늘어난다. 서울교육청은 10월 공모를 통해 초등학교 7곳과 중학교 1곳 혁신학교로 신규지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도 고교는 단 한곳도 지정되지 못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력저하 우려’ 혁신고 기피.. ‘문제해결 외면하는 교육부’>
특히 고교현장에서의 반발로 혁신학교 확대 정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3월 가재울고 이후 신규지정된 혁신고교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다수의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3월 발표된 2018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중고교 모두 수학과 영어에서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수조사가 진행됐던 이전의 시기에도 혁신학교들의 학력저하가 명백하게 확인됐던 만큼 지난해 전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하락이 학부모들의 우려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이 뚜렷한 근거 없이 혁신학교 확대가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늘어난 것과 연관성이 없다고만 주장하면서 불신을 자초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동안 전수평가를 통해 공개됐던 혁신고교의 학업성취도는 일반고에 비해 확실히 뒤쳐졌다. 가장 최근 전수조사로 실시됐던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미달인 혁신학교 고교생은 11.9%였다. 전국 고교평균이 4.5%인 것에 비해 학력저하 현상이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혁신학교의 보통학력이상 비율도 59.6%로 전국 평균인 82.8%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기초학력 비율은 28.5%로 전국 평균 12.7%의 2배 이상이었다. 기초학력미달을 포함한 기초학력 이하 학생이 40.4%이었던 셈이다.

학력저하는 특정 지역과 시점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보통학력이상 비율이 2014학년 69%에서 2015학년 67.9%, 2016학년 59.6%로 꾸준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이 2014학년 85.2%에서 2015학년 81.8%로 줄어들었다가 2016학년 82.8%로 다시 반등한 것과 대비된다. 혁신학교와 전국 평균간 격차도 2015학년 13.9%p에서 2016학년 23.2%p로 대폭 늘어났다. 한 과목을 기준으로 봐도 지역별 자료에서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수학의 경우 서울은 2014학년 64.6%, 2015학년 61.1%, 2016학년 57.7%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경기도 역시 2014년 72.8%, 2015년 69.2%, 2016년 60.5%로 하락했다.

교육당국이 학력저하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업성취도평가가 표집조사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의 구체적인 학력현황 자체를 파악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교육부의 기본적인 인식부터 문제가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의 지원방안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혁신학교 확대 등 기존의 정책에 의한 영향력을 부정하면서 오히려 학업성취도 평가 자체를 문제 삼았다. 기초학력미달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도 내놓지 못했으면서도 혁신학교만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을 수요자가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최근의 자료들을 종합해보면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혁신학교 확대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된 시기와 맞물리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정확한 분석은 생략한 채 학력저하와의 연관성만 부정하기 급급한 교육부는 수요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효과 미흡’ 서울형혁신학교.. ‘개선방안 먼저 나와야’>
서울형혁신학교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온 만큼 조희연 교육감이 확대정책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부족한 혁신학교의 정책효과를 개선하는 방안 없이 양적 확대에만 치중한다는 비판도 힘을 받는다. 한국항공대 양희원 연구원과 연세대 강유림 연구원은 7월23일 발표한 ‘서울형혁신학교 시행이 학교효과성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의하면 학업성취도 창의성 자아개념 학교만족도 등에 있어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혁신학교의 학업성취도가 일반학교에 비해 낮다고 나타난 결과도 있었다. 연구진은 서울교육종단연구 사업을 통해 수집된 2012~2018년 조사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진행됐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내용이 많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혁신학교의 학업성취도가 일반학교에 비해 뒤처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도입 초기엔 혁신학교의 학업성취도가 높았으나, 운영기간이 길수록 격차가 좁혀졌다. 학생의 창의성이나 자아개념 형성에 있어서도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진들은 “창의성이나 자아개념 등은 혁신학교 정책이 추구하는 핵심발달 목표다. 그럼에도 혁신학교와 일반학교에서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2011년 이후 8년 동안 지속된 혁신학교 정책에 대한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결국 혁신학교를 무조건적으로 늘리는 것이 고교 교육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양적 확대만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수요자들의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육당국이 강조했던 ‘혁신학교의 성과’에 대해 학계에서도 회의적인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서울교육청 소속인 교육연구정보원의 지원을 받았던 연구진조차 중장기적 관점에서 혁신학교 정책이 큰 효과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며 “교육당국은 지난해 말 비슷한 결론이 나왔던 연구를 ‘실증적 자료에 기반한 혁신학교의 성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연구 역시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종단연구가 활용하는 통계적 분석과 모형들을 제시한 방법론 역시 기초학력미달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덜기엔 부족하다. 서울교육청이 혁신학교 신규지정을 발표하기 이전에 교육성과에 대한 개선방안을 먼저 내놨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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