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성제고도 황폐화방지도 어려워’.. ‘직업계고부터 대폭확대로 수업분위기부터 잡아야’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교육부가 8월부터 내놓는다고 예고했던 일반고 경쟁력 강화방안이 실체를 드러냈지만 현장에선 '역시'라는 실망의 반응이 대세다. 교육부는 7일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으로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와 함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발표했다.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입해 학생 맞춤형 교육, 진로/학업설계 지원, 교원 전문성 강화, 학교 교육여건 혁신의 네 가지 목표를 세워 추진할 계획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단장을 맡아 고교교육혁신추진단을 구성해 직접 진행한다. 특히 수월성교육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특정분야의 심화 교과과정 개설을 허용하는 ‘교과특성화학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고교 1학년1학기를 진로집중학기로 운영해 입학 초기부터 일반고 학생들이 진로를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 장관은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일반고 집중육성, 미래형 대입제도 개선, 고교체제 단순화가 이뤄지게 된다. 고등학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그동안 나왔던 일반고 대책들을 재탕 삼탕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현장의 대체적 평가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로 수요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인데도 교과특성화학교만으로 수월성교육을 해결하겠다는 것부터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2조가 넘는 예산을 동원할 계획이지만 이미 진보진영에서 10년가까이 실험해왔음에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혁신고의 전국적 확산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교육전문가는 "애초 일반고 황폐화에 대한 진단부터 이상한 방향이었으니 대통령의 방침이라는 결론에 쫓겨 급조한 대책들이라는 티가 너무난다. 그동안 보아온 일반고 대책들을 뭉뚱그린 수준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때문에 일반고가 무너졌다는 시각부터 단추를 잘못 채운 걸로 본다. 일반고의 ‘교실 붕괴’는 현재 고입의 구조상 진학의지가 없는 학생들이 대거 몰린 결과다. 직업계고인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실내에서 절반정도가 수업의지가 없다면 과연 수업이 이뤄질 것인가. 중학교부터 진로교육을 꾸준히 시켜 일반고는 기본적으로 진학의지가 있는 학생들이 진학하도록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이어 자사고와 외고 일반고의 성공사례 연구가 일반고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학교구성원들의 경쟁력을 결집하는 수시체제를 구축한 학교의 대부분은 사학이라는 특성이 있다. 꾸준히 교육력을 쌓고 재단의 지원을 통해 강력한 드라이브가 가능한 구조다. 여기에 선발효과가 더해진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강남지역에서 강남자원을 주로 채운 일반고와 서울 전역에서 추첨으로 선발한 자사고를 비교해하면 단순한 성적이 아니라 '자기선택'이라는 선발효과가 학교의 교육력과 어우러져 실적을 만들어간다. 고교현장의 자괴감과 무기력을 바꿀 강력한 인센티브를 설계하고 현장에 활력을 만들 대책이 필요했던 셈이다. 수요자들의 선택이라는 시장논리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해야한다.  수요자들은 사교육의 도움없이 대입실적을 제대로 내는 학교를 선택한다. 기숙사체제의 전국단위 자사고들이 좋은 예다. 학교가 입시교육만 시킨다는 식의 접근부터가 잘못이다.  학교가 입시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요자들의 사교육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년동안 진보교육감들이 예산을 부어가며 만든 혁신고에 대해 수요자들이 왜 외면하는가. 일반고이면서 학교설립목적인 상급학교 진학조차 어려워진다면 교육부 교육청의 관료들 조차 자녀교육을 맡기기 어려운 것 아닌가. 특목자사를 일괄 폐지해서 수요자들의 학교선택권을 뺏고 전국의 고교를 모두 실패한 혁신고의 양산으로 만드는 데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8월부터 내놓는다고 예고했던 일반고 경쟁력 강화방안이 실체를 드러냈지만 현장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로 수요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인데도 교과특성화학교만으로 수월성교육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교육부가 8월부터 내놓는다고 예고했던 일반고 경쟁력 강화방안이 실체를 드러냈지만 현장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괄폐지로 수요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인데도 교과특성화학교만으로 수월성교육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부족한’ 교과특성화학교 확대.. ‘수월성교육 충족 어려울 듯’>
일반고 체제를 통해 수월성교육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신뢰를 전혀 주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까지 확정한 상황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수월성교육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7일 일반고 가운데 자율성을 강화해 학생의 학습역량에 따른 응용/심화교과를 편성할 수 있는 교과특성화학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렇지만 자사고 외고 국제고와 달리 일반고 체제로 운영되는 교과특성화학교는 상대적으로 인센티브가 부족한 만큼 우수한 교육의 질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현장에서 제기된다. 오히려 고교현장에서 전국단위 자사고 등을 중심으로 직접 개발된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일반고로 이식하는 노력이 더 효과적이라는 반론이 힘을 받는다. 

교육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 이후에 교과특성화학교를 늘려 수월성교육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과특성화학교는 자율적으로 과학 어학 예술 SW 등 특정분야의 심화된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일반고다. 동시에 교과특성화학교와 인근 다른 고교나 대학 등을 연계해 개설한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의 학업수요를 충족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김성근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외고 자사고 국제고가 모두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자율성을 갖도록 해 교육과정 다양화 실현할 예정이다. 실제 이들 학교의 교육과정이 정말 우수하다면 폐쇄적인 운영구조에서 벗어나 인근 고교들에 문호를 열어 다른 학교 학생들도 다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고교학점제의 기본 취지로 다양한 시범학교들도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며 “2025년 이후에도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교육프로그램이 정말 고교학점제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남은 5년 동안 같이 협의해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교육부가 사실상 수월성교육을 위한 새로운 대책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특성화학교로 사실상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역할을 대체하겠다는 설명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교과특성화학교가 현재의 자사고 외고 국제고처럼 능동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 교육전문가는 “결국 교육부가 제시한 대안은 수월성교육을 담당하는 일반고를 따로 지정하겠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교과특성화학교의 구체적 운영방식은 밝히지 않아 수요자들이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 수월성교육을 실시해왔던 자사고 외고 국제고들이 일반고로 전환된 이후 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지만 결정적 차이는 선순환으로 현장을 굴러가게 만들 ‘인센티브’다. 현재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와 달리 다양한 교내프로그램을 갖췄던 이유는 경쟁체제 속에서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였다. 모두 일반고로 전환된 상태에서도 과연 우수한 교육의 질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인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이 이미 우수한 교육모델들을 제시했는데도 다시 일반고들 가운데 교과특성학교를 새로 육성하는 방안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육부는 학교에서 어떤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인다. 단순히 국영수 수업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자사고들의 교육이 파행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기숙사체제의 자사고라면 사교육도움 없이 입시교육이 완결되는 게 당연한 얘기다. 입시교육만 했다는 비난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현재 수시중심의 대입체제에서 교내활동을 뒷받침할 다양한 교과과정과 시스템들도 학교마다 만들어진 상태다.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적 활동을 보장하면서도 다양한 토론수업과 과제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러 학문분야를 융합하는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시도도 활발하다. 이미 일반고의 탐방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는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일반고에 전파할 방안만 찾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제 자사고 외고 국제고을 일괄폐지하고 일반고 가운데 교과중심학교를 확대하며 수월성교육의 모델을 바꾼다는 계획을 내놨다.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고 성과에 대한 확신마저 주지 못한 졸속대책들이라는 비난이 몰릴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5년간 2조이상 투입.. ‘교육경쟁력 높일 방안 없어’>
수요자들이 기대했던 일반고 수업의 질을 향상시킬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교육부는 5년간 2조2000억원을 일반고 역량강화를 위해 투입한다. 학생 맞춤형 교육, 진로/학업설계 지원, 교원 전문성 강화, 학교 교육여건 혁신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현장에선 일반고의 수업 내실화를 위한 실제적인 방안이 없다는 평가다. 의욕적으로 추진됐던 혁신학교가 수요자들의 외면은 받는 것처럼 수업을 질을 끌어올릴 구체적 계획 없이 단순히 예산만 투입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교육부는 크게 3개분야로 나눠 약 2조2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다양화와 내실화에 7867억원, 교원전문성 제고와 전문강사 확보에도 1914억5000만원을 각각 투입한다. 2020학년 2학기부터 교육대학원에 ‘인공지능 융합전공’ 전공과정 등을 신설하고 기술활용에 관한 교원연수도 강화하는 데 활용된다. 학교공간 혁신과 농산어촌 교육여건 개선에도 1조2023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첨단기술을 포함한 사용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미래학교 모델을 모색하는 학교공간혁신사업을 추진한다. 농산어촌과 도서벽지 지역의 소규모 학교의 학점제형 교육과정 운영여건 확보를 위한 교원/인프라도 집중 지원한다. 김 실장은 “향후 필요한 부분에서는 훨씬 더 필요한 예산들이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 될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미래 한국을 정말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아낌없이 투자가 가능하도록 뛰어보겠다”고 전했다.

큰 규모의 예산지원에도 일반고 수업경쟁력을 높일만한 실질적 방안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혁신학교의 사례처럼 역효과만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한 교육전문가는 “현장에서는 일반고 수업의 질을 끌어올릴 실질적 방안을 원했다. 교육부는 자사고의 수업이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수요자들 사이에선 일반고 수업의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5년 동안 2조원 넘게 투자한다는 교육부의 계획 속엔 곧바로 일반고의 수업이 정상화될 만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수요자들은 혁신학교를 겪으면서 막연한 예산지원만으로는 교육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다. 교육당국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도입한 지 10년이 됐지만 혁신학교는 여전히 ‘기초학력 저하’로 기피의 대상이다. 이번 대책에서도 교육부는 학교의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는 학교공간혁신사업에 약 9000억원을 투입한다. 그렇지만 수업의 분위기가 잡혀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설만 개선한다고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고 강화 ‘관점부터 바꿔야’.. ‘직업계고 확대가 실질적 대안’>
전문가들은 정부의 편향적인 시각이 문제해결을 스스로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반고황폐화의 원인을 특목고와 자사고로 돌렸다. 특목자사고가 우수학생들을 ‘싹쓸이’하기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학업성취도 역시 떨어진다는 논리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애초 일반고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 수업의 질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가 부족해 취업이 목적인 학생들까지 진학하면서 수업 분위기가 열악해졌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말하면 직업계고 대폭확대를 통해 대학진학을 위한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일반고의 경쟁력향상의 선결 조건인 셈이다.  

전체 고교유형 가운데 극소수에 불과한 특목자사고가 일반고의 황폐화를 일으켰다는 정부의 시각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한 고교 교사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없어지면 일반고에 긍정적인 효과가 유발된다는 주장은 현장을 모르고 하는 얘기에 불과하다. 전국의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사실지만, 이들을 모두 일반고에 배정한다고 해도 한 반에 한 두명 정도다. 학습 분위기가 나아질 리 없다. 오히려 학생들 간 학업수준 격차가 커져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만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고의 경쟁력 저하의 원인은 가장 먼저 일반고 내부에서 찾는 것이 합당한 순서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학생들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이 열등감을 느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과도하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일반고 수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반면 직업계고인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대학진학의 의지가 크게 없는 학생들이 상당수 일반고로 가면서 수업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국에 소재한 2358개 고교 중 일반고는 1556개로 전체 66%를 차지한다. 반면 특성화고는 490개교로 20.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선진국의 경우 직업계고 진학이 일반고 진학보다 많은게 일반적이다.  부족한 학교의 수로 인해 직업계고 진학의 진입장벽이 만들어진 셈이다. 2017년 7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스터고에 진학한 중3 내신등급이 평균 3.6등급으로 일반고의 3.8등급보다 높다. 학생 선호도가 가장 높은 마이스터고로 꼽히는 공군항공과학고의 경우 2019학년 신입생 선발결과 최종합격 내신 커트라인이 남자 일반 22.8%, 여자 일반 12.3% 수준이었다.

직업계고의 비중이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 늘어날 경우 일반고 황폐화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반고로는 상급학교를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주로 모이게 되면서 수업분위기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대입 진학에 뜻이 없는 학생들이 일반고에 진학한다는 게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이다. 중학교 때부터 직업교육을 택할 학생과 대입진학을 할 학생을 나눠줘야 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업교육을 받고 싶어도 직업계고 정원 자체가 적어 어쩔 수 없이 일반고에 가는 일도 발생한다”며 “교육부는 일반고 내의 학생들에게 직업교육의 기회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그 방안은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학교 입장에선 교육역량이 분산되는 것이고, 직업계를 택한 학생들은 학교내에서 소외될 수 있다. 오히려 직업계고 비중을 일반고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준까지 확대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들을 직업계고가 충분히 수용한다면 일반고의 교육도 대학진학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른 시기부터 진로교육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학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 정부는 경쟁 자체를 죄악시한다. 하지만 학교의 기능 중 하나는 ‘사회화’다. 사회화는 단순히 또래집단과 어울리는 것뿐이 아니다. 다른 학생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의미도 있다. 자신이 공부에 소질이 있다면 일반고를 선택해 대학진학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다른 기술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이른 시기부터 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직업계고 진학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학교 단계에서 진로교육을 미리 시작하고 직업계고를 확대해 학생들이 진학과 취업을 빨리 결정해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접근이 중요한 이유”라며 “학생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일각에선 경쟁이 학생들의 열등감을 유발한다고 우려한다. 그렇지만 경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경험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인이 될 경우 오히려 충격을 한꺼번에 견뎌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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