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메카인 상아탑의 출발점'..'책의 종류 보다는 독서능력'

[베리타스알파=박은정기자] 서울대 입시에서 독서의 비중은 남다르다. 대교협 공통문항 3개에 자율문항으로 도서 3개를 택할 데서 알수있듯 서울대가 두는 독서의 의미와 비중은 올해 더 커졌다고 볼수있다. 특히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약한 일반고의 경우 학업능력이나 지원동기 혹은 지적 호기심을 드러내는 데 독서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2015학년 수시를 겨냥해 자소서 제출을  앞둔 수험생들은 커진 독서의 비중만큼 도서의 선택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어떤 책을 넣어야 할까’ ‘전공과 관련된 책만 써야 하는 걸까?’ 다양한 고민이 있을 수있다.

서울대는  14일 업데이트한 웹징 아로리를 통해 '어떻게 책을 선정할까' '어떻게 기술해야할까 '남들은 무슨 책을 선택할까' 등등.. 학생들의 고민해결의 단초를 아로리를 통해 제시했다.  과연 서울대 입시에 유리한 책이 있을까.  정답은 없다는 게 서울대측 설명이다. 서울대가 보고자 하는 것은 책 선택의 안목이 아니라 책을 통해 무언가를 얻고 깨달아가는 독서능력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보다 책을 활용하고 스스로 길을 찾는 '독서능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웹진 아로리는 2014학년 서울대 수시모집에 지원했던 1만 9900명이 자소서 문항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책으로 어떤 도서를 선택했는지를 공개하면서 최근 3년간 수시체제에서 책의 의미와 트렌드를 보여주었다.  

조사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1만 9900명의 2014 수시 지원자들 가운데 남들이 전혀 들지 않은  독자적인 책을 선택한 학생이 64%(8731종)나 됐다는 점이다.  3분의 2가까운 지원자들이 독자적 책을 선택할 만큼 다양성에 충실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서울대는 왜 독서를 중시할까>
2015 입시에서 서울대는 대교협 공통문항 3개에 자율문항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3권'을 추가했다. 100% 사정관제로 수시가 운영되는 서울대 수시체제에서 도서가 차지하는 비중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아로리를 통해 서울대는 왜 독서능력을  중시하는지를 굳이 자세히 설명했다. 한마디로 독서는 학문의 메카인 상아탑의 출발점이라는 강조이다.  "우리 대학은 ‘어떤 책’을 읽은 학생보다 능숙한 독서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기대하고 있다. 굳이 지식정보화사회에서 강조하는 독서의 중요성을 거론하지 않아도 성공적인 독서 활동을 통해 얻게 되는 지적 성숙과 정서적 감동은 그 어떤 교육적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학생의 성장보다 이상적인 가치를 지닌다. 이는 독서 경험을 지닌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며 학교 안팎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바탕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수학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소양으로 독서능력을 손꼽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대학은 깊이 있는 학문을 위해 폭넓은 지식과 교양을 충분히 쌓아야 하는 곳이며, 무한한 지식과 정보의 종류와 내용 중 필요한 내용을 적절히 가려내어 사용할 수 있는 소양을 기르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충분한 독서활동을 통해 연마한 우수한 독서능력은 성공적인 대학생활의 출발점이 된다. "

독서가 바로  공부의 기본임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대답한다. 학생들은 독서가 바로 공부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듯한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신만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은 하나같이 ‘독서’이다. 기본적인 읽기 교육은 학교교육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학교생활기록부에도 독서활동상황이 필수적으로 기재된다. 학교에서 별도로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책 읽을 시간을 따로 내어야 한다는 학생들의 말을 들으면 도대체 무엇에 시간을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결국 독서가 입시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공부본질임을 깨달으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수험생이 무엇이 좋은 책일까.. 개인 마다 다를수 있다>

서울대가 중시하는 책문항에서 책의 선택은 어떻게 해야할까.  서울대는 아로리를 통해 책문항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내용을 적시했다. "같은 책을 읽어도 학생들이 자기소개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내용들은 모두 다르다. 서울대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책 3권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이다. 선정한 책의 내용을 단순히 요약하거나 감상을 말하는 것보다 왜 그 책을 읽게 되었으며 그 책은 어떠한 이유에서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는지 밝혀달라는 것이다. 즉, 독서활동의 배경과 그로인한 개인의 변화과정과 결과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 

수험생의 올바른 성장에 자양분이 될만한 책을 한장을 넘기더라도 스스로 많은 의미를 찾을 수있는 책, 인생에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책이 개인에게 좋은 책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책도 개인마다 의미는 다를 수있으며 그 의미를 많이 찾을 수있는 책을 통해 깨달음과 성장의 과정을 기술할 수있다면 그 수험생에게 좋은 책이 될 수있다는 얘기다.  개인의 삶이나 가치관에 따라 모두 다른 의미로 다가들수있는 만큼 어떤 책이 좋다고 천편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 학생들이 책을 통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셈이다. “왜 그 책을 읽게 되었으며 그 책은 어떠한 이유에서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는지 밝혀주길 원한다. 독서활동의 배경과 개인의 변화과정과 결과가 나타나길 원한다”고 서울대는 부연했다.

 <남들은 어떤 책을 선택할까>

서울대는 자소서에 담은 책들의 목록을 공개함으로써 책의 다양성과 트렌드를 공개했다. 하지만 서울대가 강조한 것처럼 인기있는 책을 택했다고 유불리는 없어 보인다. 영향을 미친 부분은 다르고 깨달은 의미도 모두 개인마다 다를 수있기 때문이다. 10명의 학생이 모두 같은 책을 읽었을지라도 어떤 ‘각’을 가지고 책을 읽었는지가 다를 수있다. 책을 읽고 어떤 것을 배웠는지, 책의 내용을 통해 다른 분야로 관심사가 확장된 것은 없는지, 더 심화된 공부를 하고자 다른 책도 찾아 봤는지 등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뻗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학문의 시작은 물론 관심의 심화과정, 결국 인생의 길을 찾는 각자의 ‘왕도’를 찾는 과정을 드러내면 그뿐이다.  

책선정의 트렌드 파악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2014학년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저자 장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였다. 2014학년 서울대 수시모집에 지원했던 1만 9900명 가운데 528명이 이 책을 선택했다. 이후로 ▲2위 아프니까 청춘이다(저자 김난도/400명) ▲3위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380명) ▲4위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302명) ▲5위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279명)까지 톱 5를 끊었다.

단과대별로 살펴보면 전공분야와 연관성이 높은 책들도 많았다.  경영/사회과학/사범/인문계열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였다. 공과/자연계열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이기적 유전자>이다. 의과계열 지원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이기적 유전자> 등이었다.

2012학년부터 2014학년까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이다. 이어 <이기적 유전자> <정의란 무엇인가> 등이다.

다양성 차원에서 만화책을 기입한 학생도 있었다. <슬램덩크>는 10건이 제출됐다.  <미생>, <원피스>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만화책도 보였다. 학생들의 진로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포켓몬스터도> 매해 1명씩은 제출하고 있다고 한다.


2014학년 서울대 지원자 최다 선택 도서 베스트 20
순위 건수 제목 저자
1 528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2 400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3 380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4 302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5 279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6 258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사이먼 싱
7 224 멈추면,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8 204 꿈꾸는 다락방 이지성
9 203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10 190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11 187 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12 181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13 179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14 178 죽은 시인의 사회 N.H 클라인바움
15 178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정재승
16 177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신웅진
17 161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18 160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19 158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20 157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자료 : 서울대 아로리 제공

2014학년 서울대 단과대학별 최다 선택 도서 베스트 3
**단과대 1위 2위 3위
간호대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경영대 경영학 콘서트 정의란 무엇인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공과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엔트로피  아프니까 청춘이다
농생명과학대 이기적 유전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침묵의 봄
미술대 광고천재 이제석 연금술사 변신
사범대 죽은 시인의 사회 아프니까 청춘이다 교사와 학생 사이
사회과학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정의란 무엇인가 군주론
생활과학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꿈꾸는 다락방
수의과대학 수의사가 말하는 수의사 이기적 유전자 생명이 있는 것은 아름답다
음악대학 아프니까 청춘이다 꿈꾸는 다락방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의과대학 이기적 유전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닥터스 씽킹
인문대 정의란 무엇인가 역사란 무엇인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자연과학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이기적 유전자 학문의 즐거움
자유전공학부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기적 유전자 정의란 무엇인가
치의학대학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이기적 유전자 이중나선
*자료: 서울대 아로리 제공
** 가나다 순
서울대 지원자의 최근 3년간 최다 선택 도서 베스트 10
순위 2014학년 2013학년 2012학년
1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2 아프니까 청춘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3 이기적 유전자 이기적 유전자 이기적 유전자
4 정의란 무엇인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정의란 무엇인가
5 연금술사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연금술사
6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연금술사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7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8 꿈꾸는 다락방 꿈꾸는 다락방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9 멋진 신세계 죽은 시인의 사회 마시멜로 이야기
10 오래된 미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꿈꾸는 다락방
*자료: 서울대 아로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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