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7%만점자, 2012 물수능의 2배 .. 수학도 작년보다 쉬워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2014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이하 6월모평) 채점 결과, 영어는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B형을 제외한 국어A형과 수학A/B형도 작년 수능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떨어지면서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영어에서 '쉬운 수능'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장에선 '물수능'에 따른 변별력 논란이 일고 있다.

<영어 만점 받아야 1등급>

평가원은 6월모평의 채점결과를 2일 발표했다. 교육부가 '쉬운 영어' 출제방침을 예고한 바 있지만, 올해 통합형으로 출제된 영어는 만점자가 전체 응시인원의 5.37%에 달하는 3만1007명이나 나왔다. '물수능' 논란이 일었던 2012학년 수능 당시 영어만점자 비율 2.67%의 갑절을 넘어선다.

만점자가 5.37%에 달하면서 영어 1등급 커트라인은 만점이 됐다.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고, 한 문제라도 틀리면 2등급으로 내려간다. 영어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26점으로 지난해 쉬운 A형의 133점보다 7점, 어려운 B형의 136점보다 10점 낮은 것은 물론 표준점수를 도입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교육부가 애초 올해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영어를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쉬운 A형보다는 어렵게, 어려운 B형보다는 쉽게 낸다고 밝혔지만, 채점결과 작년 쉬운 A형보다 더 쉽게 출제된 셈이라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전체 평균 대비 상대적 위치를 알려주는 점수다.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지고, 어려우면 올라간다.

▲ 6월모평은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가운데 특히 영어의 경우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집계,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질 정도인데도 평가원측이 쉬운 영어 출제 기조를 밝혀 변별력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쉬워.. 국어B 가장 어려웠다>

영어를 필두로 전반적으로 쉬운 출제인 가운데 국어B형만 작년 수능보다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1등급 만점자로 변별력 논란이 일고 있는 영어와 마찬가지로 수학도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 수학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36점, B형은 132점으로 작년 수능의 A형 143점과 B형 138점보다 각각 7점, 6점 떨어졌다. 국어는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28점으로 작년 수능 만점 132점보다 4점 낮았고, B형은 133점으로 작년 131점에 비해 2점 올랐다.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으로 추정한 만점자 비율에서도 국어B형이 0.54%으로 가장 적어 와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수학A형 1.37%, 수학B형 1.88%, 국어A형 1.99%, 영어 5.37% 순으로 만점자가 적었다. 만점자 표준점수는 국어A는 작년 수능만점 132점보다 4점 적은 128점, 국어B는 작년 수능만점 131점보다 2점 높은 133점, 수학A는 작년 수능만점 143점보다 7점 떨어진 136점, 수학B형은 작년 수능만점 138점보다 6점 떨어진 132점, 영어는 작년 수능만점 A형 133점(B형 136점)보다도 7점이나 떨어진 126점이다. 국어B형(0.54%, 1650명)을 제외하고는 작년 수능보다 전 영역에서 만점자 비율이 많이 늘었다. 국어A형은 만점자 1.99%(5383명, 작년수능 1.25%·4029명), 수학A형 1.37%(5231명, 작년수능 0.97%·4024명), 수학B형 1.88%(3485명, 작년수능 0.58%·936명)에 달했다.

영역별 1등급컷은 ▲국어 A형 126점, B형 128점 ▲수학 A형 133점, B형 129점 ▲영어 126점이다. 사회탐구에서 1등급컷은 세계사와 경제가 각 69점으로 가장 높고, 사회/문화가 64점으로 가장 낮아 선택과목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5점이다. 과학탐구는 지구과학Ⅱ가 71점으로 가장 높고, 생명과학Ⅱ가 66점으로 가장 낮아 선택과목간 표준점수 1등급컷 차이는 5점이다. 제2외국어/한문은 기초 베트남어가 75점으로 가장 높고, 프랑스어Ⅰ이 63점으로 가장 낮아 선택과목간 표준점수 1등급컷 차이가 12점이나 됐다.

<국어B형 응시자 A형보다 많아>

6월모평에 응시한 수험생은 전국 57만9054명으로 재학생은 51만2281명, 졸업생은 6만6773명이었다. 국어는 B형의 응시자가 늘어난 특징이다. 이번 6월모평의 국어 A, B형 응시자 비율은 각각 46.9%, 53.1%으로 B형 응시자가 A형 응시자보다 더 많다. 작년 6월모평에서는 A형 응시자 비율이 더 높았다. 수학의 경우 A, B형 응시자 비율이 각 67.4%, 32.6%로, B형 응시자 비율은 작년 6월모평 33.8%보다 낮았다.

영역별 응시자는 국어A형 27만341명, 국어B형 30만6409명, 수학A형 38만2002명, 수학B형 18만4973명, 영어 57만7007명 등이었다. 사회탐구, 과학탐구 영역에서 2개 과목을 고른 수험생은 전체 응시자 중 각각 99.2%, 99.6%로 수험생의 대부분이 최대 선택과목 수인 2개 과목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생은 국어A형 수학B형에, 문과생은 국어B형 수학A형에 주로 응시했다. 국어A형은 사탐 응시자 비율이 10.6%, 과탐 응시자 비율이 81.7%이었고, 국어B형은 사탐 응시자 비율이 96.2%, 과탐 응시자 비율이 1.5%이었다. 수학A형은 사탐 응시자 비율이 82.1%, 과탐 응시자 비율이 11.3%이었고, 수학B형은 사탐 응시자 비율이 0.4%, 과탐 응시자 비율이 98.4%이었다. 영어의 경우 사탐 응시자 비율이 56.2%, 과탐 응시자 비율이 39.1%이었다.

사탐에서는 생활과 윤리, 사화/문화를 선택한 응시자가 많았고, 경제, 세계사 선택 비율은 낮았다. 과탐은 각 과목의 Ⅰ을 많이 선택했으며,Ⅰ 과목 중에서는 생명과학과 화학을, Ⅱ 과목 중에서는 생명과학을 많이 선택했다. 물리는 Ⅰ, Ⅱ 과목에서 모두 응시자가 적었다.

직업탐구 영역에서는 상업정보를 선택한 응시자가 많았고, 수산/해운 선택자가 가장 적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기초 베트남어 응시자가 많았고, 러시아어Ⅰ을 선택한 응시자가 적었다.

평가원은 이날 유형 및 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표기한 개인별 성적통지표를 수험생들에게 통지했다. 수험생들은 3일 통지 받게 된다.

<쉬운 수능 기조.. 변별력 논란>

6월모평은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가운데 특히 영어의 경우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집계,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질 정도인데도 평가원측이 쉬운 영어 출제 기조를 밝혀 변별력 논란이 일고 있다.

영어의 난이도가 가장 큰 문제다. 평가원 관계자는 영어 난이도에 대해 "영어를 쉽게 출제한다는 정부 방침에 부응했다"며 "학생 입장에서 학습부담이 줄어들어 사교육 경감효과가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쉬운 영어 출제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영어 만점 1등급에 대해 "교육부의 쉬운 수능 정책에 따른 것으로 실제 수능에서도 이보다는 어렵다고 해도 전반적인 기조는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어 난이도가 크게 올라가지 않는다면, 수학 난이도가 크게 오르고 사탐 선택과목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어 외에 국어와 수학도 쉽게 출제된 데 대해선 평가원 관계자는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 국어와 수학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작년보다 어렵지 않게 출제했다"며 "국어는 A/B형간 수준 차이를 유지하려다 보니 국어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영어가 아주 쉽게 출제되면서 영어 만점자의 표준점수(127점)가 수학A형(136점)에 비해 10점 낮았다"며 "영어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인문계는 국어와 수학,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이 당락을 좌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이 소장은 "6월모평에서 수학A형 응시비율은 67.4%였는데 B형에서 상위 등급을 받기가 어려운만큼 실제 수능에서 A형 응시생은 70%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수학B형에 응시해 5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들은 수능에서 A형으로 갈아탈지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6월모평은 국어B형 응시자수가 A형 응시자수보다 늘어난 특징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평가이사는 "지난해 국어A형 응시자가 많았던 것은 작년에 국어A형이 B형보다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여 인문계열 학생 일부와 예체능 계열 학생들 중 일부가 국어A형 응시한 결과였지만 실제 수능에서 국어A형이 B형보다 쉽게 출제되지 않아 올해는 인문계열 학생 대부분이 국어B형을 응시하여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물론 직업탐구 응시자가 작년에 비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2015학년도 실제 수능에서도 인문계열 중 일부는 국어A형을 응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작년보다 국어A형 응시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국어A형을 선택하는 자연계 학생들의 상위등급 취득이 지난해에 비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탐구과목간 최고점 차이가 줄어 과목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줄어든 것도 이번 6월모평의 특징이다. 이만기 이사는 "과목간 최고점수 차이가 사탐 8점, 과탐 11점으로 작년 6월모평보다 과목간 점수 차이가 다소 줄어들었다"며 "따라서 실제 수능에서도 탐구과목간 점수 차이가 줄어든다면 탐구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은 크게 줄어 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물론 모의고사의 난이도가 실제 수능에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9월모평에 조정을 거쳐 수능이 출제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 난이도는 실제 수능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쉽다, 어렵다'에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시는 물론 수시부터 하향지원이 예상되기 때문에 합격을 위한 무리한 하향지원은 피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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