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알파=김민서기자] 재계의 양대산맥 삼성(13일)과 현대차( 12일)가 주말동안 입사시험을 치르면서 취업준비생들을 ‘멘붕’으로 몰고갔다.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나 한국사에 대한 관심여부를 묻는 문제들이 대거 출제되면서 기출문제나 학원대비를 무용지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먼저 시험을 치른 현대차는 인적성시험(HMAT)을 통해 의외의 역사에세이 문제를 3개나 들고 나왔다. 이공계 취업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 "글을 자주 써보지 않은 탓에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고 당황스러워했다.

현대차는 올해 시험시간을 45분으로 지난해보다 15분이나 늘렸지만 수험생들은 시간부족을 호소할 정도였다. 지난해 현대차는 역사 에세이 2문항을 제시한 뒤 30분간 각각 1000자 내외로 작성토록 했다. 올해는 3문항 중 2문항을 선택하는 대신 논리판단과 자료해석, 인성검사 영역 시간을 5분씩 줄였다.

실제 에세이 주제는 상당히 까다로웠다. “세종대왕이 과거시험에 출제했던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 구별법이라는 문제를 21세기 자신이 받는다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석굴암 불국사 가야고분 남한산성 고인돌 등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 유산 두 개를 골라 그 이유를 쓰시오” “이순신의 거북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정약용의 거중기 세종대왕의 한글 등 역사속 인물의 발명품 중 자신이 생각하는 '공학도의 자질'과 연관있는 발명품을 선택한 뒤 그 이유를 쓰시요”로 구성된 3개 문항은 자신의 가치관은 물론 역사적 배경지식 그리고 논거를 갖고 충분히 설득해야하는 문제들이었다. 이공계열 대학생들 입장에서도 쉽지 않았으리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는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단순한 역사적 지식을 묻기보다는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과 사건에 대한 지원자의 역사관과 통찰력을 묻고자 했다”고 출제 의도를 설명했다. 향후 시험에도 비슷한 유형의 역사 에세이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 이뤄진 삼성 SSAT 시험 역시 단답형보다는 종합적 이해력 평가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바뀌었다. 응시생들은 “기존 SSAT 문제집에서 보지 못한 문제가 대부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새로 도입된 시각 사고유형 문제와 한국사 문제가 수험생들을 당황시켰다는 후문이다.

특히 새롭게 도입된 시각적 사고 유형은 상상력이 필요한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펀칭 유형문제는 종이를 접은 뒤 펀치로 구멍을 뚫거나 가위로 잘랐을 때 어느 부분에 구멍이 있는지 알아맞히는 문제로 처음 접하는 유형이었다.

상식영역 50문항 가운데 한국사 문제 비중이 높았던 것도 이례적이었다. 조선시대 이전과 이후 상황을 묻는 질문이 절반 정도 수준이었다. 윤봉길, 안중근, 김구 선생 등 특정 인물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최근 이슈가 된 사물인터넷, 셰일가스를 묻는 문제도 이채로웠다.

삼성은 올 상반기 SSAT에서 문항 수를 160개(작년 175문항)로 줄이면서 문제 영역(언어 수리 추리 상식)에 공간적 지각력을 테스트하는 시각적 사고 영역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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