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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서 따라잡기] 자본주의와 자유(밀턴 프리드먼)[필독서 따라잡기] 정부의 개입은 결코 시장의 자유에 우선할 수 없다
  • 김경숙 기자
  • 승인 2014.03.26 16:19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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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체결을 둘러싸고 한동안 온 나라가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다. 여러 가지 논쟁이 있었지만 경제적으로만 보자면 ‘자유 무역’과 ‘내수 보호’라는 근본적인 딜레마에서 기인한 것들이었다. 세계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를 적극 수용하자는 입장에서는 무한 자유경쟁체제가 개인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결과가 될 수 있지만 제대로 혹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시급한 개방은 자칫 일부 산업을 도태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팽팽히 맞섰다.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Capitalism and Freedom)’는 전자의 주장을 가장 강력하고도 집약적으로 담아낸 경제학의 신고전이라 할만한 책이다.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개인과 시장의 자유를 확대할 것을 주장했던 자유시장경제의 수호자, 밀턴 프리드먼의 이야기는 그에 동조하기 위해서든 반대하기 위해서든 꼭 한번 귀 기울여 볼만하다.

경쟁적 자본주의를 칭송하다

   
▲ 자본주의와 자유
1962년 ‘자본주의와 자유’가 처음 발간되었을 때, 미국의 언론은 밀턴 프리드먼을 가리켜 ‘훌륭한 경제학자인 동시에 매우 극단적인 자유주의자’라고 표현했다. 동시에 그가 제시한 통화,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매우 도전적’이라는 평가가 붙기도 했다.

실제로 밀턴 프리드먼은 자유주의(Liberalism)를 자신의 사상적 관점으로 명시한다. 그는 “국가란 구성원인 개인들의 집합체이지 개인 위에 군림하거나 개인을 초월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오히려 그는 “권력의 집중이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는 믿음에서 “정부의 권한 범위를 제한”하고 “정부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정부의 조치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기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자기의 삶을 살려는, 수많은 개인들에 의한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경제적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시장의 자율적 흐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주장한다. 밀턴 프리드먼은 이를 ‘경쟁적 자본주의’ 즉, 대부분의 경제활동을 자유시장에서 활동하는 민간기업을 통해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경쟁적 자본주의는 경제적 자유의 체제이며, 정치적 자유를 위한 필요조건이다”라는 간단명료한 문장으로 자본주의와 자유의 관계를 설명한다.

밀턴 프리드먼에 따르면 개인의 자유와 복지를 증진시키는 데에 있어서는 자유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경쟁적 자본주의 체제가 가장 훌륭한 제도이며, 따라서 보다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이에게 최대한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사유재산권을 존중하고 모든 이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며 공정하고도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서는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기능에 의존해야 한다. 거꾸로 지나친 국가의 시장 개입은 장기불황을 초래할 수 있고 높은 실업률을 불러 일으킨다고 보았다. 밀턴 프리드먼은 경기부양을 위한 임의적인 정책도 경제를 더욱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보고 강력히 제한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밀턴 프리드먼이 ‘자본주의와 자유’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도 “경제적 자유의 체계이자 정치적 자유를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경쟁적 자본주의의 역할”이 우선이며 그 연장선상에서 “자유를 지향하고, 경제활동의 조직을 주로 시장에 의존하는 사회에서 정부가 수행할 역할”을 풀어낸다.

케인즈 주의에 반대하다

언론의 평가대로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시장의 자유를 확립하며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자본주의와 자유’는 당시 주류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학계는 물론이고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경제이론이 대세였다.

그러나 밀턴 프리드먼은 케인즈 경제학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케인즈 학파가 1930년대 대공황의 원인을 시장경제의 내재적 문제로 지적한 데 반해 밀턴 프리드먼은 시중의 통화량을 줄여 결과적으로 더 큰 경기침체를 불러온 미국 중앙은행의 잘못된 판단에 가장 큰 원인이 있음을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입증했다. 잘못된 정부의 통화정책이 통화교란을 낳고 이것이 다시 경제의 교란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공황의 방지를 주목적으로 삼아 만들어진 제도가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금융공황을 일으킨 것”이라고 말한다.

밀턴 프리드먼은 이 밖에도 국가가 개입해 잘못된 사례들을 통화정책, 국제무역, 재정정책, 교육제도, 차별, 독점, 면허제도, 소득분배, 사회복지, 빈곤의 완화 등 여러 경제적, 사회적 이슈들을 중심으로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물가에 대해서는 ‘물가가 오르면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내려가면 실업률은 올라간다’는 이론을 근거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일시적으로는 물가가 상승하면서 낮은 실업률이 유지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연금과 면허제도도 같은 맥락에서 다루었다. 국가의 강제적 연금정책이 결국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국가가 관리하는 각종 면허제도 역시 직업을 선택하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독점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고 역설했다. 또한 지적재산권 역시 개인의 소유자산임을 들어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현재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적재산권 분쟁을 경고했다.

밀턴 프리드먼의 이러한 주장은 1960년대 후반, 시장과 경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 개입을 주장한 존 메이너드 케인즈 경제정책이 스태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라는 그의 예측이 적중하면서 점차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20여 년 뒤인 1980년대에는 가장 보편적인 경제이론으로 여겨질 정도가 되었다.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밀턴 프리드먼은 앞서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살핀다.

밀턴 프리드먼은 시장의 역할을 “순응을 요구하면서도 만장일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비례대표제라고 설명한다. 가부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정부의 한계를 지적하는 대목이다. 또한 개인 즉 소비자의 이익 증진을 가장 큰 경제적 목표로 두었던 만큼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야말로 소비자를 위한 최적의 환경이라고 보았다. 바꿔 말하면 “기업은 그 이윤을 극대화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완수한다”는 것이고 정부는 기업의 윤리적 경영을 독려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밀턴 프리드먼도 정부의 존재와 역할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정부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고유한 역할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일관성 있는 자유주의자는 무정부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개인과 국가를 외부의 강제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시장을 통한 개별적인 행동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것”이고 “각 개인간의 의견 차이를 조정하기 위하여 정치적 경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시장을 통해 다룰 수 있다 하더라도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문제는 정치적 경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다. 또한 절대적 자유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개인들의 자유가 저촉될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밀턴 프리드먼은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대표적인 영역으로 그는 법, 국방, 환경문제, 독점규제와 같은 분야를 꼽는다.

동시에 밀턴 프리드먼은 현실적으로 경제를 시장에만 내맡겼을 때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인정한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고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옹호했던 그였지만, 아이들이나 정신질환자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유에만 모든 것을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밀턴 프리드먼은 이를 위해 최저 소득에 미치지 못하는 빈민층을 위한 음소득세와 저소득층 자녀에게 사립학교에 다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교육교환권 제도과 같은 정부 대책을 적극 옹호했다.

어느 선까지 정부의 개입을 수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밀턴 프리드먼도 명확한 선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이 제안된 각각의 경우마다 대차대조표를 만들고 거기에 이득과 손실을 적어 넣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정부 개입으로 인한 부채란에는 반드시 ‘자유에 대한 위협’을 기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턴 프리드먼이 정부의 기능은 명백히 제한하고 활동은 억제해야 한다고 본 궁극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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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기자  inca@verita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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