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분석] 거창대성고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적용 대상 학교’라는 설명은 거창대성고 이미지와 사뭇 다르다. 2004년 지정, 2005학년부터 농어촌 자율학교로 운영되고 있지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은 물론 깨끗한 교사와 신도시를 연상케 하는 주변환경이 도시학교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교육도시 거창에서 오랜 명문 거창고와 함께 두 축을 이루며 지역교육을 선도해온 거창대성고는 남학교 특유의 에너지가 돋보이는 극기훈련 체육대회와 함께 감성과 인성을 감싸는 특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물론 학력신장에 가하는 박차도 만만치 않다. 도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특성 덕에 교문 앞 몇몇 학원이 무색할 정도로 교내 교육활동이 왕성하다. 다양한 수준별 방과후수업과 밤 시간을 쏟아 붓는 자율학습까지. 교육도시 거창의 명문으로서 거창고 거창여고와 연합한 수학학습 중심의 방과후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 해 졸업생 196명에 불과한데도 서울대 7명, 고려대 13명, 연세대 9명 등 수도권에만 109건(전국 252건)의 합격성과가 돋보인다. 전국단위 후기모집 학교로서 특목고 자사고 특성화고 등 전기모집에 탈락했지만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의 눈길을 잡아매는 배경이다. 타 지역 학생들에겐 모두 기숙사 입소자격을 부여한다.

▲ 거창대성고는 교육도시 거창을 이끄는 양 축의 한 학교로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전국단위 모집학교로서 손색없는 성과를 내고 있는 자율학교다. /사진 = 거창대성고 제공

교육도시 거창에서도 특히 좋은 환경

[베리타스알파 = 김경숙 기자] 거창대성고가 자리한 거창은 이미 교육도시로 명성이 자자하다. 교육열이 높고 지역내 학교들이 윈윈전략을 통해 교육인프라를 강화하는 특색이 있다. 거창대성고 외에도 거창고 거창여고 등 명문이 즐비하다. 7개 고교 외에 거창대학과 최근 부상하고 있는 한국승강기대까지 지역규모에 비해 학교가 많은 특징이 있다.

중학생에 비해 고교가 많아 거창대성고처럼 전국단위 모집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이미 중학생 때부터 거창지역으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상당하다. 박우상 교무부장은 “거창의 경우 고교 입학정원에 비해 중학교 졸업생이 1년에 700명 가량 부족하다”며 “거창대성고가 50%, 거창고가 80%로 전국단위 모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거창군내 7개 고교 중 거창읍내에 소재한 고교는 6곳이다. 중학생 2246명, 고등학생 2952명으로 중학생 700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교는 타 시군 중학교 출신이 700명 가량 된다. 이중 50% 가량인 300명 정도는 거창대성고 학생이다.”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은 점, 농촌과 도시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는 점, 타 시도 학생들을 위해 전교생의 50% 가량은 최신식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박 교무부장은 “대학진학률이 높고 재수생 수가 적어 아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등록률이 73% 정도로 200명 가량 졸업하면 150명 전후가 대학에 등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거창대성고는 자사고로 유명한 해운대고와 재단은 다르지만 설립자와 이사장이 동일한 자매학교이기도 하다. 설립자 故 양재원 선생은 거창대성고 외에 거창대성중 해운대고 해운대중 대성일고를 인수 또는 설립한 교육자다. 동남아 해운주식회사 회장이었던 양 선생은 자수성가한 기업가로 1959년 폐교 직전의 거창대성중을 인수하며 교육사업에 첫 발을 디뎠고, 64년 거창대성고를, 74년 대성일고(당시 거창대성여상)를 설립했다. 77년에 부산의 해운대중을 인수, 79년에 해운대고를 설립하는 등 평생을 좋은 학교 만들기에 헌신했고, 공로를 인정 받아 78년 5.16 민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설립자인 양재원 이사장의 뒤를 이어 현재 양길용 이사장이 취임해있으며, 재단은 덕봉학원과 동해학원으로 두 곳이다. 덕봉학원에 거창대성고와 거창대성중 대성일고가, 동해학원에 해운대고와 해운대중이 속해 있다. 해운대고 설립 당시 198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해운대고와 해운대중에 근무해온 이순철 거창대성고 교장은 “설립자께선 ‘교육만이 모든 인간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기에 부모들이 학생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일념 하에 중학교들을 인수하고 고교들을 설립하셨다”며 “한국전쟁 직후였던 당시 상황에 국가발전을 위한 뜻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선생의 뜻으로 세워진 학교들은 전국명문으로 발돋움한 상태다. 전국단위 자사고로 맹위를 떨치다 현재는 광역자사고로 전환했지만 여전한 교육력을 자랑하는 해운대고는 물론이고, 거창대성고 역시 교육도시 거창을 이끄는 양 축의 자율학교로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전국단위 모집학교로서 손색없는 성과를 내고 있다.

거창군 고교연합으로까지 뻗은 활발한 교육과정

고교교육은 대학진학으로만 실적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거창대성고는 지난 2013학년 대입에서 수도권에만 109명의 합격생을 냈다. 한 학년 졸업생 196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로선 큰 실적이다. 특히 서울대 7명, 고려대 13명, 연세대 9명 등 SKY 29명 합격은 눈여겨볼만하다. 인근 명문대인 경북대 18명, 부산대 7명 외에도 사관학교 5명, 의치한 4명의 실적도 돋보인다. 특히 SKY실적은 2010학년 27명(서울2/고려13/연세12), 2011학년 25명(서울4/고려14/연세7), 2012학년 25명(서울4/고려9/연세12) 등 꾸준한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가 밀집한 지역인 만큼 고교연합으로 진행되는 방과후 심화수업이 가장 눈길을 끈다. 거창군 지원으로 외부강사를 초정, 거창대성고 거창고 거창여고가 연합해 수학과정과 수리/과학논술과정을 3월부터 8월까지 운영하고 있다. 거창대성고 학생은 수학과정에 7명, 수리/과학논술과정에 14명이 참여했다.
교내 교과활동은 방과후수업은 물론 정규교과에서도 수준별 이동수업을 통해 효율을 내고, 경시대회 개최를 통해 동기를 자극하는 특징이 있다. 수학의 경우 1학년과 2학년 인문과정에, 영어는 1학년에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논술 수학 영어 경제 과학 등 다양한 교과에 경시대회를 만들어 의욕도 고취시킨다. 특히 영어의 경우 2002년부터 매 학기 모의토익시험을 치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방과후수업은 공통형과 선택형으로 나뉜다. 공통형은 전교생이 의무참여로 학기중 주당 6~7시간의 수업을 듣는다. 방학중에는 희망학생을 수준별로 80시간 정도 운영한다. 선택형의 경우 학기중과 방학중 모두 교사가 강좌를 개설하고 15명 이상의 학생이 신청하면 진행되는 식으로 운영한다. 올해 1학기에 총 36개 강좌가, 여름방학에 17개 강좌가 운영됐다. 박 교무부장은 “90분 수업으로 진행되며, 학생부담금은 시간당 1200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경남도교육청과 거창군에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예체능의 경우 방과후로 관악부를 운영한다. 27명의 회원이 있으며, 현재까지 외부강사를 초청, 연간 100시간 3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과학고 과정으로 익숙한 R&E도 운영한다. 2학년 교육과정에 학기별 2단위로 아예 정규화했다. 학기 초에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 주제와 지도교사를 선정하고 자율적 연구활동에 들어간다. 중간에 진행과정을 점검 받은 후 1차 연구결과물을 제출하고 수정 보완, 최종 연구결과물을 제출한다. 학교는 심사와 발표회를 통해 과제연구 책자를 발행하고 있다.

100권의 도서를 선정, 교장 교감 포함 44명의 전 교원이 참여해 학생 1인당 연간 4권의 도서를 선택, 분기별로 마스터 교사에게 독서인정을 받는 제도인 ‘100444’ 독서활성화교육은 2007년부터 7년째 시행중인 특색 프로그램이다. 역시 2007년 협정을 체결, 7년째 교류중인 중국 강소성 고우시 제일중학교와의 자매결연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매년 학생 20명 내외가 상호교류방문한다.

교과우수자, 경시대회 성적우수자, 모범학생 표창 외에 거창대성고는 수준별로 ‘학력진보상’을 시상하고 있는 점도 이색적이다. 직전학기 대비 교육과정별로 성적향상도 순위가 높은 학생을 학년당 상위 50% 중 7명, 하위 50% 중 7명에게 학교장상을 수여한다. 이순철 교장은 “애초 상위 50%, 하위 50%로 나누진 않았었는데, 대부분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성적향상도 순위가 높아 상대적으로 성적이 높은 상태였던 학생들이 불리해 변경했다”며 “최선을 다하는 학풍을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거창대성 인성교육의 트라이앵글 … ‘대성아카데미’ ‘즐거운 학교’ ‘극기훈련’

시골학교임에도 세련된 교육이미지를 선보이는 과정으론 교양과 인성 프로그램인 ‘대성아카데미’ ‘즐거운 학교 만들기’ ‘극기훈련’이 주축이 되고 있다.

‘대성아카데미’는 명사초청강연, 각종 예술단체 공연, 방송프로그램 출연 등을 진행한다. 97년 최초 시행한 이후 2005년부터 음악회를 정례화하고 있다. 명사특강은 물론 대입정보제공을 위한 대입설명회 등 분야를 다양화하는 추세다.

‘즐거운 학교 만들기’는 경남도교육청의 특색과제인 ‘노래하고 운동하는 학교’ 구현의 차원에서 진행된다. ‘호반축전’ ‘친구사랑의 날’ ‘학교장배 축구주말리그’ ‘작은 음악회’로 구성됐다. 학생회 주관의 학교축제인 ‘호반축전’에선 이틀 간 열리는 신입생환영체육대회와 신입생환영음악회, 12월에 열리는 ‘대성인의 밤’ 행사가 진행된다. ‘친구사랑의 날’은 전국모집으로 학교구성원이 다양화함에 따라 출신 지역별/학교별 11개 지구로 나눠 선/후배간은 물론 지구별 지도교사와 유대를 강화, 나눔과 배려의 마음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주말을 이용해 학년별로 학교장배 축구리그를 벌이는 건 남학교 특색이라 할만하다. 학년별 연간 21게임, 총 42게임을 펼침으로써 체력향상은 물론 학교생활의 즐거움도 갖게 한다. 반면 9월에 열리는 작은 음악회는 연주와 노래 등 음악에 소질있는 학생들에 발표기회를 제공하는 등 감성도 키워주고 있다.

‘극기훈련’은 전교생이 3년 간 남부지방 4대 명산을 종주하는 프로그램이다. 1학년은 봄에 한라산을, 가을에 지리산을 종주한다. 2학년은 가을에 덕유산을, 3학년은 봄에 가야산을 종주한다. 한두 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모든 교사와 함께 하는 체력 및 인성 단련 프로그램으로 지역여건을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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