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지도 않고 영웅도 아니다'

▲ 2014 수능 자연계열 유일한 만점자인 전봉열(20. 목포홍일고 출신)군이 자신의 기사가 과장되게 보도되었다며 페이스북에 심경을 올려 화제다. /사진=목포홍일고 홈페이지
[베리타스알파=조익수 기자] 영웅 만들고 감동 선사하는 데 혈안인 언론을 향해 이번 수능 자연계열 유일한 만점자인 전봉열(20)군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팩트’를 밝히며 상황을 바로잡고자 나서 눈길을 끈다.

전군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안이 가난하지 않고 언론 기사가 과장되게 나갔다”며 이번 수능만점자 인터뷰 기사들로 인해 “주변인들에 피해가 가고 있는 점”을 먼저 지적했다. 전군은 “반수 때는 어머니의 가게가 자리잡기 전이었고 아버지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은 맞다”며 “하지만 지금은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와 달리 사교육을 받은 사실도 밝혔다. 전군은 “(나는) 고등학교 때 인강을 수없이 들었고 반수, 삼수 모두 서울의 유명학원에서 했다. 지방의 영웅도 아니고 대치동을 격파하지도 않았다”며 “저로 인해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갖고 저를 좋게 봐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 “지금까지 저의 인터뷰 상의 적절하지 못한 단어선택, 상호간의 오해로 일어난 점 사죄드린다”고 뒤늦게나마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기사가 한참 보도된 후 페이스북에 사실을 알리는 배경에 대해선 “(자신이) 유명한 인사도 아니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오버가 아니냐는 생각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며 “오늘 와서 보니 많은 분들이 욕먹고 나의 이미지를 속이는 꼴이 돼 이치에 맞지 않은 것 같아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온라인팀을 위주로 일부 언론은 감동적이면서도 영웅적인 이야기에 집중해 보도한 바 있다. 수능만점자인 전군의 가정형편을 ‘4년 장학생이 아니면 사립대에 진학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고, 전군이 ‘건축 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김밥집에서 힘들게 일하는 어머니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아 삼수를 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일부 사실에 감동이미지를 덧붙이다 팩트가 실종된 상황. 결국 전군이 난감한 상황에 처해 페이스북에 ‘팩트’를 알리게 된 것이다.

한편 2014 5수능 자연계열 유일한 만점자인 전군는 서울대 의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지만,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목포 홍일고 출신으로 국어A(표준점수 132점) 수학B(138) 영어B(136) 물리1(69) 생명과학2(67) 과목을 모두 맞혀 542점의 표준점수를 받은 전군은 이번 수시에 6개 방을 돌며 상황대처능력 등에 관한 다중미니면접을 치르는, 다소 생소한 면접방식의 서울대 의예과는 지원하지 않았고, 논술을 치르는 고려대 의대에 일반전형으로 지원, 현재 논술고사까지 응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행 대입은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서울대 정시는 수능 100%라 봐도 무방하다. 학생부는 동점자처리에만 적용하기 때문이다. 즉, 고려대 수시에 합격하면 수능만점자도 서울대 의예과에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고려대에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다. 고려대 일반전형은 논술과 학생부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되고 수능점수는 최저학력기준으로만 활용된다.

“가난하지도 않고 사교육도 많이 받았다”-2014 자연계열 유일한 수능만점자 전봉열군 페이스북 해당 전문

"집안이 가난하지 않고 언론 기사가 과장되게 나갔다. 서울의 유명 학원에서 교육을 받았고, 주변 사람에게 피해가 가고 있어 입장을 밝히게 됐다.
제가 그렇게 유명한 인사도 아니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오버가 아니냐는 생각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하지만 오늘 와서 보니 많은 분들이 욕먹고 저의 이미지를 속이는 꼴이 돼 이치에 맞지 않은 것 같아 글을 쓰게 됐다.
일단 저희 가족은 가난하지 않다. 반수 때는 어머니의 가게가 자리잡기 전이었고 아버지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은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다.
사교육도 많이 받았다. 고등학교 때 인강을 수없이 들었고 반수, 삼수 모두 서울의 유명학원에서 했다. 지방의 영웅도 아니고 대치동을 격파하지도 않았다. 저로 인해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갖고 저를 좋게 봐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
지금까지 저의 인터뷰 상의 적절하지 못한 단어선택, 상호간의 오해로 일어난 점 사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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