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중심 내신전략에 논술, 사정관의 옵션

[베리타스알파 = 유주영 기자] 대입개편안이 발표되면서 고교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이 완화되고, 논술 면접 적성고사등 대학별 고사는 축소된다. 수시에서 학생부를 최대한 활용할 것을 교육부는 권장하고 있다. 당장 고1, 2학년 학생들은 어떤 식으로 대입 준비를 해야 할 지 짚어봤다.

▲ 대입개편안으로 인해 정시 수능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수능 중심으로 학생부에 신경써야 하는 기본에 논술과 사정관을 옵션으로 선택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남은 변수…대학의 대응>

교육부는 23일 2015∼2016학년 대입제도 확정안을 발표했다. 확정안은 ▲수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논술 축소 유도(고교 교육과정 수준 출제)▲특기자전형의 축소 유도 ▲면접/적성고사 축소 ▲ 학생부 활용 권장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수시에서 학생부, 정시에선 수능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들의 선택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만큼 명쾌한 전략이 나오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고리로 논술 구술 적성고사등 대학별 고사를 축소하고 사교육유발요인이 큰 특기자전형을 줄이도록 요구했지만 대학들이 변별력의 잣대를 마련하기 힘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3%를 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서울대의 전략적 선택이 어떠할 지, 서울대가 사정관제를 늘리자 반대로 특기자전형을 늘려온 연고대의 선택은 어떠할지가 관건이다. SKY의 대응을 시발로 상위권 중하위권쪽 대학들이  순차적으로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학•과학 역량을 평가하는 '구술면접'을 사정관제의 틀내에서 진행해 온 서울대 일반전형의 자연계 모집 단위들이나 카이스트 등 이과특성화대학들의 선택 역시 주목된다. 수학 과학을 중심으로 한 구술면접이 배제되는 상황 때문이다. 자연계열 최상위권들을 수용해온 이들 대학이 수시 위주로 선발이 가능했던 것은 사정관의 틀로 진행하지만 구술면접의 수단으로 수학과학 역량을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여전히 서울대 자연계열과 이공계 특성화대학은 사정관제 위주의 수시체제로 진행될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힘들다. 이공계 특성화대학과 마찬가지로 서울대역시 올해부터 일반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적용치 않는 데다 자연계 최상위권을 선발하는 서울대 의대도 이미 지난해부터 구술을 배제한 다중 미니면접방식을 안착 시킨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명쾌한 가닥은 일정상 대교협을 통해 11월 대입 기본계획이 취합될 때까지 기다려야할 듯하다. 구체적인 요강은  내년 4월까지 대학들이 개별 발표 한다.

대학의 대응이 드러나야 하겠지만 정부안을 대세로 수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고1,2 학생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상위권들은 입학사정관제와 논술 중심의 수시, 그리고 수능을 준비하는 기존의 입시전략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대신 중하위권은 내신과 수능을 토대로 사정관 논술 가운데 하나 정도를 겨냥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결국 내신과 수능을 기본으로 하되 사정관, 논술을 옵션으로 하는 전략인 셈이다.

<수능과 내신의 일체화가 기본>
전문가들은 이번 대입개편안을 정부의 의도대로 대학들이 수용한다면 수시에서 내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수능 중심의 정시 모집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능을 토대로 내신을 챙기는  기본전략은 현재 대부분 고교가 EBS 교재로 내신시험을 진행하고있는 관행을 감안하면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의미이다.

다만 1,2학년의 경우 학습의 관점을 수능에서 시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출문제를 방학기간을 이용해 한번 풀이보는 것으로 영역을 조망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면서 “ 기출문제를 토대로 EBS 교재를 따라가면서 적절하게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내신과 수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법이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수능을 영역별로 따져보면 영어는 선택형이 폐지되면서 어려운 B형 중심으로 준비해야한다. 2015학년부터 선택형시험(A/B형)이 폐지되는 까닭에 올해 수능 B형의 수준에 맞추는 것이 우선이다. 세부적으로 내년부터는 변별력이 떨어지는 듣기문항이 22문항에서 17문항으로 줄어든다. 변별력 유지를 위해 독해문항 추가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추가되는 독해문항 5개 중 2개는 A형 수준 3개는 B형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영어 교사들은 “변별력을 가르는 문제는 결국 괄호넣기형태가 될 것”이라며”구문과 어법을 충실히 다진 다음 어휘를 늘려서 영어독해를 넘어 결국 언어 차원에서 결판이 나는 만큼  평소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고 주제파악과 추론능력등 언어능력 향상을 위해 힘써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어와 수학는 2016학년 수능까지 선택형이 유지된다. 인문계열은 국어와 수학을 BA형, 자연계열은 AB형 형태로 공부하면 된다. 사탐과 과탐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많은데 문/이과 폐지 방안은 10월에 확정되는 사안인데다 된다 하더라도 2017학년부터 적용되므로 고1, 2 학생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능 국사 도입 역시 2017학년부터다. 성취평가제도 2019학년이후로 미뤄놓은 상태여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옵션1. 논술은 평소 교과서의 심화학습 통해>
교육부가 논술 난이도를 낮추고 시험 자체를 시행하지 않도록 권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특히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권 대학이 변별력을 위해 논술을 실시해야 한다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정부의 지원금을 포기하더라도 논술전형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대학들이 ‘가장 변별력이 있다’고 믿는 것은 대학별고사”라고 전했다.

물론 대학들이 논술문제를 공개하거나 모의논술을 실시하면서 문턱이 낮춰진 것은 사실. 게다가 교과과정내 출제의 원칙으로 논술고사가 전반적으로 쉬워지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쉽든 어렵든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나 학교 입장에서 부담은 간단치 않을 듯하다. 논술의 경우 시험을 앞두고 몇 개월 공부하는 것보다 꾸준히 평소에 준비하는 게 필수적이다. 논제가 평이해져도 글쓰기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신 준비를 철저히 하면서 문과는 사회과목, 이과는 과학과목 교과서를 중심으로 논술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역시 상위권을 중심으로 교과과정 내에서 논술을 흡수하는 방안으르 고려해 봐야한다.

<옵션2. 사정관제>
사정관제의 미래는 서울대의 선택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입시까지 사정관제는 전체적 볼륨 보다는 83%까지 선발하는 서울대의 수시체제에 따라 무게감을 달리해왔다.

당초 사정관제의 명칭이 사라지면서 사정관제가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도 사실.
교육부는 수시의 중심이 되는 학생부 전형에 입학사정관제 참여를 명시함으로써 사정관제의 존속은 인정한 상태. 학생부 전형을 교과와 종합으로 나누고 학생부 종합전형에 사정관의 참여를 명시했다. 여기에  다양한 ‘고른 기회전형’으로 이뤄진 정원외전형에 사정관이 참여토록 함으로써 사정관제의 범위는 넓어진 셈이다.

서울대가 현행 사정관제 중심의 수시체제를 고수할 경우 의외로 상위권 대학역시 사정관제를 활로로 삼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위권 대학들이 교과 중심의 학생부 전형을 선호하는 대신 상위권 대학들이 수시에서 진행할 전형의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서울대가 최근 2년간 보여준 것 처럼 학생부 종합전형(사정관제)을 통해 선발할 경우 다양한 학교유형과 다양한 역량의 학생을 선발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결국 상위권 학생들은 현재 서울대의 수시체제에 맞춰 사정관제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1,2학년 가운데 로드맵이 분명한 학생과 최상위권 학생들은 방학때마다 자소서를 업그레이드 하며 다음 학기중 직접적 활동과 책읽기의 방향을 점검해야한다. 내신역시 전체적으로 향상시키면 좋겠지만 최소한 전공과 관련된 과목의 경우 상당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