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동화작가 선현경과 만화가 이우일 부부의 신간 '하와이하다'가 출간됐다. 신혼부부는 물론 전세계 여행자를 유혹하는 낭만의 섬 하와이! 유쾌한 여행 중독자 선현경, 이우일 부부가 매력적인 그곳 하와이 오하우 섬을 찾아, 일 년 십 개월 동안 살아보았다. 일상인 듯 여행인 듯, 집 밥을 해먹지만 뭐든 빌려 쓰는 소박하고 가벼운 삶. 파도 타고 글쓰고 파도 타고 그림 그리고! 마음껏 ‘하와이한’ 652일간의 시간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여행 첫날에는 실수로 에어비앤비 숙소 주인을 울리기도 하고, 야심차게 장만한 중고 BMW는 하루 만에 정비소 신세를 지는 등, 시작은 삐거덕했지만 두 사람은 점차 여유로운 하와이안 라이프에 스며들었다. 해변에 가면 반갑게 인사하는 바다 친구도 생겼고, 알로하셔츠를 비롯해 새 짐도 제법 늘었다. 매일같이 파도 타느라 피부도 까맣게 그을렸고, 독립한 딸 없이 둘만 남은 집 안 공기에도 꽤 익숙해졌다. 그렇게 하와이를 만나 생각이 깊어졌고, 마음의 키도 한 뼘쯤 성장했다. 짧은 여행 때는 무심코 지나치던 바다 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 랩 대신 밀랍덮개를 만들어 쓰며 플라스틱 없는 삶을 실천하기도 했다. 딸의 조언대로 뒤늦게 ‘노브라 라이프’를 시작하는가 하면 훌라댄스 교실에 가서는 화려함 뒤에 가려진 하와이의 슬픈 역사를 생각하기도 하고……. 두 작가는 그 시간들을 담박하고 섬세하고 또 세련되게 145편의 에세이와 200여 컷의 풍성한 일러스트로 담았다. 특히 책장을 열자마자 마주하는 선명한 난색의 하와이 스케치는 책으로 떠나는 하와이 여행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책 속으로>

드디어 우리에게도 기동력이 생겼다.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 이 년 동안 포틀랜드에서 대중교통만 이용하다 차가 생기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그래 이 섬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해변을 낱낱이 찾아다녀보리라. 이 차와 함께 달려가 서핑도 배우고 잠수도 해봐야지.

차를 구입한 기념으로, 미국에서 이 년이나 지내면서 한 번도 못 가본 월마트Walmart와 코스트코Costco로 향했다. 크고 무거워 살 엄두를 못 낸 묶음 상품들을 사기로 했다. 맥주도 박스로 구입하고 물과 탄산수도 마음 놓고 샀다.

집에 도착해 우일이 내리며 앞좌석 문을 닫았는데 뭔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뒷좌석 유리창이 스르륵 내려갔다. 뭔가 조임쇠가 빠졌을지 모른다며 스위치를 작동했더니 반대쪽 창문마저 내려간다.

그날부터 뒷좌석 창은 손으로 밀어 올려야 닫혔다. 누구나 밖에서 열고 닫을 수 있는 수동 창이 되었다. 차를 잠그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 다음 날 트렁크를 열려고 손잡이를 잡았는데 프라스틱으로 된 손잡이가 힘없이 바스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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