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수도권 쏠림’ 영재학교 입학생.. ‘사교육 털어낼 입시개편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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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수도권 쏠림’ 영재학교 입학생.. ‘사교육 털어낼 입시개편 고민해야’
  • 손수람 기자
  • 승인 2019.10.1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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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학원 3곳 ‘합격실적 420명’.. ‘의대선호 연결고리’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영재학교 입학생들의 수도권 편중과 사교육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영재학교와 과고 입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신경민(더불어민주)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2019학년 영재학교 입학생의 70.1%가 수도권 출신으로 쏠림현상이 심각하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전국의 8개영재학교 가운데 7곳에서 절반이상의 입학생이 서울/경기 소재 중학교 출신이었다. 특히 서울과고 경기과고 인천영재는 수도권 학생의 비중이 80%를 넘겼다. 영재학교에 입학한 서울/경기 학생들 사이에서도 49.5%가 사교육의 영향이 막강한 지역 출신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입학생들이 사교육 지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실제 대표적인 영재학교 입시학원 세 곳에서 무려 400명이 넘는 합격실적을 기록한 사실도 드러났다. 신 의원은 “영재학교는 수학과 과학에 재능과 열정 있는 학생들에게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꿈의 학업무대이다. 그렇지만 사걱세와 분석한 결과처럼 영재학교 학생들은 각 지역의 영재들이 아닌 사교육으로 무장 된 수도권 학생들이 주를 이루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고 영재학교의 입시혁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재학교는 물론 과고 입시까지 사교육을 기반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현장에선 역효과가 상당하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재학교/과고생의 의대진학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과학자 양성을 조건으로 국비지원을 받는 영재학교가 지원단계에서부터 의대행을 저지하고 실제 추천서도 써주지 않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해마다 영재학교/과고생의 의대행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한 교육전문가는 “결국 영재학교와 과고 입시를 대비한 사교육이 성행하면서 의대진학문제까지 불거졌다고 본다. 전폭적인 사교육 지원을 토대로 영재학교 입시를 성공한 고소득 계층이 역시 사교육을 고리로 정시 중심인 의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입시학원을 찾는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영재학교를 의대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사교육의 영향력을 걷어내야 한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영재교육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선 이른 시기부터 학생들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을 토대로 영재성을 판별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에선 영재학교 출범초기부터 많은 학교를 세우다 보니 모든 고교유형 가운데서도 사교육 과열이 가장 극심한 상황이다. 결국 사교육으로 훈련된 학생들로 영재학교가 채워진다면 창의성이 중요한 이공계 진학자들이 밀려나게 된다.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이공계 연구인력의 질적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과고 영재학교의 선발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논의가 시작되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공계 영재육성을 위한 영재학교는 현재 전국 8개교 체제다. 최초의 과학영재학교인 한국영재(한국과학영재학교)가 부산과고에서 2003학년 영재학교로 전환한 이후, 정부정책으로 서울과고(2009학년 전환) 경기과고(2010학년) 대구과고(2011학년) 광주과고(2014학년) 대전과고(2014학년)의 5개교가 영재학교 전환에 합류했다. 6파전 양상이던 영재학교 구도는 2015학년 세종영재(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2016학년 인천영재(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신설로 현재 8개 체제다. 지역 내 강세를 보였던 과고가 전국단위 모집의 영재학교로 전환하면서, 이과 상위권은 물론 상위권을 바라는 중위권 중학생까지 관심은 예전 과고에서 현재 영재학교로 집중되고 있다.

영재학교 입학생들의 수도권 편중과 사교육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영재학교와 과고 입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재학교는 물론 과고 입시까지 사교육을 기반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현장에선 역효과가 상당하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세종영재 제공

<전국 8개영재학교 입학생 출신지역.. ‘수도권 편중’ 서울/경기 70.1%>
2019학년 전국 8개 영재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총 834명이다. 신 의원과 사걱세가 전체 학생들의 중학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과 경기지역 중학교 출신자가 전체의 70.1%인 585명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학교 출신 학생들이 38.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31.9%, 광주 5.5%, 대전 5.2%, 부산 4.3%, 인천 4.2%, 대구 2.3% 순이다. 사걱세 관계자는 서울/경기권 학생들의 비중이 높은 이유를 “영재학교 설립은 각 지역 기반으로 골고루 설립허가를 해 놓고 선발할 때는 전국단위로 무제한 이중지원할 수 있게 허락해준 탓”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별로 살펴봐도 서울/경기 소재 중학교 출신 입학생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8개영재학교 가운데선 서울과고가 89.1%로 서울과 경기지역 중학생의 입학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경기과고 88.9%, 인천영재 83.1%로 톱3였다. 이어 세종영재 74%, 대전과고 69.5%, 한국영재64.5%, 대구과고 50.5% 순으로 절반이상의 입학생이 서울/경기 중학교 출신이었다. 광주과고는 유일하게 50%미만인 32.3%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서울과 경기지역 학생의 비중이 낮았다. 입학정원의 절반을 지역인재로 선발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방 소재 영재학교들에서도 수도권 출신 학생들의 편중이 확인됐다. 대전과고는 소재지인 대전 출신이 17.9%인 반면, 수도권 출신은 69.5%로 나타나 3.9배의 격차가 났다. 부산의 한국영재 역시 부산 출신의 학생은 17.7%에 불과했다. 서울과 경기지역 학생이 3.6배 많은 64.5%의 비중이었다. 대구과고도 대구 출신 15%, 수도권 출신 50.5%로 3.4배가량 차이가 있었다. 사걱세 관계자는 “절반을 지역 인재로 뽑는 광주과고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서울/경기 지역 중학교 출신 입학자들이 과반을 월등히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교육 특구를 보유한 수도권이 지방보다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영향력 막강’ 영재학교 입시.. 유명학원 3곳 ‘입학생 400명이상 배출’>
특히 신 의원과 사걱세의 자료에 의하면 영재학교 입시는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입학생의 다수를 차지한 서울과 경기에서도 학원가 인근의 교육특구 출신이 다수였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사교육의 지원으로 영재학교 진학에 성공한 사례도 상당하다고 예측된다. 영재학교 입시로 유명한 사교육기관 세 곳에서만 400명이 넘는 2019학년 입학생을 배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서울과고는 서울지역 입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대치동 소재의 한 입시학원을 다닌 학생으로 조사됐다. 강남 등 교육특구의 학원시스템이 영재학교 진학루트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영재학교에 입학한 서울과 경기 출신 학생들의 절반 가량은 학원이 밀집된 지역 소재 중학교를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입학생들의 출신학교가 위치한 시/구를 파악한 결과 수도권 상위 10개지역 입학생은 전체 입학생의 49.5%인 413명이었다. 서울에선 강남구 양천구 노원구 서초구 송파구의 5곳이 전체 서울 입학생의 69.9%였다. 319명 가운데 233명 5개지역 출신이었다. 경기에서도 고양시 성남시 용인시 안양시 수원시로 입학생이 집중됐다. 전체 경기 입학생 266명 가운데 190명이 몰려 71.4%나 됐다. 

입시 사교육기관의 영향력도 막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걱세가 대표적인 입시학원 세 곳의 2019학년 영재학교 입학생 실적 홍보물과 자료를 비교 조사해 본 결과 A학원 출신 266명, B학원 출신 80명, C학원 출신 74명으로 확인됐다. 세 학원에서 420명의 합격생이 나온 것이다. 특히 서울과고의 경우 전체 입학생 128명 가운데 48.8%인 62명이 강남 대치동의 특정학원 출신이었다.

결과적으로 영재학교 입시의 높은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힘을 받는다. 사걱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당하며 중학교까지 쉴 틈 없이 달려야만 한다. 영재교육원 KMO 선행학습 올림피아드 등 끝도 없는 시험 준비에 학창시절의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집중한다. 개인이 알아서 준비해서 갈 수 없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 문화 덕분에 사고력수학학원을 시작으로 영재학교 입시의 과정을 치열하게 준비한다”며 “입시의 모든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과정인 사교육은 당연히 돈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강남구에 집중된 영재학교 입학생 실적만 봐도 험난한 입시트랙에서는 사교육 인프라와 입시정보가 영재학교 입시의 핵심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영재학교가 만들어진 영재가 아닌 설립 취지에 맞는 진짜 영재를 발굴하고 개인의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도록 돕는 교육기관으로 존재하도록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의대진학 이어진 ‘사교육 과열’.. ‘영재학교 입시 성공을 그대로 반복’>
높은 사교육 의존도는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진학 문제와도 분리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학원을 통해 영재학교 입시를 통과해 교육과정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창의적이지도 않은 학생들이 주로 의대진학을 선택하는 편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영재학교 한 관계자는 "학교가 아무리 말려도 의대행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상위권은 아니고 하위권 중에서 과기원 진학이 어려운 학생들이 정시 수능으로 의대를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학교운영에 대한 학부모의 참견도 유난하다"며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받고, 사교육시장에서 우등생으로 살아온 경험이 사교육이면 다 되는 걸로 착각한 데서 발생하는 현상 같다"고 전했다. 

2019학년 전국 영재학교 8개교의 의대진학자는 61명으로 확인된다. 특히 서울과고의 의대진학율은 역대 집계된 수치 중 가장 높았다. 졸업생 130명 중 31명이 의대에 진학해 23.8%였다. 2017학년 20%(의대진학자 25명/졸업생 125명)에서 2018학년 19.7%(26명/132명)로 소폭 하락했다가 올해 다시 상승했다. 8개 영재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대입원년부터 올해까지 두 자리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영재는 2015학년부터 최근 5년간 단 1명의 의대진학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졸업생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단연 돋보이는 결과다. 추천서 작성금지, 지원금/장학금 회수 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의대 지원자에게 졸업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조치까지 행하는 강경한 대응의 결과로 보인다.

결국 서울과고 학생들의 상당수가 사교육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된 만큼 의대선호도가 유독 높은 점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서울과고에서 의대 진학자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선호도나 지역 등의 문제를 흔히 거론한다. 서울지역에 위치한 특성 상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고 그로 인해 의대 진학자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단 논리다. 그렇지만 실상은 한국영재 등 강력한 제재조치가 있는 학교와 달리 의대 진학에 뜻이 있는 학생들에게 ‘가봄직한’ 학교로 여겨지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권 과고인 세종과고가 한성과고의 의대진학자가 많은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라고 여겨진다. 언뜻 지역 때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결국 영재학교/과고입시와 의대입시의 공통점은 사교육으로 충분히 대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결정적인 공통점이다. 사교육으로 성공한 경험을 따라 대입에서도 사교육으로 받칠 수 있는 의대입시준비를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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