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등 3곳 제외 ‘형평성 논란’.. ‘학종조사 배경부터 과정까지 의구심’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교육부가 학종 실태조사 대상 13개대(건국대 광운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스텍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를 선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자유한국)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학종 실태조사 학교 선정현황’을 분석한 결과 홍익대는 선정기준에 부합하지 않았음에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고 9일 밝혔다. 가톨릭대 경인교대 서울교대의 3개대학은 연세대와 동일하게 4개의 선정기준 가운데 3개에서 상위 30개대학에 포함됐지만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교육부는 2020/2021대입의 학종 선발비율이 높은 30개대학과 2018/2019학년 특목고자사고 선발비율 상위 30개대학에 동시에 포함된 학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조사대상 대학 선정의 공정성 논란이 커지면서 현장에선 ‘학종 실태조사’ 자체를 불신하는 시각까지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기준의 일관성이 없다고 확인되면서 실태조사의 결과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스스로 밝힌 선정기준마저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에 대한 입시비리 의혹이었던 만큼 학종을 겨냥한 교육부의 실태조사가 적절한 대응은 아니었다고 본다. 개인의 비리를 제도 탓으로 돌리는 물타기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이 현장에서 우세한 이유”라며 “조사대상의 선정기준부터 문제가 많다는 것이 현장의 지적이다. 그동안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과 연계되면서 학종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형을 설계할수록 많은 사업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학종확대를 유도했음에도 여론이 악화되자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목자사고 학생들이 대부분 상위대학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데도 선발비율을 기준으로 정한 점도 지나친 측면이 있다. ‘고교 서열화 해소’라는 명목으로 특목자사고를 폐지하기 위한 ‘밑밥’을 깔아두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학종 실태조사 대상 13개대를 선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자유한국) 의원은 선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학교가 조사대상에 포함된 것은 물론, 동등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진=건국대 제공

<‘선정기준 못 미친’ 홍대 포함.. ‘신뢰성 떨어뜨린 행정편의주의’>
김 의원에 의하면 교육부가 제시한 선정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학교도 학종 실태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학종 실태조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2021학년 대입에서 학종비중이 높은 30개교와 2018/2019학년 특목고 자사고 등 특정고교 출신 선발비율이 높은 30개교에 모두 포함된 12개대학에 올해 종합감사 대상인 연세대를 추가해 조사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김 의원은 선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학교가 조사대상에 포함된 것은 물론, 동등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사대상인 13개대학 가운데 홍익대는 학종 선발비율과 특목자사고 출신 학생의 비중 모두 상위 30개교 안에 들지 못했다. 홍대는 학종 선발비율 순위에서 2020학년 58위, 2021학년 59위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선정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홍익대는 특목자사고 등 선발 비율 순위에서도 2018학년 34위, 2019학년 37위로 선정 범위 바깥이었다. 홍대는 올해 종합감사 대상 대학이기 때문에 학종 실태조사에 포함됐다는 것이 교육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일한 상황인데도 기준이 다르게 적용된 사례도 있었다. 교육부는 연대를 조사대상에 포함하면서 2020학년 학종 선발비율을 제외한 나머지 3개순위에서 30위 안에 들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가톨릭대 경인교대 서울교대의 3개대학 역시 연대와 마찬가지로 4개 가운데 3개순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학종 실태조사에서 빠졌다. 가톨릭대는 학종 선발비율 순위에서 2020학년 30위, 2021학년 26위를 기록했다. 2019학년 특목자사고 선발비율에선 24위였다. 경인교대의 경우 학종비율 순위가 2020학년 12위, 2021학년 10위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던 데다 2019학년 특목자사고 선발비율은 29위였다. 서울교대는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의 비중이 높았다. 2018학년 11위, 2019학년 14위였다. 학종비율 순위에서도 2021학년 29위로 상위 30위에 포함됐다.

교육당국의 일관성 없는 선정기준으로 학종 실태조사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학종으로 특히 특목고 자사고 출신 학생을 많이 뽑는 대학들을 조사해 실태를 점검하겠다는 취지인데,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대학인 홍대가 들어간 셈이다. 교육부의 행정편의주의로 조사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교육부는 조사 대상 선정 및 제외 사유를 다시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향 잘못 잡은’ 실태조사.. ‘학종확대 정책기조와 역행’>
애초에 학종 실태조사의 방향 자체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온다. 그동안 수시에서 학종 확대를 유도해왔던 주체가 교육부였기 때문이다.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과 연계해 학종비중을 늘리는 것을 장려해왔던 교육부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던 대학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학종 비율이 높은 대학 중에서도, 특목자사고 선발비율이 높은 대학을 조사대상으로 삼은 점 역시 애꿎은 특목자사고 전체로 화살을 돌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결국 수시체제에 발빠르게 적응해 열심히 진학지도한 고교만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교육부가 학종확대를 이끌어온 배경엔 황폐화된 고교교육을 되살린다는 의미가 컸다.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의 초기 명칭인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사업’에서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는 ‘정상화’라는 단어에 대한 현장의 거부감으로 인해 해당 단어를 빼는 것으로 명칭을 바꿨지만 사업의 기본 취지를 고려하면 학종을 장려해야 할 긍정적인 전형으로 인식이 있었던 셈이다. 사업비 수주현황에서도 교육부가 ‘학종확대 수능축소’를 유도해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업 첫해인 2014년 중앙대 한양대(서울) 각30억, 서울대 20억의 파격 지원을 받았다. 세 대학의 입시설계는 수시비중 70%가량, 수능최저 폐지, 전형 간소화 등의 특징이었다. 이후에도 학종운영이 돋보이는 대학 위주로 지원이 이뤄졌다. 교육부가 기여대학사업 선정으로 준 사인에 맞춰 상위대학 중심으로 학종을 확대하며 전형구조를 개선해왔던 것이다.

특목자사고 선발비중을 잣대로 정한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대입 변화에 발맞춰 수시체제를 탄탄하게 갖추고 입시지도를 충실하게 해왔던 고교들의 성과를 무시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상위대학에 우수한 특목자사고 학생이 지원하는 경우 자체부터 많을 수밖에 없는데도 입학생이 많은 현상을 두고 ‘적폐’인 것처럼 몰아간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과적인 선발내용만으로 문제 삼는 점 역시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정유형의 고교가 많이 선발됐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한다면 대학이 고교유형을 고루 선발할 수 있도록 선발 단계에서 학교유형별로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형 설계 과정에서 정책적으로 고교유형에 따른 유불리가 없도록 반영하는 것과는 별개로 역차별을 허용하는 논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태조사 자체가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땜질 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3년 내내 대입개편으로 시끄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022대입개편 역시 논란 끝에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1년 만에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그렇지만 여론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처방을 내놓는 데만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에 대한 입시비리 의혹이 있다면 검찰조사에 이어 개인에 대한 처벌과 처분으로 끝낼 일이었다”며 “그럼에도 현 정부가 학종을 향한 비판을 상위권 대학으로 돌려서 ‘물타기’한다는 비판이 현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입시기간에 조사 강행.. ‘대학에게 4년치 자료 요구’>
교육당국이 실태조사에 착수한 시기 역시 도마에 올랐다. 수시 1단계 합격자 발표를 위한 서류평가 일정이 진행중인데도 교육부가 대학들로부터 4년치 입시자료를 1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대학가는 물론 수험생까지 수시모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10월 초중순은 모든 대학 입학처가 수시 1차합격자를 발표한다. 일부 전형 면접, 예체능 실기 등으로 업무가 폭증하는 시기”라며 “교육부는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 아니라 원래부터 학종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왔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왜 굳이 수시입시가 시작된 지금 실태조사를 진행하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교육부는 대학에 공문을 보내 입시 운영 전반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원서접수가 9월10일 끝난 이후 대학들은 한창 서류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0월 중 1단계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는 곳은 일정이 더욱 촉박하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일정배수를 통과시킨 후 면접/실기 등 대학별고사도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올해 입시절차를 진행하면서 10일 동안 4년치의 자료를 모두 준비하는 것이 버겁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학별 1단계 합격자 발표 일정은 건대 KU연기우수자/KU체육특기자(11일), 광운대 광운참빛인재/소프트웨어우수인재 등(30일), 고대 학교추천Ⅰ(11일) 특기자(18일(인문자연) 25일(체육)), 동대 연극/스포츠문화(8일), 서울대 일반(미술대학(실기포함) 음악대학)(14일), 성대 학과모집(면접실시학과)(16일) 예체능특기/실기우수자(2일(무용) 8일(영상 연기) 16일(연출 스포츠과학)), 연대 면접형(11일) 특기자(18일(어문학인재 국제인재 체육인재) 25일(과학인재)), 홍대 체육특기자/공연예술우수자(25일) 등이다.

대학별고사 자체를 10월 중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실태조사 대상 대학 중 10월 중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홍대 연대다. 홍대는 5일 자연계열, 5일 인문계열, 연대는 12일 자연계열, 13일 인문/사회계열에서 실시한다.
면접/실기고사를 실시하는 곳은 경희대 실기우수자(포스트모던음악/연극/뮤지컬)(8일부터) 실기우수자(체육)(19~20일), 고대 학교추천Ⅰ(19일(인문) 20일(자연)) 특기자(26일(자연) 27일(인문)), 동대 실기(연극)(12~14일) 실기(스포츠문화)(15~18일) 실기(미술)(29일), 성대 학과모집(면접실시학과)(19~20일) 예체능특기/실기우수자(6일(무용) 12일(영상) 12~13일(연기) 19일(연출 스포츠과학)), 연대 면접형(19일) 특기자(26일(어문학인재 국제인재 체육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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