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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외고는 어문계열만 진학해야 한다고? .. 특목/자사고 이슈 ‘끼워 맞추기’‘올해도 이어진 정치권의 몰상식한 비판’.. ‘어학 바탕으로 문과 전반 진학이 상식’
  • 강태연 기자
  • 승인 2019.10.0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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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외고 졸업생이 대학진학 시 어문계열이 아닌 다른 계열을 진학한다는 것이 문제라는, 외고 설립목표를 확대해석한 인식이 아직 고쳐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고의 비어문계열 전공 선택자가 10명 중 6명 수준이라는 점이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언론사들의 보도가 나왔다.

자료를 제공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더불어민주) 의원은 외고가 취지와 맞지 않는 운영을 하면서 성적우수자를 독점해 사교육 과열, 고교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등 문제들을 야기했다며 5년이라는 유예기간을 걸쳐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외고 설립목적은 ‘외국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이며, 외국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는 어학자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외고에서 키운 외국어능력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경제 등 상경계열 모집단위는 물론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외국어 능력은 기본이다. 외고생의 진로를 어문계열로 한정하는 것은 편협한 발상”이라며 “외고대입의 가장 큰 문제로 꼽혀왔던 어학특기자 전형은 앞으로 계속 축소될 예정으로 어문계열에 진학하는 외고생은 줄어들고, 이과반 운영도 하지 않는 외고에서 어문학계열로만 진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일반고 황폐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특목/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면, 고교 교육환경 수준을 현재 황폐화된 일반고와 동일하게 만들어 하향평준화만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고 졸업생은 대학진학 시 어문계열로 진학해야 한다는 외고 설립목표를 확대해석한 인식이 아직 고쳐지지 않았다. 올해는 진학현황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특목/자사고가 사교육과열 고교서열화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이라며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외고 4년간 어문계열 진학률 31.9~40%>
김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6~2019 외고/국제고/과학고/영재학교 대학 진학현황’에 따르면, 외고 졸업생이 어문계열 대학으로 진학한 비율이 2019년 기준 40%, 국제고는 18.2%로 나타났다. 자료에는 ‘2018년 서울 자사고/외고/국제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성적 분포 현황’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성적 우수 학생을 선점하면서 사교육 과열, 고교 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등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에 의하면 4년간 외고 졸업생의 어문계열 진학률은 2016년 31.9%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7년 35.4%, 2018년 40.1%, 2019년 40%로 2018년부터 40%대를 기록했다. 2019년 기준 인문사회계열은 51.8%, 이공계열 1.6%, 의학계열 0.4%, 기타 6.2%였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문사회계열은 2016년 53.1%, 2017년 46.2%, 2018년 45.9%로 2017,2018년에 40%대로 떨어졌던 비율이 2019년에는 다시 50%를 넘었다.

과고와 영재학교의 진학현황과의 비교를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자료에 따르면 과고 영재학교 이공계 진학률은 2019년 기준 각 96.7%, 89.4%를 기록했다. 과고의 경우 2016년 95.3%, 2017년 95.4%, 2018년 96.4%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영재학교는 2016년 89.4%, 2017년 89%, 2018년 90.7%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료에서는 외고와의 비교를 위해 4년간 예술고 대학진학현황도 포함됐다. 예체능계열 진학비율은 2016년 95.1%, 2017년 94.2%, 2018년 95.4%, 2019년 96.3%로 4년 동안 95%이상을 유지했다.

‘2018년 서울 일반고/자사고/외고/국제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성적 분포현황‘에서는 10% 이내의 성적우수자들이 일반고의 경우 8.5%, 자사고 18.5%, 외고/국제고 44.4%로 일반고와 비교했을 때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성적우수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고교체제는 교육 제도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으로 각 지역 교육감 재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 정책으로 일괄적으로 정해야 한다”며 “5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면 재학생과 입학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고 설립목적, 어학자 양성 아닌 ‘글로벌 인재’ 양성>
외고 설립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6항에 의하면 외고의 설립목적은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 양성’이다.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외고 설립목적을 ‘어학자 양성’이라는 틀에 가두는 것을 꼬집었다. 설립목적인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를 키우고 외국어 능력을 기반으로 인문사회 상경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외고가 인문사회계열을 지원해도 된다는 것은 교육부도 이미 인정한 사실이다. 2015년 교육부가 공개한 ‘외고 운영성과 평가기준’에 어문계열뿐 아니라 인문사회계열 진학률을 평가한 것을 통해 인문사화계열로의 진학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당시 평가지표 중 하나인 ‘설립 목적에 맞는 진학 지도노력’은 어문학계열진학비율 3점, 인문사회계열 진학비율 4점으로 총 7점으로 구성됐다. 김 의원이 제공한 2019년 외고 대학진학실적을 평가기준에 대입하면 ‘우수’로 평가된다. 우수의 기준이 어문계열 진학비율 30%이상과 어문계열을 포함한 인문사회계열 진학비율이 75%이상이기 때문이다.

외고 졸업생들에게 대학진학 시 어문계열로만 가라는 처사는, 현재 외고 대학진학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대입에서 외고에게 유리하게 적용돼 지적되던 어학특기자 전형은 해마다 축소되고 있고, 외고의 경우 교육부가 이과반이나 의대입시반을 운영하는 경우 외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선택지인 인문사회계열의 비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서도 외고 인문사회계열 진학자가 2018년 45.9%에서 51.8%로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특목/자사고 일반고 전환.. 하향평준화로 가는 길>
김 의원은 특목/자사고가 설립취지에 맞지 않은 운영과 성적우수자 독점을 통해 사교육과열, 고교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등의 문제를 야기해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전문가들은 일반고 황폐화로 일반고가 무너진 상태에서 특목/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고교 교육환경을 하향평준화하는 것이라 지적하며, 김의원의 이러한 시각은 특목/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행보와 발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김 의원이 외고와 비교하기 위해 과고와 영재학교 외에 예술고도 대학진학현황을 공개했는데, 비교 대상부터 틀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술고 졸업생의 95%이상이 예체능계로 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수치가 확연하게 높은 예술고 예체능계열 진학실적이지만, 비교가 불가하며 억지로 외고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목/자사고로 성적우수자가 몰리는 현상도 당연한 일이다. 성적우수자들과 같이 대학진학에 목표가 뚜렷한 학생들이 목표달성을 위해 면학분위기가 좋은 학교를 찾아가는 것은 비난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환경이 좋은 학교가 아니라 황폐화된 일반고다.

일반고의 황폐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점은 정부가 특성화고/직업계고 육성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무관심에 의한 특성화고 취업률 하락은 특성화고 기피로 연결되면서 대학 진학의 의지가 크지 않은 학생도 일반고로 진학해 ‘일반고 황폐화’로 귀결된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특성화고로 진학해야 할 자원이 일반고로 진학하면서 학습수준의 편차가 큰 학생들이 모두 한 학급에서 수업을 받게 되는 현상은 악순환을 거듭한다. 상위권과 중하위권 모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 일반고의 실정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김 의원은 지난해에도 외고가 설립목적과 다르게 비어문계열을 진학하는 것을 비판하는 국감 보도자료로 내보냈었는데, 올해 추가된 내용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인 ‘특목/자사고 일반고 전환’이다. 비교대상이 될 수 없고 수치상 높을 수밖에 없는 예술고 대학진학현황까지 추가한 점을 봤을 때, 특목/자사고를 깎아 내리는 것에만 집중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특목/자사고가 현재 고교 교육현장의 문제점인 사교육과열, 고교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등의 원인으로 보고, 일반고 전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히려 교육정책의 당사자인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혼란만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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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연 기자  kangty@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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