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3개대학에 대학 자체 필기시험과 수능최저 없이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입학한 학생이 8년간 2만325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 박용진(더불어민주) 의원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무시험전형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 것은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자녀가 무시험전형인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합격했기 때문이다. 당시 자소서에 기재한 논문에서 부당하게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최근 논문이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소위 '부모찬스'를 통해 합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정성평가 전반에 불똥이 튄 상황이다. 하지만 정성평가라고 해서 모두 부적절한 전형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무시험전형이 정성평가다. 정량평가인 수능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정성평가에는 학종도 있고 특기자전형도 있다. 조국자녀 비리로 관심을 끄는 전형은 특기자전형이고 조국사태로 불거진 특기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학종인 셈이다. 마치 모든 무시험전형 즉 정성평가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 애초 보도자료의 초점은  SKY대학이 부적절한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해왔다는 인상을 주기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고교교육정상화기여사업에 따라 충실하게 학종을 늘려온 SKY대학 입시관계자는 물론 학종에 전력투구해온 교사 학생 학부모를 한꺼번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몰아붙인 인상이 강하다. 무시험전형의 증가는 학종인원이 늘어난 결과일 뿐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시류에 편승한 전형적인 국감용 보도자료로 보인다 "라고 말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수능최저 없이 서류/면접만으로 입학한 학생이 8년간 2만300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종 수능최저 폐지 흐름.. '타깃부터 잘못돼'>
보도자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시험전형'이라는 이름으로 정성평가 전체를 문제가 있는 전형인 것처럼 몰아갔다는 것이다. 보도자료에서 정의한 '무시험전형'은 대학 자체 필기시험이나 수능최저 없이 서류심사/면접만으로 입학한 전형을 의미한다. 학종 정성평가는 획일적 선발방식과 지나친 점수경쟁, '줄세우기'에서 벗어나고 학생부/자소서를 통해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발전가능성을 살핀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점수를 통한 줄세우기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인식도 반영됐다. 교육적 관점에서 확대된 학종을 두고 돌연 비판의 날을 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무시험전형'의 수치에는 수능최저 미적용 학종이 대거 포함된 수치일 수 밖에 없다. 교육부 권고에 의해 학종을 확대해오고, 더 나아가 수능최저를 폐지한 대학이 오히려 '무시험 전형'을 대거 운영하는 것처럼 비칠 소지가 다분했다. 수시 수능최저 완화는 매년 교육부의 권고사항이기도 한 사안이다. 수시전형 가운데 정성평가를 표방하는 학종에 정량평가 기준인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학종 자체가 기존의 정량평가와 달리, 서열화된 지표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정량지표에서 드러나지 않는 지원자의 전공적합성과 발전가능성 등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전형이기 때문이다. 학종에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것을 오히려 문제시했던 상황에서, 갑자기 '조국발 입시논란'을 빌미로 학종에 화살을 돌리는 것은 방향이 틀렸다는 지적이 대두된다. 

2020학년 기준 학종의 경우 상위대학 중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정도만이 수능최저 전형을 운영한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단국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17개대학 기준으로 통계를 내보면 학종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한 비중은 22.5%에 그친다. 수능최저 미적용 학종의 비중이 77.5%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논술은 29% 교과는 26.2%로 수능최저를 적용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특기자전형의 규모가 대폭 줄어드는 추세에서 '무시험전형' 비판의 타깃은 학종 규모가 큰 대학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종이 교육부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나서 확대를 유도해 온 전형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비판의 대상을 잘못 선정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대 고려대는 학종 선봉에 섰던 대학들로, 정부 정책에 부응해 학종을 대폭 확대했으나 최근 교육부가 밝힌 학종 실태조사 대상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SKY 포함, 상위8개대(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로 범위를 넓히면 정원내 기준 무시험 전형 등록자는 서울대가 8003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대7164명 성대6717명 중대6167명 연대4864명 고대3509명 이대3467명 서강대2814명 순이었다.

정원내 기준 전체 수시 등록자 대비 무시험전형 등록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양대로 52.4%였다. 서울대49.9% 성대41.7% 중대38.9% 서강대36.1% 연대33.3% 이대25.3% 고대18.5% 순이었다. 

정원외 전형에서는 무시험전형 등록자 비율이 더 높은 편이었다. 서강대가 89.6%로 가장 높았고 중대86.8% 서울대79.8% 고대75.3% 연대64.7% 성대61.5% 이대61.1% 한대48.1% 순이었다. 박용진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됐던 무시험 전형의 경우, 해마다 면접방식이 보완돼 보다 객관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문제를 풀었으나 정답을 확인하기 어렵고 응시자들이 자신의 면접 점수를 알 수 없어 탈락의 이유를 객관적으로 받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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