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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사태 물타기로 열심히 해온 고교/대학 겨냥’.. ‘13개대 학종 조사’ 파장문 정부 3년째 대입 땜질.. ‘현장 불안 키우고 공교육체제 흔들어’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9.09.26 21:56
  • 호수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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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이 높으면서 특목고나 자사고 등 특정학교 출신의 학생선발이 많은 전국 13개대학에 한해 학종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9월26일 밝히면서 교육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과 연계해 교육부가 학종 확대를 장려해왔던 상황에서, 정책을 적극적으로 따라온 대학들이 실태조사의 타깃이 된 셈이다. 게다가 특목/자사 출신이 많은 대학을 꼽았다는 점 역시 학교구성원 모두가 수시체제에 발빠르게 적응해 열심히 진학지도한 고교가 오히려 문제인 것처럼 매도됐다는 지적이다.

특정 고교 유형 입학자가 많다고 해서 조사대상으로 삼는 것 역시 부적절하단 비판이 나온다. 대학에 진학한 특목/자사고 출신 학생들을 입시비리의 결과로 매도한다는 지적이다. 특목/자사 학생의 비중이 많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곧 이들이 불공정하게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치부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에 대한 입시비리 의혹이 있다면 검찰조사에 이어 개인에 대한 처벌과 처분으로 끝낼 일이었다”며 “교육부의 실태조사는 대통령의 대입개편지시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비리를 제도 탓으로 돌리는 물타기의 연장선상에 있다. 게다가 교육부 스스로 특기자전형과 학종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자초했다. 대학과 특목자사고를 겨냥한 조사 역시 어처구니가 없다. 학종 확대는 그동안 고교기여사업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만든 주체가 교육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목자사고 역시 학교구성원이 모두 번아웃되는 심정으로 수시체제를 만든 학교들이 등장하면서 수시실적은 격차를 키우고 있다. 오히려 열심히 한 대학과 고교가 조사대상이 되고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학교들이 웃는 상황을 교육부가 만든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대상이 된 13개대는 건국대 광운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스텍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다.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포함, 상위대학이 대거 포함됐다. 교육부는 “학종 운영 실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그 결과를 올해 11월 중 발표 예정인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언급한 학생부 비교과, 자소서 폐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학생부를 보완하는 역할을 했던 요소를 폐지하면, 오히려 수시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고교부터 직격타를 맞을 것이란 우려다. 한 교육전문가는 “학생부만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장점을 자소서로 보완하는 것인데, 학생부 작성 체계가 탄탄하지 않은 일반고의 경우 자소서가 사라지면 학생부를 보완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수시체제가 탄탄한 특목자사는 오히려 별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 조사단을 구성하고 ‘대입제도 투명성/공정성 강화방안’ 최종안을 당특위 등의 논의를 거쳐 11월 안에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교서열화 해소방안과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방향에 대해서는 당 특위, 시도교육청, 대학 등과의 협의를 거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1월 발표하는 공정성 방안은 4년 예고제를 적용해 2024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학종 선발비율이 높고 특목/자사비중이 높은 대학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나서 논란이다. 조국발 입시비리 논란이 대학/고교까지 뻗치는 형국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통령 대입개편 발언 이후 후폭풍.. ‘개인 비리를 제도 탓하나’>
유은혜 부총리는 당 교육공정성강화특위-교육부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학종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언급하며, 학종 비율이 높으면서 특목고 자사고 등 특정학교 출신 학생선발이 많은 13개대학에 한해 학종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모두발언을 통해 “부모의 힘으로, 자녀의 학교간판과 직장간판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 부모의 힘으로 자녀의 입시, 채용 결과가 부정하게 뒤바뀌는 일 또한 용납할 수 없다”며 “당정은 한 뜻으로 특권과 불평등한 사회제도, 교육제도를 개혁하고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논란이 된 조국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논란의 영향으로 대통령이 대입개편을 지시한 것과 연관 있다. 교육부는 갑작스러운 대통령의 지시 이후 당정청 회의를 실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이 중장기적 차원의 논의를 의미한다고 해명했지만, 교육부는 즉각 학종에 칼날을 들이대는 모양새다.

애초 개인의 비리문제를 두고 제도 탓을 하며 입시 전체를 뜯어 고치겠다는 대통령의 시각부터 문제였던 데다, 교육부까지 이에 부응해 부랴부랴 대입개편에 나서는 것이 온당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육 전문가는 “부총리의 발언대로 ‘10년 동안 사회적 불신이 큰’ 전형이라는 이유로 이제 와서 학종을 건드린다면, 불과 1년 전 실시한 2022대입개편에서는 무엇을 논의했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도 문제로 화살을 돌리기 위해 물타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실태조사에서는 수십 개 항목으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대학 입시를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고교등급제를 실시하는지, 비교과 영역 중 금지한 항목을 어겼을 경우, 또는 심하게 부당한 것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지 않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할 시 감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를 두고,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땜질 식 처방’을 또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3년 내내 대입개편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2017년 교육부는 2021대입개편을 진행하며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교육부의 1,2안 모두 환영받지 못하면서 대입개편이 1년 연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2022대입개편 역시 논란 끝에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1년 만에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근본적 해법이 아닌, 악화된 여론을 적당히 무마하기 위한 처방을 내놓는 데만 그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방침대로 학종 확대했더니.. 돌아온 것은 ‘실태조사 타깃’>
실태조사 타깃이 된 대학이 학종 선발 비율이 높은 대학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학종은 교육부부터 적극적으로 나서 확대를 유도해 온 전형이기 때문이다. 고교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과 연계해, 정부 사인에 맞춰 전형을 설계할수록 많은 사업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대학은 학종을 중심으로 수시확대를 이어왔다. 이번 실태조상 대상에 포함된 서울대 고려대는 학종 선봉에 섰던 대학들이다. 서울대는 ‘학종 본산’이라 불리며 학종 도입에 앞장섰고 고대는 이에 부응해 학종 중심으로 대폭 전형 구조를 개선했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학종을 대폭 확대한 대학이 ‘착한 대학’이었다가, 돌연 ‘나쁜 대학’으로 찍히게 된 셈이다. 학종 확대에 소극적이었던 대학은 오히려 실태조사 대상에서 배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사업비 수주현황만 보더라도 그동안의 사업 취지를 교육부의 ‘학종확대 수능축소’의 사인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사업 첫해인 2014년 중앙대 한양대(서울) 각 30억, 서울대 20억의 파격 지원을 받았다. 세 대학의 입시설계는 수시비중 70%가량, 수능최저 폐지, 전형 간소화 등의 특징이었다. 2015년엔 서울대 25억, 국민대 19억, 건국대 17억, 경희대 15억 등이다. 역시 수시확대와 학종운영이 돋보이는 대학들이다. 2016년엔 서울대 20억, 경희대 19억5000만, 고려대(서울) 16억6300만 등이다. 고려대가 2018학년에 수시80%가량으로 확대를 선언하며 수혜 톱3에 들었던 특징이다. 2017년엔 고려대가 22억7230만으로 최고액을 수혜했고 서울대 20억6800만, 경희대 19억2800만 등이다. 역시 수시확대와 학종운영에 방점을 찍었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엔 서울대 20억6600만, 고려대 15억6200만 등이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2019학년 정원내 기준 각 78.5% 84%를 수시로 선발했다. 지금껏 교육부가 기여대학사업 선정으로 준 사인이 학종확대 수능축소에 방점이 찍혀있던 결과다.

실태조사 대상인 13개대 학종비중을 가장 최근 입시인 2020학년(대입전형시행계획) 기준으로 살펴보면 100% 학종으로 선발하는 포스텍에 이어 서울대(79.6%) 한국교원대(66.1%) 고려대(62.3%) 춘천교대(54%) 서강대(51.3%) 성균관대(49.7%) 경희대(49.5%) 건국대(48.9%) 동국대(46.6%) 광운대(45.5%) 연세대(34.9%) 홍익대(29.9%) 순으로 학종 비중이 높다.

학종 확대가 장려돼 온 이유는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의 초기 명칭인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사업’에서 알 수 있듯, 학종이 고교 교육을 ‘정상화’시킨다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현재는 ‘정상화’라는 단어에 대한 현장의 거부감으로 인해 해당 단어를 빼는 것으로 명칭을 바꿨지만 사업의 기본 취지를 고려하면 학종을 장려해야 할 긍정적인 전형으로 인식해 온 셈이다.

교육부는 이번 개편에 대해 수시/정시 비율을 조정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혀왔지만, 사실상 이번 발언이 학종을 원흉으로 지목하면서 정시 지지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결과적으로는 정시 확대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열심히 수시체제 적응한 특목/자사로 돌린 화살>
학종 비율이 높은 대학 중에서도, 특목자사고 비율이 높은 대학을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은 애꿎은 특목/자사고 전체로 화살을 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수시체제에 발빠르게 적응해 열심히 진학지도한 고교만 피해를 보게 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상위대학에 우수한 특목자사고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는 현상을 두고 ‘적폐’인 것처럼 몰아간다는 비판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시 체제가 탄탄하게 갖춰진 고교, 입시 지도가 잘 이뤄지고 있는 고교가 진학실적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특목자사 중에서도 수시체제를 갖췄느냐 못 갖췄느냐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인 선발내용만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정고교 유형이 많이 선발됐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한다면 대학이 고교유형을 고루 선발할 수 있도록 선발 단계에서 학교유형별로 통제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형 설계 과정에서 정책적으로 고교유형에 따른 유불리가 없도록 반영하는 것과는 별개의 차원이라는 의미다. 한 교육전문가는 “결과론으로 압박하면 대학더러 고교유형을 보고 학생을 역차별하라는 얘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태조사 대상으로 학종비율과 특목자사를 함께 언급해, 마치 학종이 특목자사고에 유리한 것으로 오해될 소지도 있었지만. 실제 대학들이 공개한 입시결과를 살펴보면 오히려 특목자사 입학생의 비중이 높은 전형은 수능이다. 2017년 상위10개사립대가 공개한 2015~2017년 입시결과에 따르면 각 전형에서 과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영재학교 등은 수능에서 28.6% 비중이었던 반면 학종에서 23.8%에 그쳤다. 일반고(자공고 포함)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교과가 98.3%로 가장 높았고 논술73.5% 학종68.1% 수능66.3% 순이었다.

2016, 2015년 역시 마찬가지다. 2016년 특목/자사 출신 비중은 수능27.9%, 학종21.1%였고 2015년은 수능29.4% 학종22%로, 모두 수능에서 특목/자사의 비중이 더 높았다.

굳이 학종과 특목/자사를 함께 언급한 것을 두고, ‘고교 서열화 해소’라는 명목으로 특목/자사고를 폐지하기 위한 ‘밑밥’을 깔아두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고개를 든다. 한 입시전문가는 “안 그래도 여론이 부정적이었던 대상을 방패로 삼아 여론도 잠재우고 시선도 집중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국 자녀는 특기자로 진학.. 학종으로 튄 불똥>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조씨의 입시에 관한 논란이 학종 개편으로까지 이어진 것을 두고, 교육부 스스로 학종과 특기자가 같은 전형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씨가 고대에 진학한 전형은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현재의 학종이 아닌 특기자다. 지금 논란이 되는 특기자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약점을 보완해 도입된 것이 학종인 상황에서, 특기자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엉뚱하게 학종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씨가 진학한 세계선도인재전형은 만점에 가까운 어학성적 또는 당시 국내에서는 외고에서만 시험을 치를 수 있었던 AP(Advanced Placement)성적 등이 있어야 지원 가능했기 때문에 ‘외고 특별전형’이라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았던 전형이다. 특히 자소서를 기반으로 평가를 진행하면서 증빙서류를 요구하는 식으로 전형이 이뤄졌기 때문에 외고 내에서도 각종 경시대회 수상이나 연구실적 등 자소서에 기재할 수 있는 교외활동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처럼 특기자전형은 교외 스펙을 기재할 수 있었고, 이것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과도한 경쟁을 유발한다고 지적됐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현재 특기자는 축소/폐지되는 상황이다.

특기자전형에 대한 비판을 거울로 삼아 탄생한 전형이 학종이다. 학종은 2014학년 학생부 상 개별참여 대학체험프로그램 기재금지, 2015학년 학생부 상 논문기재금지, 공인어학성적/수학 과학 외국어 교외수상실적 기재시 서류점수 0점(또는 불합격) 처리, 2017학년 학생부 상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암시 기재 금지, 2019학년 자소서에 학생부상 기재할 수 없는 논문/학회지 등재나 도서출간/발명특허/해외활동실적/교외인증시험성적 작성불가 등처럼 교육부와 대학은 전형과정에서 현장에서 불이익을 유발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 고찰하고 이를 철저하게 배제하는 방향으로 학종을 발전시켜왔다.

특기자전형의 약점을 보완해 발전해온 학종을 두고, 특기자전형에 대한 비판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개대 선정 기준 의구심.. 포스텍 괘씸죄?>
포스텍이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조사대상 13개 대학의 면면도 의구심을 사고 있다. 2019학년 기준 특목/자사 출신 비율이 56.8%로 가장 높다는 것이 그 이유지만, 포스텍의 경우 과기원은 아니지만 통념상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하나여서 영재학교/과고의 비중이 다른 일반대 대비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스텍은 일반대로 분류되긴 하지만, 4개 과기원(KAIST 지스트대학 DGIST UNIST)과 비슷한 성격의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하나다. 이공계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어, 같은 목적을 띠고 있는 고교인 영재학교/과고 출신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신입생 고교 유형별 현황을 살펴봐도 과고 출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9학년 기준 과고 출신이 28.1%, 일반고 출신이 42%, 자율고 출신이 18.3%다.

과고 비중이 높다 보니 전체 특목고 합산 비중도 높게 나타나, 자사고를 제외한 특목고 비중은 38.5%다. 예고/체고/산업수요맞춤형고 등은 제외하고 통상의 ‘특목고’로 인식하는 과고 외고/국제고에 영재학교를 합한 수치다. 대학알리미는 자공고와 자사고를 분리공시하지 않고 자율고로 통합해 공개하기 때문에 자율고에서 자사고를 따로 떼어낼 수 없다.

대학알리미 기준 상위15개대 중 특목고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대(22%)와 비교하더라도 높다. 다른 일반대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교육부 관할에서 벗어나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4개 과기원 중 KAIST는 특목고 비중이 38.5%에 달한다. 같은 잣대로 놓고 이공계특성화대 5개교 전체를 비교하면 경영계열 선발을 실시해 상대적으로 일반고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UNIST가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KAIST는 낙제점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평가가 되는 셈이다.

이처럼 이공계특성화대에까지 무리한 잣대를 들이댄 점을 두고 포스텍에 ‘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포스텍은 2022대입개편에서 정시30% 확대 방침을 내놓자, 정시를 확대할 수 없다고 정면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국가 정부가 하라고 해서 모든 대학이 30%이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에 밉보이면 안 된다는 우려 때문에 다들 대놓고 말은 못했지만 학종을 늘려온 많은 대학들이 포스텍과 비슷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포스텍이 향후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번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을 보고 역시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특목/자사 신입생 비율은 서울대가 41.3%로 뒤를 이었다. 서강대(35.6%) 고대(34.7%) 연대(34.2%) 성대(32.4%) 순이다. 경희대(20.1%) 한국교원대(19.9%) 건국대(19.6%) 춘천교대(18.1%) 광운대(17.5%) 동국대(16.7%) 홍익대(14.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불과 1년 전 손본 자소서/비교과 또 건드리나.. 학종 무력화 우려>
학종 개편 방향의 경우 학생부 비교과영역, 자소서 등의 폐지로 기울고 있다. “학부모 능력, 인맥과 같은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학생부 비교과영역, 자소서 등 현재 대학입시제도 내에서 부모의 힘이 크게 미치는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던 자소서를 폐지하면 특목자사보다는 일반고에 더 타격이 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교육 전문가는 “수시 체제가 탄탄한 특목자사의 경우 학생부 내용도 풍부하지만, 일반고 중에서도 수시 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곳은 학생부를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자소서를 통해 보완할 수 있었다. 자소서가 없어진다면 이 같은 일반고가 오히려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비교과와 자소서는 이미 작년 2022대입개편을 통해 한 차례 손봤던 내용이다. 여론에 몰려 또다시 칼날을 들이대면서, 매년 개편이냐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2대입개편에서 자소서는 폐지 대신 문항을 문항당 500~800자 분량으로 축소하고 사실기록 중심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현행 서술식을 유지하고 분량은 축소한다. 기존 4개문항 5000자에서 3개문항 3100자로 줄었다. 각1000자로 입력했던 1,2번 통합문항은 1500자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1500자로 분량이 가장 많았던 3번과 대학자율문항인 4번은 각800자 이내로 글자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비교과에서 매번 비판의 대상이 돼 온 수상경력과 봉사활동 역시 개수제한은 생겼지만, 그 중요성을 무시하기는 어려워 아예 폐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결론을 모았다. 수상경력은 학기당 1개 이내로 6개까지 대입자료로 제공할 수 있다. 자율동아리는 학년당 1개로 제한한다. 동아리명과 간단한 동아리 설명만 한글 30자 이내(공백포함)로 기재하도록 했다. 소논문(R&E)은 학생부 모든 항목에서 기재를 금지하도록 했다.

특히 학생부 기재방안의 경우 대입개편뿐 아니라 정책숙려제를 통해서도 논의를 거친 사안이라는 점에서 현장의 피로감은 더해진다. 정책숙려제, 2022대입개편을 통해 논의한 사안을 또 다시 건드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개선 카드’를 너무 손쉽게 꺼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교 관계자는 “매번 학생부 기재요령이 바뀌는 통에, 학생은 물론이고 교사들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과도한 개편이 학종 정성평가 자체를 무력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목표로 항목을 대폭 삭제할 경우, 평가요소가 줄어들어 정성평가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학종의 도입취지 근간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다. 이름만 ‘학생부종합전형’인, 사실상 ‘학생부교과전형’과 다를 바 없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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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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