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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반복된 ‘서울대 학종 교내상 논란’.. ‘개수 아닌 정성평가’김병욱의원 정시50%확대 주장까지.. ‘교육양극화와 교실붕괴 초래’ 비판
  • 손수람 기자
  • 승인 2019.09.1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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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서울대 수시 합격생들의 평균 교내상 숫자와 활동시간이 의미가 있을까. 올해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서울대 학종 합격자의 평균 활동시간과 교내상수치를 정량화한 기사가 조국장관자녀 입시비리로 어수선한 입시현장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근거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학종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시를 50%이상 늘려야 한다는 일방적인 주장까지 보도되면서 현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15일 다수의 매체들은 지난해 서울대 수시합격생의 평균 교내상 수상실적 30개, 동아리활동 시간 108시간, 봉사활동 시간 139시간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학종 평가특성상 교내상 수상 개수, 동아리 개수, 봉사활동 시간 등 정량지표를 반영하지 않음에도 불구, 정량분석을 토대로 일부 언론들이 기사화하면서 올해 조 장관 입시비리에 대통령 대입개편지시까지 나온 어수선한 상황을 증폭시키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 관계자들 역시 교내상이 평가지표로 활용되고 있지만 학종의 당락을 좌우하는 지표가 아니며, 개수에 따른 가산점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사의 출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더불어민주)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아 배포한 보도자료다. 김 의원은 서울대 수시 입학생들의 교내상과 동아리활동 시간 등을 전수조사해 학종의 개선을 이끌어냈다고 스스로의 의정활동을 평가했지만, 현장에선 매번 실제 평가과정과 괴리가 큰 정량분석 자료로 인해 입시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김 의원이 학종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정시50%확대를 주장한 것은 지나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학종은 2014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점수로 줄세워 학생을 평가하는 정시와 전혀 다른 방식의 평가방식이 도입되면서 고교현장의 변화가 상당했다. 학종이 수시의 대표전형으로 자리잡으면서 소득군이 낮은 서울 강북과 지방 수험생들이 상위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변화하는 과정에서 대학 현장과 고교 현장의 입장이 달라 오해가 생길 수 있고, 그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 해결 방안을 고심해야지 학종을 없애고 정시로 회귀하자는 주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고교현장이 문제풀이 수업으로 회귀하는 ‘교실붕괴’와 사교육의 영향력을 키우는 ‘교육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서울대 학종 합격자의 스펙을 정량화한 기사로 인한 오해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근거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학종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시를 50%이상 늘려야 한다는 일방적인 주장까지 그대로 보도되면서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오해 부른’ 교내상 정량분석.. ‘무분별한 보도로 혼란가중’>
김병욱 의원실은 서울대로부터 받은 ‘2019학년 서울대 수시합격생 현황’을 근거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서울대 수시등록자들은 평균 30개의 교내상을 수상했다. 교내상 실적이 가장 많았던 학생은 108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봉사활동 시간은 139시간, 평균 동아리활동 시간도 108시간으로 각각 확인됐다. 지난해 봉사활동 시간이 가장 많았던 합격생은 489시간을 기록했다. 400시간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도 6명이었다. 김 의원은 “하루 평균 4시간씩 봉사활동을 했다면 100일이상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과도하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그렇지만 김 의원의 자료를 통해서는 5년간 교내상 수상과 서울대 합격의 명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시각이다. 평균 교내상은 2014년 20개, 2015년 23개, 2016년 25개, 2017년 27개, 2018년 30개, 2019년 30개로 나타났다. 평균 동아리 활동시간은 2014년 99시간, 2015년 107시간, 2016년 110시간, 2017년 113시간, 2018년 112시간, 2019년 108시간의 추이를 보였다.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2018학년에 비해 지난해 수시등록자들의 평균 봉사 활동시간은 1시간, 동아리 활동시간은 4시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내상 수상도 차이가 없었다. 교내수상실적과 활동시간은 합격여부와는 전혀 무관하다. 결과론적으로 합격자들의 평균 교내상수와 활동시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마치 교내상이 많거나 활동시간이 많아서 합격했다는 식의 편견을 전파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김 의원의 자료가 다수의 매체를 통해 기사로 보도됐다는 점이다. 일부 수요자들이 오해의 소지가 큰 정량적 사실을 ‘서울대 합격조건’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한 교육전문가는 “유사한 기사가 매년 쏟아진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하면 교내상은 최소 몇 개 이상, 동아리는 몇 시간 이상 필요한 것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사교육업체는 여기서 더 나아가 봉사활동 시간, 독서목록까지 정리해서 배포하고 있다. 아무리 대학에서 양적지표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해도 학종을 둘러싼 오해가 지속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김병욱 의원은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반복적으로 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학종을 잘못 이해한 수요자들과 사교육업체가 서울대의 평가기준과 상관없는 불필요한 준비에 매진하면서 현장혼란을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학종 이해부족’ 원인.. ‘뚜렷한 상관관계 없어’>
대학가에선 김 의원의 자료가 학종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학들은 매년 학종가이드북이나 입학설명회를 통해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요자들과 사교육 업계에선 여전히 교내수상의 개수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한 사립대 입학사정관은 “교내상은 학생의 관심이나 학업능력을 뒷받침하는 정도로 활용된다. 학교마다 상의 개수가 다르기 때문에 학교별로 상의 종류와 개수를 전부 비교하며, 개수에 따른 정량평가는 진행하지 않는다”며 “매번 입학설명회를 통해 설명하는 내용이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교내상 수상여부가 정량적으로 반영되는지를 질문한다. 준비하는 입장에선 명확히 실적이 보이는 수상개수에 눈이 가기 쉽지만, 실제 평가에 반영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교내대회 입상과 학종 간 뚜렷한 상관관계 없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2016년 조승래(더불어민주) 의원은 서울대 수시 합격자를 5명 이상 배출한 102개 고교의 교내대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전국에서 서울대 수시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하나고(53명 이상)의 경우 1인당 교내대회 개최 수는 102개 학교 가운데 33위를 기록했다. 1인당 입상 수는 72위에 그쳤다. 하나고의 뒤를 이은 경기과고(52명 이상) 역시 대회 개최 수 20위, 1인당 입상 수 39위를 기록했다. 반대로 교내대회 개최 수 3위, 1인당 입상 수 3위를 기록한 대전동신과고는 서울대 수시 합격자 5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교내상이 평가지표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어도,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평가자인 대학의 사정관들도 교내대회 수상실적은 학생의 관심과 학교생활의 성실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고 강조했다. 한 사립대 입학사정관은 “상의 개수가 많다고 성실성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학교마다 수여하는 상의 종류와 수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전부 고려한다. 1차적으로 출신 고교별로 지원자를 분류해 교내상 수상실적을 비교하고, 이후 각 학교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교내상 개수와 수상비율 등을 지원자의 실적과 전반적으로 비교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했던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는 “서울대 학종의 평가요소는 기본적으로 교과학습활동”이라며 “교과성적이 우수하면 우수한 것이지, 거기에 학업우수상이 더해져야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경시대회도 경시대회 준비를 위한 노력을 통해 학업 능력이 성장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일 뿐 단순 수상결과를 중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상실적 ‘정성평가 실시’.. ‘지속적인 성취 여부 판단’>
서울대가 직접 밝힌 평가기준 역시 정량평가와 거리가 있다. ‘2020학년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자료를 통해 서울대는 교내수상 평가방식을 상세히 공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내 경시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취를 거둔 경우 해당 분야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다만 교내 경시대회는 학교마다 상이하게 시상이 이뤄지므로 단순히 수상의 양이 아니라 참가대상, 수상인원 등을 파악하고 교육 환경 안에서 수상의 의미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학생의 개인적 특성을 경험의 유무나 활동의 양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수상하지 못했더라도 경시대회에 참여한 노력과 학습한 내용이 서류에 드러날 경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실제 서울대가 4월 ‘아로리’를 통해 공개한 일반고 출신 수시합격자 9명의 수상실적은 대부분 4~5개였다. 수상내역이 3개뿐이었던 학생도 2명 있었다. 수상 개수보다는 학교 내 학습활동과 학업역량의 성장으로 실제 이어졌는지가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건설환경공학부에 합격한 한 학생의 경우 수학경시대회 은상(2위)을 수상한 다음 해 수학경시대회 금상(1위)를 차지했다. 응용생물화학부에 입학한 다른 학생 역시 생명과학탐구대회 은상(2위)를 기록한 후 다음해 동일 대회에서 금상(1위)를 수상했다. 같은 종목에 해를 거듭하며 경쟁력을 발휘한 학생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취를 거뒀다고 평가한 것이다.

사실 교내상 증가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2011년부터 학생부에 사교육을 유발하는 교외 경시대회나 교외상 수상실적 기재가 금지되면서 교내 경시대회가 활성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공개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학교별로 다른 상황을 감안해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고가 특별히 불리한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매년 ‘교내상 남발’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수상경력이 학생부 주요 개선사항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대입개편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방안’에 따라 수상경력 기재가능 개수가 최대 6개로 제한된다. 학기당 1개이내를 대입자료로 제공할 수 있다.

<뜬금없는 ‘정시50%확대' 주장.. ‘사교육 강화’ 교육양극화 우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김 의원이 정시50%확대를 주장한 대목이 가장 심각한 ‘무리수’라고 입을 모은다. 명확한 근거 없이 학종의 공정성이 부족하다고 단정 짓고, 정시를 늘리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시확대가 현장에 미칠 수 있는 파장에 대해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김 의원은 “2007년 입학사정관제에 이어 2014년 도입된 학종은 학생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장점도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라는 오명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기에 최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이 일부 입시학원이 아닌 일반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특히 학종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정확한 정보 제공이 담보되기 전까지 정시비율을 50%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김 의원의 진단과 상반된 분석이 최근 제기되면서 눈길을 끈다. 사회학지에서 발간하는 학술지인 ‘한국사회학’에 게재된 ‘배제의 법칙으로서의 입시제도’(문정주, 최육)에 의하면 ‘상층계층’일수록 정시를 선호한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주관적 계층의식이 ‘상층’인 경우, 정시를 선호하는 비율이 49.2%로 과반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저자들은 상층계층에서 정시를 선호하는 이유를 학종이 상층에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상위계층에 속하지 않은 대다수 상층이 최상위계층과 약자층 사이에 끼어 중간층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종의 경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 조치의 일환으로 농어촌전형, 배려자 전형, 지역균형전형 등의 하위 전형으로 분화되는 등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저자들은 “학종과 정시를 둘러싼 계층간 투쟁은 상층과 나머지 계층 간의 갈등이라기보다는, 극소수 최상층과 나머지 상층간 갈등의 결과로 해석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계층에서 학종이 아닌 수능을 선호한다는것도 확인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2018교육여론조사’에 의하면 가장 소득이 높은 계층으로 구분된 월 소득 600만원 이상의 응답자 가운데 38.2%가 ‘대입에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항목’ 1순위로 수능성적을 꼽았다. 뒤를 이어 특기적성 21%, 인성/봉사활동 20.5% 순이었다. 반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인 최저구간 응답자들의 경우 특기적성 28.6%, 수능성적 24.9%, 인성/봉사활동 23.0%의 결과를 보였다. 특기적성은 사실상 학종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다. 따라서 고소득 계층이 수능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계층은 학종의 확대를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근래 수능위주 정시확대 여론이 확산된 배경은 수험생의 개별적 특성을 무시한 채, 일괄적 시험을 통해 석차를 나누는 방식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입전형이 교육정책에 그치지 않고 정치/사회적 화두로 자리잡은 한국 교육현실에서 수능위주 정시가 그나마 군소리 없는 전형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수능이 공정하다는 믿음은 어떤 학생이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 없이 수험생이 취득한 점수가 곧 실력이라는 단순한 이해에 기반한 만큼 교육현장의 문제가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교교육을 정상화해왔다고 평가받는 학종의 역할을 무시한 채 대입이 다시 정량평가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사교육의 영향력이 큰 교육특구가 유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한 교육전문가는 “대형 사교육업체들은 그동안 학생들을 한 강의실에 모아두고 끊임없는 문제풀이식 교육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입시성과를 내며 성장해왔다. 정시확대를 사교육업체들은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을 것”이라며 “현장에 미칠 파장 역시 상당할 전망이다. 실제로 사교육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수능은 결국 부모의 경제력이 성과를 좌우할 것이다. 고액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나 지방 농어촌 수험생들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학종에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정시를 확대한다면 오히려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기회의 격차가 커질 수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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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람 기자  sooram@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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