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직후 주말 논술고사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성균관대가 2020 논술가이드북을 최근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논술전형 안내는 물론, 출제위원/고교교사/합격생이 전하는 성대 논술의 특징과 Q&A 등을 담고 있다. 성대 측은 “이 한권의 가이드북으로도 충분히 성대 논술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성대 논술전형 안내, 논술시험의 특징 및 유형 해설을 실었다. 더불어 기출문제와 답안지 견본을 제공해 학생들이 실제 시험처럼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성대 논술우수전형은 교과40%+논술60%로 합산해 선발하는 전형으로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글로벌리더학 글로벌경제학 글로벌경영학을 제외한 인문계 모집단위는 국 수 사/과탐(2과목 평균) 중 2개 등급합4, 영어 2등급, 한국사 4등급 , 글로벌리더학 글로벌경제학 글로벌경영학은 국 수 사/과탐(2과목 평균) 중 2개 등급합3, 영어 2등급, 한국사 4등급 , 소프트웨어학 반도체시스템공학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을 제외한 자연계 모집단위는 국 수(가) 과탐(2과목 평균) 중 2개 등급합4, 영어 2등급, 한국사 4등급, 소프트웨어학 반도체시스템공학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은 수(가) 과탐(1과목) 등급합3, 영어 2등급, 한국사 4등급이다.

논술고사는 수능직후 주말인 11월16일(인문)과 17일(자연) 실시한다. 인문계는 통합교과형 3문제, 자연계는 수학 2문제, 과학 1문제(물리/화학/생명과학 중 택1)로 출제한다.

성균관대가 올해 논술을 대비중인 수험생을 위해 2020 논술가이드북을 발간했다. /사진=성균관대 2020 논술가이드북

<“시험 문제 안에서만 생각하라”>
- 인문.. 요약형, 비판적평가형+설명형, 의견제시형

가이드북은 출제위원의 입을 통해 문항별 평가기준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인문 논술시험 1번문항은 하나의 공통된 주제에 대해 상이한 주장이나 입장을 담고 있는 여러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들을 두 가지 입장으로 분류/요약하는 문제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 교과서를 두루두루 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가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문제 주제에 대한 제시문 입장을 두 가지 입장으로 정확히 분류했는지, 다른 하나는 분류된 제시문들을 얼마나 정확하고 풍부하게, 통합적으로 요약했는지다. 

2번문항은 특정한 두 집단의 정치/사회/경제/심리 현상에 대한 통계 자료나 그래프를 제시하고 이 자료들이 1번문항의 두 입장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추론하는 형식의 문제다. 추상적인 이론적 사유나 경험적 조사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사회현상이나 심리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제다. 어떤 통계 자료나 그래프가 1번문항의 특정 입장을 지지하거나 설명해준다는 식으로 간단히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자료들이 어떤 근거로 특정 입장을 설명하거나 정당화하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기술해야 한다.

3번문항은 주어진 문제에 대한 문제해결능력 혹은 비판적이고 종합적인 판단능력을 평가하는 형식의 문제다. 1번문항의 두 가지 입장 중 한 가지를 택해 자신의 입장을 설득력있게 개진하거나 정당화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때로는 각 두 가지 입장을 취해 특정 이슈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각각 기술하는 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논술 답안 작성시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주의사항은 ‘철저히 시험문제 안에서만 생각하고 문제가 요구하는 답만을 작성하라’는 것이다. 가이드북은 “성대 논술시험은 시험문제에 제시된 사항말고는 특별한 전문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다른 전문적인 지식이나 이론들을 동원해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 자연.. 수학 2문제, 과학 1문제
자연계열 수학문제는 2문제 주어진다. 각 문제는 세 개 이상의 제시문과 두 개 이상의 소문항으로 이뤄진다. 각 제시문은 문제의 이해를 위해 필요한 기술적 설명과 문제 풀이에 필요한 개념, 정의 등이 주어지며 대개의 경우 교과서를 기반으로 제시된다.

정답을 맞히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술하는 것이다. “수험시간 선생님의 설명방식”이나 “친한 친구/동생이 모르는 문제를 물을 때에 수험생 본인이 설명해주는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는 설명이다.

계산의 정확성도 필요하다. 실제 평가 요소에 계산 능력도 부분 포함되기 때문에 계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과학은 물리/화학/생명과학 중 택1해 출제한다. 물리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물리학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자연 현상의 탐구와 일상생활의 문제 해결에 이를 적용하고, 과학의 본성에 맞춰 자연을 탐구하는 능력을 기르고, 추상적이지 않고 일상행활에서도 응용 가능한 여러 현상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화학 논술 대비를 위해서는 서로 다른 단원의 연계성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특정 단원에만 국한되지 않고 최대한 넓은 영역의 내용을 포함하도록 출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올해 모의논술에서 화학Ⅰ 보어 원자 모형, 원소의 주기적 성질의 하나인 이온화 에너지에 관한 내용을 엮어서 문제를 출제하는 식이다. 

생명과학의 경우 채점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핵심이 되는 용어나 문장이 명확하게 표현돼 있는지 여부라는 설명이다. 답안을 작성하는 공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소문항별 답안 분량을 잘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출문제 예시답안 필사하기도”>
가장 직접적인 조언으로 수험생의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은 논술전형을 통해 성대에 합격한 재학생 후기다. 글로벌경제학과에 합격한 한 재학생은 ‘세 가지 문항에 대한 답안을 모두 연결되게 썼다는 점’을 합격비결로 꼽았다. “1번부터 3번까지의 답안을 모두 읽었을 때 흐름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하나의 글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1번 답안에서 사용했던 표현들을 2번에서 활용하면서 글을 썼고, 2번에서 두 가지 자료를 해석할 때에도 두 자료를 연계시켜서 차이점 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합격수기에서 빠지지 않는 설명은 ‘기출문제’의 활용이다. 글로벌경제학과 합격생의 경우 예시답안을 직접 필사하는 방식으로 기출을 활용했다. “필사하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놓쳤는지, 또 나와 다른 관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떤 표현이나 단어를 쓰면 좋을지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인문과학계열 합격생 역시 기출이 도움이 됐다. 성대에서 제공하는 예시답안과 본인의 답안을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논술을 얼마나 준비해왔느냐보다는, 얼마나 많은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어느 정도로 깊이 공부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성대에서 제시하는 예시답안은 출제자가 글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이다. 성대는 가이드북을 통해 기출문제마다 ‘문항별 해설’ ‘답안 작성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좋다. 

내신/수능 역시 소홀히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평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추천했다. 공부하기 싫을 때 틈틈이 논술을 썼던 것이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합격생은 “평소에도 잠깐씩이라도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읽는 등 시사에 관심을 가지고 올해 출제될 만한 주제가 무엇일지 고민해보기도 했고, 글을 더 깔끔하게 쓸 수 있는 단어나 표현들은 무엇인지 찾아보고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자연과학계열 합격생의 경우 수학논술 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이라고 봤다. 수Ⅰ부터 기하와벡터까지 모든 개념들과 정리, 그것들의 증명까지 전부 필기하며 그 노트를 이용해 복습하는 방식으로 개념을 다졌다. 그 개념을 문제에 적용시키는 연습도 중요하다. 이때 모의논술이나 기출을 활용하면 된다.

<‘이것만은 피해라’.. 사족 덧붙이지 말기>
인문 답안 작성시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는 세 가지를 꼽았다. 당연하면서도 놓치기 쉬운 부분은 출제자가 요구하는 핵심 내용을 빠뜨리는 것이다. 논술시험은 ‘답’, 즉 필요한 내용이 있는 글쓰기라는 점에서 핵심 내용을 빠뜨린 글은 아무리 잘 써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문제를 잘 읽고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 후 이에 맞춰 답을 써야 한다.

분량을 억지로 채우려고 사족을 덧붙이는 것도 금물이다. 가이드북에서는 “수사적인 글쓰기에 익숙한 학생들이나, 분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 일부 학생들은 간단하고 명료하게 문제 해결의 과정을 바르게 서술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분량 늘리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문제해결력과 비판적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데 있어 분량의 많고 적음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사족을 덧붙인 셈이 돼, 답안의 전체적 논지를 흐리는 우를 범하게 되고, 결국 감점 대상이 된다.

답안지를 깨끗하게 작성하려는 강박으로 시간이 부족해 답안을 완성하지 못하는 사례도 안타까운 경우다. 잘못 쓴 부분을 무리하게 지우개로 지우다가 답안지를 찢거나, 자신의 논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 답안지를 받아 작성하는 경우도 자칫 제한된 시간에 답안을 완성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약간 지저분한 것이 쓰다 만 것보다 좋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연계열 답안 작성 시 놓치기 쉬운 부분은 단위를 적지 않거나 잘못 적는 경우다. 최종 정답의 숫자까지도 맞는데 단위가 없거나, 단위가 잘못 기재돼있는 경우에도 정답으로 처리할 수 없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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