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특집] 대학 발전상

중앙대학교는 2008년 두산그룹의 법인참여 이후 대학의 혁신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선뜻 대학들이 움직이지 못하던 시기, 중앙대는 선도적 주체로 대학개혁의 제대로 된 방향성과 올곧은 추진력을 선보였다. 박용성 이사장(두산중공업 회장)의 “이름만 빼고 가능한 한 전부 바꾸겠다”는 선언이 상징하는 혁신의 핵심은 대학에 기업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교수 교직원 학생 등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고통을 수반한 혁신의 실험이 시작됐다. 급진적으로까지 비친 중앙대의 개혁을 놓고 교육계와 언론이 갑론을박을 벌이는 사이 중앙대는 묵묵히 혁신의 환골탈태를 거듭해왔다. 교수 연봉제, 계열별 부총장 제도, 학과 통폐합, 학생들의 엄격한 상대평가, 하나같이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전제로 한 강도 높은 조치들이었다. 시스템의 비효율성 개선,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 체계 도입, 신규 공간 확보… 6년째 대학운영 전반에 불어 닥친 혁신의 바람은 중앙대를 괄목상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 중앙대학교는 10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10년을 목표로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두산그룹의 법인참여 이후 중앙대의 변화는 그 규모와 파급력에서 다른 대학들에 위기의식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news.kr

중앙대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새로운 혁신체제의 첫 졸업생이 올 2월 졸업하면서 성과를 선보였다. 2011년 행정고시 전체수석을 차지한 데 이어 행정고시·변리사 등 각종 고시에서 합격자 수가 급상승했다. 취업률 역시 62.9% 수준으로 서울 주요대학 가운데 6위로 급등했다. 각종 대학평가 순위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앙대의 혁신에 가장 실질적이고 빠른 반응은 언론의 순위 평가보다 입시생들에게서 왔다. 지원자 수는 매년 중앙대 사상 유례 없었던 규모로 확대됐고 국내 대학 중 최고 경쟁률을 수년째 이어가면서 커트라인은 상승했다. 최근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 사이에서 중앙대의 주가는 크게 오른 상태다. 과학영재학교는 물론 과학고, 외고, 국제고, 전국단위 자사고 신입생들이 크게 늘었고, 전국의 명문고에서 입학설명회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10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10년을 목표로 용틀임을 시작한 중앙대의 혁신 드라이브는 이제부터일지 모른다. 그 동안 다진 시스템으로 혁신의 성과들을 수확하는 동시에 검단캠퍼스로의 확대까지 그칠 줄 모르는 기세로 일궈낼 성과는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최초 교수연봉제 학과통폐합 실행 ‘혁신의 전범’

중앙대가 일군 혁신 가운데 ‘학과 통폐합’이 첫손 꼽힌다. 중앙대는 덩치가 큰 대학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복 학문단위를 재조정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창학 이후 최대 규모의 학과 통폐합은 연속되는 난관을 관통해 일궈낸 값진 결과다. 방만하게 운영되는 ‘학문 단위’는 국내 대학이 안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그만큼 반발도 심해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 중앙대는 학생·교수·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해 1년 이상의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최종 개혁안을 도출했다. 그 결과 기존 18개 단과대학, 77개 학문단위를 10개 단과대학, 47개 학문단위로 재조정하는 ‘선택과 집중’ 체제를 완성할 수 있었다.

‘계열별 부총장제’라는 운영시스템의 개편 역시 성공작이었다. 대학본부에 권한이 집중된 이전 시스템에 비해 계열별 인사·기획·예산에 대한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학문 단위의 특성을 살려 발전 계획을 실현하기에 효율적이고 이상적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대학 최초로 도입한 ‘교수연봉제’ 역시 개혁의 의지를 곧장 보여준다. 교수연봉제는 이전까지의 연공서열 중심 보상체계가 아닌 우수한 연구 성과에 따라 보상을 차별화는 제도다. 이산호 중앙대 입학처장은 “시행초기에는 반발분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현재는 교수들의 연구에 동기를 부여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교수들의 연구실적을 말해주는 SCI논문게재 수가 두산법인 영입 후 2008년 614편에서 2012년 1025편까지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정년보장제에 반영되는 동료평가는 중대의 연구경쟁력을 아시아 대학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법인과 대학의 역량을 집중한 특성화학과의 신설은 우수인재 유치에 동력으로 작용했다. 경영학부 글로벌금융, 공공인재학부, 국제물류학과,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융합공학부 등 5개의 특성화학과는 학부별 파격적인 장학혜택과 산학연계교육등을 기반으로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들의 산실로 급성장했다. 경쟁률이 이미 상한가인 5개 특성화학과는 6년제로 바뀐 약학부, 광고홍보학과 사진학과 문예창작과 영극영화과 등 전통적 인기 학과들과 함께 수험생의 열망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장학금 1년 450억 서울주요사립대 중 ‘최고’

대학의 살림도 풍족해졌다. 두산그룹 법인참여 이전인 2007년 6억원 수준이던 법인전입금은 2009년 이후 해마다 3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693억에 달하기도 했다. 장학금 규모는 올해 450억원으로 사립대 최고 수준이다. 80여 종류의 장학제도를 운영한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선 180억원 규모의 장학금을 책정했다. 이들 학생은 입학 시 1인당 약 18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받는다.

의대를 가진 대학이 대학병원을 운영한다는 사실은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중앙대병원은 1968년 중구 필동에서 개원, 2004년 흑석동에 위치한 중앙대 옆 자리로 이전한 상급종합병원이다. 두산그룹으로 재단이 교체된 후 2011년 용산병원이 통합되면서 중앙대병원은 870개 병상 규모로 급성장했다. 중앙대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 2007년부터 4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획득했고, 작년에는 ‘대한민국보건산업대상’ 종합대상으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과 더불어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고객중심경영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엔 적십자 간호대학과 합병을 이뤄 국내 최대 규모의 간호대학을 출범시키면서 전통 강호 약대와 함께 의생명 분야의 3각 체제를 마무리했다.

두산그룹 법인참여 이후 2100억 수준의 대대적 시설투자는 허름했던 캠퍼스 주변 지형 자체를 바꾸는 상전벽해를 이뤄냈다. 제2병동 신축,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약대와 R&D센터 신축, 기숙사와 퓨처하우스 신축이 잇따라 이뤄졌다. 교사면적은 2007년 15만5171㎡에서 2012년 26만2488㎡로 두 배 가까이 확장됐다. 교원확보율도 2007년 66%에서 2012년 85%로 급등했다. 10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검단캠퍼스 설립을 추진중인 중앙대가 겨냥하는 정상은 더 이상 국내가 아닌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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