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과정 내 출제하지만 철학적 사유 기조 유지

[베리타스알파=조익수 기자] 서강대는 2014학년 수시 논술전형의 시험일정을 5일 공지했다. 올해 논술 역시 수능(11월7일) 이후에 치르며, 자연계열은 11월9일, 인문사회계열은 11월10일에 시행할 예정이다.

▲ 대학과정출제 논란으로 시민단체들의 표적이 되었던 서강대 논술은 올해 교과과정 내 출제로 매듭지어졌다.  업계에서는  “서강대 제시문은 인문학 철학 위주로 학생들에게 다소 낯설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뿐”이라며 “변별력을 필요로 하는 논술에서 서강대 논술은 깊은 사유를 요하는 바까로레아 풍 주제로 서울대와 함께 고급논술의 틀을 공고히 해왔다는 점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서강대 상징물. /사진=베리타스알파DB
서강대는 올해 수시 68.5%(1238명), 정시 31.5%(568명)로 총 1806명을 선발한다.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수시 논술전형(540명)은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누어 선발한다. 올해 우선선발 모집인원은 지난해 50%보다 크게 늘어난 70%를 차지한다.

지난해 경쟁률은 무려 43.7대 1이었다. 541명을 모집하는 데 2만3645명이 몰렸다. 그러나 실질경쟁률은 크게 줄어든다. 수능최저학력기준 미달자, 과락자 등이 전체 인원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했기 때문. 결국 일반선발은 15대 1, 우선선발은 8대 1의 실질경쟁률로 충분히 논술 실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배점 역시 논술 위주다. 전형요소별 배점은 교과 10%, 비교과 20%, 논술 70%로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비교과영역의 경우 출결과 봉사활동만 반영하고, 최소기준만 충족하면 만점처리하기 때문에 큰 변별력은 없다. 일반선발의 경우에도 논술이 주효하다. 전형요소별 배점은 학생부 50%, 논술 50%로 표면적으로 학생부와 논술의 비중이 동일하지만 논술의 실질반영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학생부 교과성적이 다소 처지더라도 논술성적으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다만 합격생의 논술 수준은 높다.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인문계열 합격생들의 논술점수를 집계하면 우선선발은 6.0점, 일반선발은 7.4점 이상에 위치한다. 한 문제라도 0점을 받을 시 과락 처리된다는 점은 올해에도 명심해야 한다.

서강대 인문계열 논술은 2014학년 논술시험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 예년처럼 2시간 동안 2500자 이내의 2개문항을 풀어낸다. 짧은 제한시간에 많은 분량의 글을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주제와 제재도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인문학/철학과 관련되어 나온다.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이유다. 반면 서강대 인문논술출제위원장인 우찬제 국문과 교수는 “서강대는 대학에 와서 수학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며 “선행지식 없이도 정형화된 글이 아니라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짓기 능력’이 아닌 ‘논리력’을 측정하는 것이므로 제시문에 충실한 글을 써낼 것”을 당부했다. 제시문에 근거하지 않았더라도 글 전체와 화학적인 융합력을 갖춘 글이라면 충분한 경쟁력을 더할 수 있다.

특별히 올해에는 통계자료를 제시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우찬제 교수는 “현대인들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자료를 선별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필수”라며 “특히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표와 그림 등을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또 “모든 주제와 제재는 기존의 방향과 유사하게 고교과정 안에서 출제할 것”이라며 “다만 고교과정에서 다루는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것이 출제위원 입장에서는 편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입장을 최대한 감안해서 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자연계열 논술은 수학논술만 보는 것으로 이미 유명하다. 10여 년 간 수학과목만을 고집하고 있다. 과학을 출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서강대 자연계열 논술출제위원장 이재성 교수는 “선택과목의 문제는 형평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부 학생에게만 편의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 제시한 모의논술 문항 두 문제를 통해 올해의 출제경향을 예측할 수 있다. 모의논술 1번은 수리계산, 수리응용형 문항으로 지난해 기출문제의 연장이다. 다만 교과과정으로 범위를 축소했다. 수열의 극한과 관련한 세 개의 제시문을 제시하고, 수열과 농도를 연관지어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2번은 자료분석형 문항으로 서술의 요소를 가미한 논리력을 측정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과정인 도수분포와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인 방정식 내용에서 출제되었다.

서강대 수리논술을 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이 교수는 문제와 제시문을 꼼꼼하게 읽을 것을 주문했다. 인문논술과 마찬가지로 수리논술도 제시문을 바탕으로 논리력을 측정하는 엄연한 논술시험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파악하고 제시문에 포함되어 있는 핵심 힌트를 수식으로 녹여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는 수식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잊기 쉽지만 중간중간 식이 논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서강대 논술은 대학과정 출제로 시민단체들의 표적이 된 바 있다. 서강대 올해 논술출제를 ‘고교과정 내’로 발표한 가운데 업계관계자들 사이에선 “서강대 제시문은 인문학 철학 위주로 학생들에게 다소 낯설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뿐”이라며 “변별력을 필요로 하는 논술에서 서강대 논술은 깊은 사유를 요하는 바까로레아 풍 주제로 서울대와 함께 고급논술의 틀을 공고히 해왔다는 점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2014 서강대 논술전형 일정 및 수능최저학력기준

선발유형
계열
2014 수능최저
2013 수능최저
우선선발 (50%→70%)
인문/사회
국수영 등급합 284
언수외 등급합 288
경제/경영
국수영 등급합 286
언수외 등급합 292
자연
수/과 등급합 185
수/과 등급합 188
일반선발 (50%→30%)
인문/사회
3개영역 등급합 6
3개영역 이상 2등급
자연
2개영역 등급합 4(수/과 중 1개 2등급)
2개영역 2등급(수/과 중 1개 2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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