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력'보다 '소재의 선택' 중요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2020수시 원서접수를 한 달도 채 안 남긴 상황에서, 학종시대 마지막 서류는 자기소개서만이 남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이 자소서 작성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점검할 내용 10개를 전한다. 이 소장은 "다른 입학사정관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소서가 잘 쓴 자소서"라며 "문장력보다는 소재의 선택이 더 중요하다. 학업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나야 좋은 자소서"라 조언했다. 자소서에서 평가자가 관심있게 보는 문항별 내용과 유웨이닷컴이 2018년 입력분 1만2000여 건을 조사해 정리한 중복문장 10개도 전한다.

<성공한 자기소개서란?>
- 사정관을 설득하는 글
- 다른 사정관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

자기소개서는 지원자들이 대학 입학을 위해 자신의 인성 및 적성을 글로 적어서 대학과 소통하고 자신을 선발하라고 입학사정관들을 설득하는 목적으로 작성된 글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경험의 나열로만 그쳐서도 안 되고 없는 사실을 창작해서도 안 된다. 학교생활기록부가 제3자의 관점으로 서술된 ‘사실’ 위주의 기록이라면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관점으로 ‘성취 과정’ 위주의 기록이라는 차이가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교과 성적과 수상내역, 동아리활동 등이 결과 위주로 씌어져 있는 것에 비해 자기소개서는 결과 전후의 과정과 변화를 보여 줄 수 있는 자료이다. 입학사정관이 학교생활기록부의 단순 목록에서 알 수 없는 지원자에 대한 새로운 면을 보게 된다면 성공한 자기소개서가 된다. 단적으로 다른 입학사정관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면 잘 쓴 자기소개서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에는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
- 어디까지나 자소서는 보조적 수단

자기소개서에 대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수험생들은 수능 준비를 해야 할 8월에 자기소개서 작성에 몰두하면서 수능 준비에 다소 소홀하게 된다. 하지만 학생부가 중심 자료고 어디까지나 자기소개서는 보조적 수단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수험생들의 중압감에 비해 대학이 자기소개서를 바라보는 비중은 약간 차이가 있다. 일례로 올해 서울대에서 발간한 학생부 종합 전형 안내서 21P에 보면 “많은 학생들이 자기소개서 작성에 많은 부담을 느끼며,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입학사정관은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학생 개인의 학교생활 대부분을 파악하고 평가하는 것이지 자기소개서가 당락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원 외(2018)'K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고등학생들의 인식 연구'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전형자료별 중요도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서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교사추천서’ 순으로 응답하였다. 하지만 실제 평가를 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는 학교생활기록부이고, 자기소개서는 이를 보완/설명하는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느끼는 것은 실제와는 다르게 자기소개서가 가장 중요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청난 금액을 들여서 사교육 컨설팅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자기소개서에서 평가자들은 무엇을 볼까>
- 지적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

그렇다면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에서 어떤 점을 알고 싶어 할까? 여러 가지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바로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등이다.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담담히 쓰면 된다. 물론 학생부에서 연관성이나 근거가 있어야 한다. 흔히 자기소개서 1번은 학업성취도를 파악하는 문항으로  학생부의 교과 성적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2번은 전공적합성을 파악하는 문항으로 학생부의 ‘창의적 체험 활동 상황’에, 3번은 인성을 파악하는 문항으로 학생부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연계하여 평가한다.

이하 자료제공=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자기소개서에는 어느 정도의 변별력이 있을까>
- 3번 인성 부분이 변별력 낮아

연구 논문들에 의하면 자기소개서의 유용성에 대하여는 입학사정관이나 교사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과연 자기소개서에서 얼마나 차별화가 될까. 최근 추세를 보면 자기소개서의 1번 문항에서는 학생 참여형 수업활동을 소재로 다양한 경험 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도 다양하게 기재되어 있다. 더불어 자기주도적 학습 활동과 경험, 간학문적(양쪽 학문을 아우르는) 활동 기록, 지식 간 융합능력, 수업(수행평가)과 동아리, 독서 등과 연계한 기록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것에서 변별력이 생긴다. 1번 문항의 경우 학생부 소인수 과목이나 공동교육과정 이수 기록과 연계하여 평가되기도 하므로 이들 과목을 이수한 수험생의 경우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기술해야 한다고. 이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변별력은 확보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자기소개서 3번인 인성 항목은 학생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변별하기 쉽지 않아 여전히 변별력이 낮다고 한다.

<입학사정관들은 어떤 내용을 식상해 할까>
- 단순한 나열식 기록은 금물

입학사정관들은 활동에 대한 단순한 나열이나 학교생활기록부에 있는 것과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자기소개서는 주목하지 않는다. 또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내용과 교과 등급의 불일치 등 제출서류 간의 어긋나는 내용도 꺼려한다. 실제로 대학들이 평가 후에 밝힌 바를 보면 학교생활기록부의 독서활동에는 실적이 많은데 자기소개서의 기록이 평범할 경우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입학사정관들은 학업 경험을 기술하는 1번 문항에서  내신 등급 올린 이야기, 학습 플래너를 만들어 모의고사 성적 올린 이야기, 나만의 시험 대비법, 경시대회 수상 과정 등을 식상해 한다. 2번의 경우는 본인의 활동 내용보다 동아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 치우친 것, 3번의 경우는 수학여행이나 체육대회 준비 과정의 갈등 등을 재미없어 한다. 재판장의이 마음을 흔드는 ‘피고인의 법정 최후 진술’처럼  입학사정관의 마음을 얻어 보자.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 시스템'의 중복 문장 10>
지나치게 흔한 표현이나 상투적인 문장도 입학사정관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유웨이닷컴의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 2018년 입력된 1만2810건의 자기소개서를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문장이 중복 문장으로 검색되었다. 지금까지 누적된 전체 입력 건수 약 15만 건의 결과도 거의 같았다.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사에서 빈번하게 유사도에 걸리는 문장들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짧게 쓸 수 있는 문장들을 인위적으로 길게 늘여서 쓴 것이다. 따라서 짧게 표현이 가능한 문장들을 굳이 일부러 길게 써서 유사도에 걸리지 않도록 하자.

다음은 유웨이닷컴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 나타난 중복 문장들을 추려 뽑은 것이다.

앞의 예를 보아도 자기소개서는 짧고 명료한 문장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긴 문장을 읽다보면, 지루해지기 쉽다. 또한 수식어가 너무 많으면 주어 서술어 관계뿐 아니라 문장의 요지를 파악하기 힘들다. 

<자기소개서 최종점검 리스트 10>
- 기재 금지 사항 준수 여부가 기본

입학사정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제출하기 전에 마무리 정리 점검을 잘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급하게 쓰고 접수시키고 나면 대학 및 학과별로 수정이 안 된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게 되는 어이없는 실수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제출 전에는 반드시 각 대학별로 자기소개서를 인쇄하여 여러 번 퇴고하도록 하자. 퇴고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지원하는 대학의 명칭과 모집단위(학과/학부)의 명칭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다음은 자기소개서 최종 점검 사항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