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열, 서울 송파구 이전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 성동구 소재 덕수고의 특성화계열이 사라진다. 종로구 소재의 경기상고가 흡수할 예정이다. 인문계열은 2021년 서울 송파구로 이전한다. 

덕수고는 서울 유일 인문계열/특성화계열 병존 ‘종합고’다.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해 덕수상고를 거쳐 2007년 인문계열과 특성화계열을 함께 운영하며 ‘덕수고’가 됐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재연 대법관 등 ‘고졸신화’의 주역으로 불린 인사를 배출한 학교이기도 하다. 

덕수고 특성화계열이 경기상고와 통폐합된다. 인문계열은 서울 송파구로 이전할 예정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109년 전통의 덕수고가 특성화계열을 폐지한 데는 특성화고 인기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덕수고 특성화계열 3학년은 196명이지만, 올해 입학한 1학년은 129명에 그치면서 미달 사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덕수고뿐만 아니라 서울 70개 특성화고 중 절반이 넘는 38개교가 올해 미달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한 특성화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2개교(전체의 2.8%)에서 2016년 10개교(14.3%), 2017년 16개교(22.9%)로 늘었으며, 2018년에는 전체 특성화고 가운데 62.8%에 달하는 44개교가 신입생 2079명을 충원하지 못했다.

특성화고 인기 하락은 취업률 하락세와도 연관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률은 65.1%였다. 전년 74.9%보다 10%p 하락한 수치다. 전체 졸업생 9만1886명 중 3만7995명이 취업했다. 3만3072명은 대학에 진학했고 2만330명은 졸업 후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률이 낮게 나타나면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 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에 최근 공시된 ‘2019 특성화고/산업수요맞춤형고 취업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직업계고 취업률은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17년 53.6%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44.9%, 2019년 34.8%의 추이다. 학교알리미에 현재 공개돼 있는 최근 5개년의 취업률 수치와 교육부가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통계에서 추출, 2017년까지 해마다 발표해온 자료를 비교해보면 2011년 이후 최저치다. 심지어 교육부가 2017년까지 발표해왔던 자료들은 일반고의 전문계 학급이 포함된 만큼, 이를 포함하지 않는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보다 취업률이 2~3% 낮게 형성되는 편이다. 

현장에서는 직업계고를 위한 실질적 정책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직업계고 실습 중 사고에 대한 해결책으로 ‘현장실습 전면 폐지’라는 돌출카드를 내놓은 것도 고졸취업률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고용정책의 목표가 전체적인 청년실업 해소에 맞춰지다 보니 고졸취업에 대한 관심 자체가 뒷전으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장기적인 안목에서 풀어야하는 직업계고 육성이 소홀해진 상황에서 직업계고 졸업생 취업률의 급격한 감소의 결과로 이어졌고 이는 곧 선호도 하락으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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