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 전형.. 1단계 논술100%, 2단계 논술60%+면접40% 합산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 서울시립대 논술고사는 어떻게 나올까. 논술고사 출제유형을 확인하려면 지난해 기출이 담긴 2019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뿐만 아니라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모의논술 문제/해설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립대 논술전형은 1단계 논술100%로 4배수를 통과시킨 뒤 논술60%와 교과4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는다. 교과는 전학년 전교과의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반영하며 비교과영역은 반영하지 않는다.

올해 서울시립대 논술고사를 준비중인 수험생은 지난해 기출이 담긴 2019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에 더해 모의논술 문제와 해설도 활용해야 한다. /사진=서울시립대 제공

<2020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 인문>
시립대가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모의논술을 살펴보면 인문은 문제1에서 (가)~(라)의 4개 제시문이 주어졌다. ‘제시문(가)의 주장을 250자 내외로 요약한 뒤, 주된 견해나 관점이 (가)와 다른 제시문을 (나)~(라)에서 모두 찾아 (가)와 각각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는 문제였다. 

문항해설에 따르면 (가)는 폴 우드러프의 ‘최초의 민주주의: 오래된 이상과 도전’의 내용을 발췌/요약한 글이다. 저자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정치에 참여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처음 만들었던 사람들이 해결해야 했던 딜레마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를 풀어냈는지 설명한다. 본성적으로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모두가 평등한 정치체제를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인간으로서의 본성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특정 집단들의 편견으로 규정되는 자연의 본성이 아니라, 언어를 사용하면서 서로 소통해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의 문화를 발전시키는 가능성을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는 자연적 본성으로 여겨야 한다고 봤다. 

(나)는 버나드 맨더빌의 ‘꿀벌의 우화: 개인의 악덕, 사회의 이익’의 한 대목을 발췌했다. 당시 사람들에게 악덕으로 여겨지던 사치나 허영심이 사회의 부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금욕이나 자선, 이타심과 같은 종교적 덕목은 사회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다)는 한 언론에 실린 기사를 일부 수정한 것으로, 제시문에서 필자는 함경남도 지역의 문제 보급 문제가 시급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라)는 한 잡지에 게재된 영국 수상 마가렛 대처 인터뷰 기사를 일부 옮긴 것으로, 대처는 영국 경제가 침체한 원인이 과도한 복지에 있다고 보고 이를 대대적으로 개혁함으로써 재정 악화와 근로 의식 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와 관점이 다른 제시문은 (나)와 (라)다. (가)는 형평성에 입각해 본성을 보고 있는 입장으로, 본성을 개별성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언어 사용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 발전 능력에서 찾고 있다. 반면 (나)는 악덕으로 여겨지는 욕심과 이기심이라는 인간 본성이야말로 성과를 가져오는 덕목이며, 사람을 자유롭게 해야만 국가가 부강할 수 있게 된다고 여기면서 인간이 무조건적으로 동일한 본성을 공유한다고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것을 비판한다. (라)는 비대한 복지국가를 축소하고 경쟁에 기초한 사회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포하고 있어, 형평성을 강조한 사회가 결국 어떤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지 비판하고 있다.

문제2는 A국 B국과 관련해 그래프와 표를 포함한 제시문이 주어졌다. 양국 경제의 차이점을 서술하고 그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추론하라는 문제였다. 이 문제는 효율과 형평이 상충 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문제다. 

그래프는 분위별 소득분배 양상을 보여준다. A국의 경우 소득분위별 분배 비율이 20% 내외로 매우 평등한 소득분배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B국의 경우 가장 낮은 소득 분위에 속하는 사람들이 전체 소득의 5%만을 획득한 반면, 가장 높은 소득을 얻은 집단은 전체 소득의 50%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의 균등한 분배 차원에서는 A국이 B국에 비해 더 우월한 셈이다.

표는 각국 생산 효율을 비교하고 있다. A국은 노동과 자본의 부존량이 B국에 비해 5배 많지만 같은 수준의 총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성인 1인당 국민소득이 A국은 1억원인 반면, B국은 5억으로 차이가 크다. 가장 낮은 소득분위에 속하는 사람들의 평균 소득도 A국은 9000만원, B국은 1억2500만원으로 B국의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B국의 생산효율성이 A국에 더 높다는 결론이다.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두 가지로 추론할 수 있다. 첫 번째는 A국이 정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 체제를, B국이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운용하는 국가일 가능성이다. 계획경제체제하에서는 균등한 소득분배는 달성될 수 있을지 모르나 경쟁력이 없는 산업이나 기업에 자원이
과다 배분되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자유 시장경제 체제하에서는 시장 기구를 통해 자원이 배분돼 효율적 생산이 가능하지만 분배의 형평성이 저하될 수 있다. 

두 번째는 A국이 높은 소득에 대해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할 가능성이다. 시립대가 제시한 예시답안에 따르면 이는 전반적인 근로 의욕을 저하시켜 생산 효율을 감소시키게 된다. 반면 B국은 누진적인 소득세율을 부과하지 않음으로써 노동 공급이 증가하게 되므로, 주어진 자원으로 더 많은 생산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분배의 불평등이 발생한다. 

문제3은 <보기>의 시를 보여주고, 시의 주제에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 가운데 하나를 택해 문제1에서 제시된 (가)~(라)의 모든 제시문을 활용하되 주된 견해나 관점이 자신의 입장과 같은 제시문의 논거는 지지하고 자신의 입장과 다른 제시문의 논거는 비판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도록 했다. 

<보기>의 시는 전반부에서는 고대광실에 사느라 통풍이 잘 돼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기에 여름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후반부에서는 이렇게 좋은 집에 살다보면 심신이 편한 나머지 즐겁고 힘든 일을 느낄 새가 없다고 반성하면서, 자신이 누리는 것을 주위와 두루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고 있다. 형평(또는 분배)을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은 작품이다. 

<2020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 자연>
자연계열 모의논술은 4문제가 출제됐다. 문제1은 정적분과 무한급수의 관계, 치환적분 등을 활용하는 문제였다. 문제2는 원 위에서 움직이는 두 점이 주어지고, 원점과 두 점으로 이은 삼각형의 넓이가 최대가 되는 시각t의 개수를 구하는 문제였다. 문제3은 함수 그래프 위의 한 점이 주어지고, 점에서 x축까지의 거리와 점에서 y축까지의 거리 중 크지 않은 값을 함숫값으로 하는 함수를 제시해 물음에 답하는 문제였다. 문제4는 한 변의 길이가 1인 정삼각형 ABC의 세 변 및 내부에 포함되는 직사각형 PQRS의 넓이의 최댓값을 구하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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