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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인문논술 유형 변경 ‘부담 완화’.. 2020 모의논술 기출풀이EBS 논술대표강사 남동국 양주고 교사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9.07.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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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인하대가 올해 인문논술 문항유형을 변경한다. 제시문 수를 축소하고 서술분량을 줄여 수험생 부담을 줄인 변화다. 지난달 15일 실시한 2020모의논술을 통해 신유형을 투명하게 공개한 수요자 친화 행보가 돋보인다. 인하대 입학 관계자는 “접수 시작 5일 만에 마감된 이번 행사는, 실제 논술고사의 출제경향, 난이도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EBS 논술 대표 강사인 남동국 양주고(국어) 교사가 분석한 인하대 2020모의논술 출제유형을 살펴봤다. 

인하대가 올해 인문논술 출제유형에 변화를 준다. 제시문 수를 축소하는 등 수험생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이다. /사진=인하대 제공

<전체 서술 분량 200자 축소.. 문항 단순화>
인하대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대학 학문에 필요한 정확한 글 읽기 능력, 논제 분석 능력, 논리적 사고 능력, 작문 능력을 다층적으로 평가한다. ‘독서’, ‘화법과 작문’, ‘경제’,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등 고등학교 교과서를 제시문으로 활용하는 비중이 높고, 논제의 문제 상황과 주제가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다루는 내용이 많아 학생들이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인문학의 핵심 역량인 제시문의 주제어 파악능력, 요약능력, 비교/분류능력, 비판능력을 한 문항 안에서 다면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형이다. 논제와 제시문을 통해 주제어를 파악하고, 각 제시문의 핵심을 자신의 언어로 요약하는 능력이 우선적인 평가 대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복수의 제시문을 비교/분류하고, 제시문을 통해 예상반론을 설정하여 이를 재반박하는 심층적 사고 능력을 측정한다. 이와 같이 인하대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인문학적 기본적인 소양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다층적 사고력을 겸비한 인재를 객관적으로 선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특히 유형이 변경된 2020학년도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기존의 인하대 논술 유형과 접근 방식을 유지하면서 제시문의 수와 서술 분량을 줄여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체 서술 분량을 200자 가량 줄이고 문항을 단순화하여 학생들의 부담을 완화했다는 점이다. 제시문의 수와 분량이 2019학년에는 5개의 글 자료와 5∼6개의 도표가 제시되었으나, 2020학년 모의논술에서는 글 자료 4개, 도표 자료 1개를 대상으로 했고 제시문의 분량도 대폭 축소되었다. 제시문의 수와 분량이 줄어들었지만 문항의 유형과 내용면에서는 실질적으로 기존의 인하대 논술의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구체적인 문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문계열 모의고사 제시문은 (가)~(마)의 5개 제시문과 <자료1><자료2>로 구성됐다. 

제시문(가)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는 한 국가 내에서 다양한 언어나 문화를 인정하고 적극 수용하려는 이론이나 정책을 말한다. 여기서 문화의 단위는 인종, 민족, 언어, 종교, 생활양식, 정체성 등으로 다양하다. 캐나다나 미국처럼 주로 이민자들로 구성된 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다문화주의는 문화의 우열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존중함으로써 문화 간의 갈등이나 충돌을 완화하고자 채택되었다. 1980년대부터는 세계화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이민자들이 증가하게 되자 다문화주의에 기반을 둔 문화 포용정책이 여러 국가로 확산되었다. 

다양성에 대한 관용과 존중이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낸 곳은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다. 실리콘밸리의 고급 인력들 상당수는 이민자들이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시리아에서 온 이민자의 아들이고,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구소련에서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온 이민자이다. 또한 야후의 공동 설립자 제리 양(Jerry Yang)은 대만 출신의 이민자이며, 오라클(Oracle)의 공동설립자 밥 마이너(Bob Miner)도 이란 출신의 이민자다. 다른 나라, 다른 문화권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공존하는 환경은 개인의 인지적 유연성을 기르고, 이질적인 것들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운다. 그래서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이질적인 경험과 다양한 생각이 뒤섞인 환경에서 나오기 쉽다. 

제시문(나) 생물종은 각각 자연의 특정한 영역에 깃들여 산다. 수생생물 중에도 짠물에서 살아가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민물에서 사는 것들이 있고,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심해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도 있다. 생명체의 신체 구조와 기능은 그것의 환경에 적합하게 되어 있고, 그렇게 환경과 생명체는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각 종의 생명체가 지닌 본성은 이처럼 그것들이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형성되었다. 이렇게 결정된 그것의 본성과 동떨어진 조건에서는 어떤 생명체도 번성하기 어렵고 생존마저 위협받는다. 환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의 이러한 상관관계는 개별 생명체에 뿐만 아니라 다수의 개체들로 구성된 다양한 규모의 집단에도 똑같이 성립한다.

인간이라는 특별한 존재도 예외가 아니다. 개인의 삶을 영위하는 일이든 공동체를 경영하는 일이든 주어진 환경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때 성공과 번영을 이룰 수 있는 반면, 환경의 여건에 부합하지 않는 운영은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낭비를 초래한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것의 번영을 결정하는 관건은 그것이 처한 환경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스스로의 행동 방식을 조율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집단이 처한 공간적, 시간적, 물질적 조건, 나아가 문화적 조건을 포함하는 환경의 속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그런 노력 없이 이런 방식, 저런 방식의 행동을 시도하다가는 앞서 언급한 낭비 끝에 도태의 길을 걷게 된다. 스스로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잘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그것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이는 그 집단이 혈연집단이든, 이익집단이든, 혹은 국가 같은 대규모의 공동체든 똑같이 성립하는 불변의 진리다.

제시문(다) ‘챔피언(champion)’은 운동 종목에서 선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나 기술면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나 단체를 가리킨다. 그런데 이 단어에 붙는 수식어에 따라 그 느낌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는데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 그 예이다. 우리말로 하면 ‘감춰진 챔피언’ 또는 ‘숨은 챔피언’ 정도의 뜻이 된다.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 자신의 저서 <히든 챔피언>(1996)에서 소개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점유율이나 매출액 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들은 비록 규모는 작아도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세계 최강자 자리에 오른 회사들이다. 

식기세척기를 생산하는 빈터할터 가스트로놈(Winterhalter Gastronom)은 병원, 학교, 일반 기업 같은 대규모시장에서 과감히 철수하고 오직 호텔과 레스토랑에만 집중하여 해당시장에서 세계1위의 기업이 되었다. 플렉시(Flexi)는 반려동물용 가죽 목줄 한 가지 품목만을 생산하여 이 부문에서 세계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250년 넘게 연필을 생산해온 파버카스텔(Faber Castell)은 한눈을 팔지 않는 ‘한우물 경영’으로 두 세기 반 동안 본사를 이전하지 않았고 금융위기에도 숙련공들을 잃지 않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히든 챔피언은 세계시장에서 자신들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세분화된 영역을 선택하고 집중하는 전략을 취한다. 내부적으로 연구개발(R&D)과 같이 자사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일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경쟁력 확보와 무관하다고 여겨지는 업무는 과감히 아웃소싱한다. 고객관리에서도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VIP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밀접한 관계를 구축한다. “우리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지만, 이 한 가지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잘한다.”가 히든 챔피언의 모토다. 

제시문(라) 기존의 과학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변칙현상’이라고 한다. 이런 변칙현상이 누적되면 기존의 이론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점에서 변칙현상은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 쉽지만, 사실 변칙현상은 과학의 진보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원천이다. 현 상황의 문제점을 알려주는 변칙현상 없이는 혁신도 일어나기 어렵다. 그런데 과학의 역사는 이런 변칙현상을 기존 이론의 관점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숱한 예를 보여준다. 원소들의 분광 스펙트럼에는 원소마다 고유한 규칙성을 지닌 색 띠들이 나타난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려면 20세기에 들어서서야 확립된 양자역학이 필요하고, 이 현상이 알려진 1880년대의 고전물리학으로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당시의 과학자들은 이것이 고전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변칙현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분광 스펙트럼의 이러한 특성은 1910년대를 거치며 등장한 양자역학으로 설명되었고, 그 때에서야 사람들은 그것이 고전물리학에 혁신을 요구하는 변칙현상이었음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런 사례는 기존 이론의 관점에서 자신의 약점을 스스로 발견하는 일이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달리 말하자면, 기존의 관점과 다른 이질적인 관점에 설 때 비로소 현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이론처럼 보인다고 해서 하나의 이론에 모든 역량을 쏟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오히려, 아직 미성숙한 이론들일지라도 서로를 자극하면서 서로의 성장을 촉진할 여러 이론들이 공존하면서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그것이 전체의 진보를 촉진하는 길이다. 이것은 비단 과학자들에게만 유효한 결론이 아니다. 어떤 공동체든 그 안에 다양한 견해와 방법론, 다양한 방향의 활동성을 적극적으로 용인할수록 전진의 동력이 왕성해지는 반면, 획일성은 상호 자극을 통한 전진의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면서 전체의 빈곤을 초래하기 쉽다.

제시문(마) 다음의 자료는 수출에 주력하는 A, B, C, D 네 기업에 대한 정보이다. <자료 1>은 세계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3년 간 각 기업이 추구한 제품 및 수출국 다양화 전략을 나타낸다. 이 자료에서 주요 수출대상국이란 각 국가의 수출대상국 중 수출액 상위 5개 국가를 의미하며, 주력상품이란 수출상품 중 수출액 기준 상위 5개 제품을 의미한다. <자료 2>는 세계경제위기 전후 각 3년간 A, B, C, D 네 기업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다. 이 두 자료에서 제시되지 않은 다른 모든 사항은 네 기업이 모두 동일하다. 또한 소수점 이하 둘째 자리 이하 수치는 무시한다.


<도표 자료 해석 유형 단순화>
2020모의논술 출제 형태를 살펴보면 첫째, 복수의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제시문을 통해 근거를 서술하는 유형을 유지하고 있다. 2019학년 논제는 ‘<다음>의 두 방침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지 하나만 택해 <조건>에 따라 논술’하는 것이다. 2020학년 모의 논제 역시 ‘A∼D 중 전략 수립의 모델로 가장 적절한 기업을 선택’ 하는 것으로 여러 대안 중 한 입장을 수험생이 선택하는 유형이다. 선택의 근거를 제시문을 통해 밝히는 방식 역시 유지됐다. 2019학년 논술과 마찬가지로 2020학년 모의논술도 ‘제시문을 활용’하라는 조건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제시문 독해력과 요약 능력을 바탕으로 복수 제시문을 주제에 따라 비교/분류하는 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입장에 대한 예상반론 서술과 이를 재반박하는 유형이다. 2019학년에서는 1번 문항의 세부 조건으로 제시됐으나 2020학년 모의논술에서는 2번 문항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예상되는 반론을 제시하고, 이를 재반박하시오’로 별도로 출제됐다. 다만, 재반박에서 ‘제시문 이외의 논거를 들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해 수험생들의 창의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다. 

셋째, 이전에 비해 단순화된 형태로 도표 자료 해석 유형을 유지하고 있다. 글 자료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 상황과 관련된 도표를 해석하여 수험생 자신의 언어로 서술하는 능력을 중시하는 인하대 논술의 특징을 드러낸다.    

종합적으로 2020학년 논술 모의고사는 2019학년 1번 문항의 내용 요소인 ‘자신의 입장과 근거 서술–예상반론과 재반박’을 두 개의 문항으로 나누어 출제하면서 도표 자료 해석 유형을 유지하는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인하대 논술 문제를 익숙하게 공부한 학생들이라면 특별한 어려움 없이 새로운 유형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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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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