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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혁신학교 8곳 확대 ‘221개교’.. 고교 신규지정 전무 '묻지마 확대'..거세지는 학력저하 논란
  • 유수지 기자
  • 승인 2019.07.0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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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4월부터 진행했던 서울형혁신학교 공모 결과, 초등학교 6곳과 중학교 2곳의 신규지정이 확정됐다고 4일 밝혔다.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던 만큼, 고교는 단 한 곳도 새롭게 지정되지 못했다. 혁신학교 공모신청은 교원/학부모 동의율이 50%이상이어야 가능하므로 학부모들의 반대여론이 매우 높은 현 상황에서는 신청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혁신학교의 성과’에 대한 의문이 교육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이번 공모전 과정에서는 초등학교의 경우에도 대곡초와 개일초 등의 신청이 최종 무산된 바 있다. 당장 2022년까지 혁신학교 비율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서울교육청의 계획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모결과로 ‘서울형 혁신학교’는 221곳으로 확대됐다. 서울 전체 학교 가운데 약16~17%의 비율을 차지한다. 이번에 새롭게 지정된 학교는 서울미동초(서대문구) 서울봉래초(중구) 서울신암초(강동구) 서울아현초(마포구) 서울양남초(광진구) 서울영희초(강남구) 동구여자중(성북구) 연서중(은평구) 등 8곳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교육청 주도로 혁신학교 확대가 가능했지만, 향후 신규지정은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송파구의 신도시급 재건축단지 헬리오시티의 혁신학교 지정 논란 이후 학부모들의 반대여론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이미 수요자들의 항의가 지속되면서 고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대신 초등학교나 중학교 등으로 눈을 돌린 듯하지만 그마저도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당국이 스스로 불신을 키웠기 때문이다. 교육공무원들도 자녀를 혁신학교로 보내지 않고 있는 것이 드러난 데다 고교의 경우 진보교육감들이 주장하는 설립취지상 가장 적합해 보이는 학종을 통한 대입실적도 부진이 거듭되고 있다. 최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생들의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늘어나면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도 불안감이 번진 양상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혁신학교 확대와는 무관하다는 설명만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학력저하 자체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까지 내비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4월부터 진행했던 서울형혁신학교 공모 결과, 초등학교 6곳과 중학교 2곳의 신규지정이 확정됐다고 4일 밝혔다.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던 만큼, 고교는 단 한 곳도 새롭게 지정되지 못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학력저하 우려’ 학부모 반발..  ‘교육부는 외면’>
다수의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발표된 2018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중고교 모두 수학과 영어에서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수조사가 진행됐던 이전의 시기에도 혁신학교들의 학력저하가 명백하게 확인됐던 만큼 지난해 전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하락이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불안감까지 고조시킨 셈이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은 뚜렷한 설명 없이 혁신학교 확대가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늘어난 것과 연관성이 없다고만 밝히면서 더 큰 논란을 자초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동안 전수평가를 통해 공개됐던 혁신고교의 학업성취도는 일반고에 비해 확실히 뒤쳐졌다. 가장 최근 전수조사로 실시됐던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미달인 혁신학교 고교생은 11.9%였다. 전국 고교평균이 4.5%인 것에 비해 학력저하 현상이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혁신학교의 보통학력이상 비율도 59.6%로 전국 평균인 82.8%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기초학력 비율은 28.5%로 전국 평균 12.7%의 2배 이상이었다. 기초학력미달을 포함한 기초학력 이하 학생이 40.4%이었던 셈이다.

학력저하는 특정 지역과 시점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보통학력이상 비율이 2014학년 69%에서 2015학년 67.9%, 2016학년 59.6%로 꾸준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이 2014학년 85.2%에서 2015학년 81.8%로 줄어들었다가 2016학년 82.8%로 다시 반등한 것과 대비된다. 혁신학교와 전국 평균간 격차도 2015학년 13.9%p에서 2016학년 23.2%p로 대폭 늘어났다. 한 과목을 기준으로 봐도 지역별 자료에서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수학의 경우 서울은 2014학년 64.6%, 2015학년 61.1%, 2016학년 57.7%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경기도 역시 2014년 72.8%, 2015년 69.2%, 2016년 60.5%로 하락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현재 표집조사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의 구체적인 학력현황을 파악할 수 없게 됐다. 그렇지만 지난해의 평가결과만으로도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 교육전문가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의 지원방안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혁신학교 확대 등 기존의 정책에 의한 영향력을 부정하면서 오히려 학업성취도 평가 자체를 문제 삼았다. 기초학력미달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도 내놓지 못했으면서도 혁신학교만은 아니라고 확답한 명확한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최근의 자료들을 종합해보면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혁신학교 확대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된 시기와 맞물리는 것이다. 자녀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정확한 분석은 생략한 채 학력저하와의 연관성만 부정하는 교육부의 태도는 불신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헬리오시티 혁신학교 논란.. ‘1년 유예’ 예비혁신학교 지정>
지난해 말 서울교육청이 송파구 재건축단지 헬리오시티에 있는 가락초와 해누리초중의 혁신학교 지정을 추진했을 때도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다. 가락초는 2014년부터 휴교상태였지만 주민들이 입주를 시작한 올해 3월부터 다시 개교했고, 해누리초중은 서울의 첫 초중등 통합운영학교 문을 연 상태다. 당초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신설학교에 대해 혁신학교 임의지정 해왔던 관행을 들면서 강행하려는 의지를 내비쳤었다. 그렇지만 주민들이 단체민원을 제기했을 뿐 아니라 교육청 앞에서 반대시위도 이어가면서 결국 세 학교를 ‘예비혁신학교’로 지정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다.

예비혁신학교는 우선적으로 약 1000만원 정도의 예산과 교육연수 등을 교육청이 지원한 후 1년간의 운영성과를 토대로 학교 구성원들에게 혁신학교 전환여부를 다시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렇지만 혁신학교 전환 기준이 일반학교의 경우와 다르지 않아 교사 또는 학부모 가운데 50%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1년 후 다시 교사를 중심으로 혁신학교 추진을 시도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 예비혁신학교가 혁신학교 지정을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서울교육청이 혁신학교 도입의 이유에 대한 설득은 생략한 채 학부모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단편적인 방안을 내놨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신설학교는 일반학교와 달리 혁신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혁신학교 지정여부를 결정한다. 가락초와 해누리초중처럼 운영위원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교육감에게 결정권한이 위임되는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당시에도 서울교육청은 사전 수요조사를 위해 입학 예정자인 학생명단은 받았으면서도 혁신학교 지정에 대한 단체청원과 반대의견을 제기했던 학부모들의 지위는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회 관계자는 “허울뿐인 운영방침과 교육감 개인의 취향에 따른 권력 행사로 인해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육 선택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론 찾기 급급한 교육당국 .. ‘학부모 현실은 무시’>
특히 학부모와 교육당국의 현격한 시각차는 계속 문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학력저하 지적에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낸 이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를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같은 내용을 인용하며 혁신학교 확대정책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구자들의 분석을 위해 통제한 상황이 실제 학부모들의 체감하는 현실과는 다르다는 점이 지적된다. 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이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를 ‘정쟁식 공방’으로 규정하면서 편향성에 대한 논란까지 제기된 상태다.

연구진들은 국어 수학 영어의 성취도 점수와 함께 수업참여도 교우관계 학교만족도 등의 정의적 특성도 종합해 분석을 진행했다. 통상 학력저하를 따질 때보다 평가항목을 늘린 셈이다. 학생의 종단연구를 수행해 비슷한 조건의 혁신학교와 일반학교의 학생들의 입학시점과 졸업시점의 성적을 비교한 특징도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료를 기준으로 중3, 고2 시기의 자료를 연계한 종단자료를 다양한 모형을 동원해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혁신학교와 비슷한 수준의 일반학교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국어 수학 영어의 성취도 차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혁신학교가 정의적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고도 덧붙었다. 

교육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같은 연구진의 결론이 현장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연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다는 셈이다. 현장에서 우려하는 ‘학력저하’ 문제에 대해서는 일종의 논리적인 반박이 가능한 결과이기 때문에 유은혜 장관 등 정부당국자들이 인용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같은 결과를 놓고도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일반학교와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굳이 혁신학교를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들은 정의적 영역에서 차이를 보였다고 주장하지만 그간의 학력저하에 대한 문제제기와 논점이 맞지 않는 반론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정의적 특성은 혁신학교 이외의 다른 수단으로도 높일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통제된 연구진들의 실험결과가 수요자들을 설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자녀들을 당장 학교로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입장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10년간 수업과정 자체에 대한 불신까지 쌓이면서 혁신학교가 현실적인 학교운영의 방안이기보다는 단순한 이념에 그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업의 질은 성과로 판가름 난다. 혁신학교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는 명목아래 학생들을 방치하지 않고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를 위해 방과후 학교프로그램이나 수준별 학습자료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지금과는 평가가 달라졋을 것”이라며 “혁신학교를 무리하게 추진해오다가 교육수요자들의 신뢰를 잃은 만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해 논박한다고 해서 지금의 혁신학교 확대정책이 지지받을 수 있어 보이지 않는다. 결국에는 혁신학교 정책의 수정이나 폐기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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