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폐지’ 유의.. 긍부정 자소서 5개사례 ‘주목’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중앙대는 2020학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구체적 안내를 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학종 모든 전형의 면접이 폐지되면서 더욱 중요해진 자기소개서(자소서)에 대한 꼼꼼한 정보공개가 돋보인다. ‘2020학년 학종가이드북’엔 수험생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자소서 작성법을 5단계로 직접 소개한 것은 물론 실제 합격자의 자소서 일부 내용까지 수록했다. 뿐만 아니라 입학처 관계자가 평가자의 입장에서 긍부정 사례를 밝히고 학생들이 피해야 하는 실수에 대한 조언까지 덧붙이면서 수요자 배려에 한발 더 나선 모습이다.

중대 차정민 입학사정관은 자소서 작성 시 지원자들의 대표적인 실수로 유의사항 미준수를 꼽았다. 차 사정관은 “자소서 작성시 지원자들이 유의사항을 꼼꼼히 읽지 않아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으로 부모 직업을 언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 전공을 언급하거나 직종, 과거 직업 등 모든 표현을 기재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일부 학생이 이러한 표현들을 쓰는 경우가 있었다. 자소서에선 자신의 이야기만 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시에서 중대는 학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31.1%인 1346명을 모집한다. 다빈치형인재전형 596명, 탐구형인재 535명, SW인재 75명, 고른기회 116명, 사회통합 24명 등이다. 특히 올해부턴 학종 전 전형에서 면접이 일괄 폐지된 것이 특징이다. 자소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추천서 등 제출된 서류로만 평가가 진행된다.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적용되지 않는다. 

<‘5단계’ 자소서 작성법.. ‘평가항목과 연결짓기’>

중대 입학처가 단계별로 자소서 작성법을 소개한 내용이 눈에 띈다. 입학처 관계자는 가장 먼저 학생부를 통해 학교생활을 돌아보고 기억에 남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을 정리해 볼 것을 조언했다. 주요활동으로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계획했거나 실행했던 활동, 단순 경험보다는 노력과 성취가 드러난 내용, 이후 자신의 학교생활에 변화를 가져온 경험 등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했다. 평가 세부항목의 의미를 생각해 준비한다면 목표로 하는 진로와 연관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본인을 성장시킨 경험에 대한 내용도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본인의 장점을 찾아보는 단계다. 학교활동을 통해 기른 본인의 장점과 중대의 평가요소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이다. 특히 평가 세부항목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자소서를 작성하기 위한 팁도 제공했다. 첫 단계에서 정리한 본인 경험의 선택이유에 대한 마인드맵을 먼저 해보라는 조언이 돋보였다. 이후 중대의 평가항목들을 숙지한 후 관련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연결 지어 작성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도 있었다. 실제로 본인의 어떤 장점을 작성할 지나 가능성을 드러낼 수 있는 내용의 구성 대한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단계는 ‘학교생활 되짚기’다. 학생부를 토대로 본인의 강점을 다시 확인해 평가요소와 정확하게 일치시킬 수 있도록 찾아보는 단계다. 특히 학생부의 영역별로 자신의 강점을 분류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학생부의 ‘진로 희망사항’ 항목은 전공에 대한 관심과 전공관련 활동, ‘세부능력 특기사항’의 경우 학업태도 학업의지 탐구활동/능력 등이 강점이 될 수 있다. 중대 입학처 관계자는 주요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학생부 영역을 찾아본 후 어떤 평가 세부항목이 본인의 강점과 자주 연결되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본격적인 자소서를 구상하기 시작하는 것이 네 번째 단계다. 자소서 문항에 맞춰 본인의 활동을 배치하고 그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작성 방향을 고민해야 완성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선택한 이유가 중대의 평가기준과 부합하는지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단계에선 자소서를 직접 작성한다. 활동에 대한 단순설명보다는 본인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을 부각시키는 서술이 필요하다. 학생부 기록을 그대로 모방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다. 자소서 유의사항 역시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합격생 자소서 공개.. 긍부정 사례 ‘눈길’>

중대 자소서 1~3번은 대교협 공통양식이며, 4번은 중대 이외에도 건국대 경희대 서울여대 연세대 한국외대 등 5개대학이 공동으로 출제하는 자율문항이다. 중대는 2020학종가이드북에서 문항1과 문항2의 합격사례를 직접 공개했다. 문항1은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점, 문항2는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을 각각 기술해야 했다. 수험생들이 그 내용을 통해 실질적인 작성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인 셈이다. 다만 중대 입학처 관계자는 특정 합격생의 사례를 발췌한 내용인 만큼 참고만 하고 그대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작성사례와 함께 합격생이 직접 밝힌 노하우 역시 유용한 정보다. 합격생은 한정된 분량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탐구형인재로 합격한 한 학생은 “방향을 잡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 지는 물론 각 문항마다 제한된 글자 수 내에서 나의 강점을 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소서는 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글이라고 생각했다. 문항마다 소재를 정하고, 문장을 작성할 때는 전체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지를 계속 확인했다. 나의 어떤 장점과 역량을 가장 보여주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정해 놓은 키워드 중심으로 핵심적인 내용만 담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있었다. 다빈치형인재 합격생은 “자소서를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활동의 결과들을 나열하게 된다. 그렇지만 입학사정관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본인이 그 활동을 ‘왜’ 시작했고 ‘무엇’을 느꼈으며 ‘어떻게’ 성장했는지 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본인만의 이야기를 뚜렷하게 적는 것이 좋다. 합격생들의 자소서를 참고하려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타인의 자소서를 읽게 되면 본인도 모르게 따라 쓰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이것만큼은 꼭 피해야 한다. 자신이 했던 활동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보완하고 수정해 나간다면 나만의 자소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 차정민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의 자소서 가운데 긍정사례와 부정사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차 사정관은 “고등학생으로서 충분히 생각하고 기재할 수 있는 수준의 때묻지 않은 글쓰기, 펜타곤 5개 요소와 학생부 각 항목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장점과 역량이 적절히 잘 적혀 있는 경우, 스펙의 나열이 아니라 활동을 하면서 생각하고 고민했던 흔적이 묻어나는 내용, 자신의 장점만 나열하기보다는 단점을 솔직히 말하고 이를 극복하려 노력한 경험을 드러낸 사례, 학생부에 그리 많은 내용이 없거나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경험이라고 보여도 본인이 판단했을 때 어떤 점에서 인상적이었고 나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경험이라고 제시한 자소서 등에 대해 대체적으로 좋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핵심 내용을 전한 만큼 수험생들은 차 사정관의 조언을 따라 각자의 자소서를 살필 필요가 있다.

반면, 아쉬운 사례도 있다. “학교교육 과정 중에서 활동하거나 얻었던 내용이 아니라 화려한 외부 활동, 학교 밖에서 공부한 내용 등을 위주로 기재된 자소서”가 대표적이다. 차 사정관은 실제로 자소서 1~4번까지 모두 전공과 관련된 공부내용이나 활동만으로 도배한 사례나 학업과 학습경험을 묻는 1번문항에서 단순히 공부 방법과 내신성적 올린 경험 등만 서술해 본인의 고민이 잘 담겨있지 않은 경우도 부정사례로 꼽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경우도 지적됐다. 차 사정관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닌 어른이나 학원의 손이 닿은 듯한 자소서들이나 실제 하지도 않은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를 상세히 설명하는 경우 모두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입학사정관은 현재와 과거의 경험을 통해 미래의 역량을 예측하고 판단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면접 폐지’ 평가방식.. 학종 서류평가 Q&A>

학종가이드북에는 올해 학종의 특징과 변화에 대한 안내도 있다. 가장 먼저 면접폐지로 인한 평가의 변화에 관해 설명했다. 중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평가자들은 학생부에 있는 기록들이 사실이라고 믿고 평가를 진행한다. 실제 학생부를 읽다 보면 활동내용이 다소 과장된 듯한 인상을 주는 기록들이 있다. 이 경우 평가자는 학생부에 기록된 행간의 의미나 다른 자료들과 상호 연관 관계 속에서 진위를 확인한다. 학생부 속에서 특정 기록 자체가 의심스러울 경우 다른 항목에서 드러나는 여러 기록들을 참조해 종합평가를 진행한다. 내부 심의규정에 따라 현장실사나 유선을 통한 담당교사 확인 등의 추가적인 절차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교과성적을 반영하는 일괄적인 기준이 없다고 점 역시 강조했다. 중대 관계자는 “학종은 주요과목만의 성적을 정량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1학년부터 3학년 때까지 모든 과목의 성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학업역량을 평가할 때 단순히 교과 성취등급으로만 평가하지 않으며 학년별 교과성적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 교과등급뿐 아니라 교과목별 성취 추이, 과목별 이수인원,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교사추천서에 대해선 “제출하지 않아도 불이익이나 감점은 없다. 그렇지만 추천서는 자소서 학생부와 함께 중요한 평가자료로 활용된다. 꼭 담임교사가 아니더라도 지원자 본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재직중인 현직 고교가 추천서를 작성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류100%로 전형요소가 동일한 학종의 다빈치형인재와 탐구형인재의 차이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명해 수험생들의 전형준비도 도왔다. 중대 관계자는 “다빈치형인재는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에 대한 노력의 과정과 성과가 고르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탐구형인재는 다양한 학교생활 중에서도 탐구역량과 전공 혹은 계열 관련 흥미와 성과가 두드러진 학생을 선발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실제로 두 전형은 평가요소와 반영비율도 다르다. 다빈치형인재는 ‘통합역량’이라는 평가요소를 통해 학생이 다양한 교내 활동에 두루 열정적이었는지를 평가하고 있으며, 탐구형인재는 통합역량 대신 ‘전공적합성’이라는 평가요소를 통해 학생이 전공에 대해 갖고 있는 흥미와 성취수준의 깊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공적합성과 관련된 오해에 대해서도 바로잡았다. 중대 관계자는 “흔히들 학교에서 활동내용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와 연관성이 높아야 전공적합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전공적합성은 전공과 유사한 내용을 다루는 ‘활동’을 많이 했는지가 아니라 전공 관련 학업능력 관심 흥미 등 대학입학 후 성취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잠재력을 보는 것이다. 지원학과와의 연관성도 특정활동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활동의 주제나 외양보다는 주어진 환경 내에서 본인이 어떠한 노력과 성장을 해왔는지를 돌아보고 자신의 장점이 어떠한 요소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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