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의학부 교수)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산 증인이다.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제 시범사업 이전인 2007학년, 중앙대가 국내최초로 사실상 학종을 도입했을 당시 평가자로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대는 정부가 입학사정관제 시범사업을 시행했던 2008학년보다 한 해 이른 2007학년, 이미 학종 성격의 전형을 실시했다. ‘CAU 인재다양화 전형’이라는 명칭의 이 전형은 학종과 같이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하는 전형으로 30명가량 선발하는 작은 규모로 출발했지만, 중대가 시대를 앞선 전형설계와 운영을 선보인 증거이기도 하고 당시 평가위원으로서 백 처장이 자리했던 것을 감안하면, 백 처장이 중대 전형 중 특히 학종의 설계와 운영에 애착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백 처장은 “중앙대의 학종은 ‘학종의 전신의 전신’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다양한 전형 운영의 필요성과 사회적 요구에 공감해 일부 전형비율의 조정을 기하고 있지만, 학종 중심의 선발을 포기하지 않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최근 학종과 수능의 비율이 이슈다. 2022학년까지 정시 수능위주전형의 비중을 30%로 하되, 교과전형 30%도 허용한 교육부의 작년 8월 발표 때문에 고려대가 수능 확대 대신 교과전형 30%를 선택했다가, 교육부가 돌연 교과30%는 지방대를 위한 것이었다며 고대에 교과30% 철회를 요구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고대의 행보에 교육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데, 학종 운영과 논술 운영에서 돋보이는 운영의 면모를 선보였던 중대는 어떤 입장인지. 중대는 고대처럼 교과전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대 행보 역시 이목이 쏠린다

“중대의 전형설계는 다양한 기회를 주고자 한다는 데 기본철학이 있다. 전형별 특징의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 수시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과 정시 수능 등 학생들의 특기와 선택에 따라 적절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여러 전형을 통해 골고루 선발하고 있다.

  중대는 다양한 전형을 통한 학생선발의 철학을 바탕으로 하되, 사회적 요구도 수용하는 방향이다. 현장의 혼란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큰 변화는 가져가지 않되, 사회적 요구를 수용한다는 얘기다. 올해 실시하는 2020학년의 경우 처음 정한 2019학년의 수시와 정시 전형별 비율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논술전형의 일부 인원을 축소한 것, 2022학년까지 정시30%라는 목표를 앞두고 정시비율을 일정 부분 인원을 확대한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교과전형의 경우 2015개정교육과정의 앞두고 전형의 안정성을 택해 2021학년까지는 현 전형방법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2022학년에 대해선 아직 외부 의견을 수렴하며 내부 논의하고 있다.”

- 해마다 업그레이드되는 중대의 논술가이드북은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필독서로 자리한 지 오래다. 그만큼 논술 평가에 있어 노하우가 깊은데, 축소되는 점은 아쉽다

“중대는 논술 운영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다만 정부가 사교육 유발요소를 우려하며 축소를 권장해 대학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정부의 권고에 따르고 있다. 다만 일부 상위대학처럼 논술 자체를 폐지하거나 규모를 크게 줄이기보다는, 유지하되 규모를 조금 줄이는 정도로 유지하고자 한다. 논술은 일부 현장의 오해와 달리 학생 스스로 사교육 없이 준비할 수 있는 전형이라 보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권에서 논술준비에 대한 부담이 많다. ‘넘사벽’이라 여기는 것인데, 고교에서 반을 따로 개설해야 하는 등 부담도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물론 중대는 이미 오래 되었지만 논술에 대한 정보를 많은 대학들이 과감히 공개하고 있다. 경쟁률 충원율에 논술실질경쟁률과 모집단위별 합격점수까지 공개한다. 논술출제위원의 강의동영상을 공개하고 논술가이드북 발간을 통해 학생들이 별도의 수업 없이도 자기주도적으로 논술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구축되었다. 중대의 논술가이드북 역시 해마다 업그레이드되며 수험생 눈높이에 맞춘 정보제공에 힘쓰고 있다. 중대는 논술이 갖는 가치를 분명히 알고 있다. 논술은 수시 전형으로 분류되지만, 정시 수능위주전형과 비슷한 개념이 있다. 이미 기록된 학생부로 대입을 준비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수시 전형이다. 여기에 수능은 객관식 중심으로 단편적 지식을 요구하는 반면, 논술은 긴 지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글로 표현하는 종합시험이다. 미래지향적인 전형으로서 중대는 논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미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고 있는데다 논술유형을 크게 바꾸지도 않고 논술가이드북 등 여러 정보공개의 방법으로 수험생이 사교육 없이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전형으로서도 의미 있다. 중대는 정부의 권고에 따라 논술축소를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현행의 규모에서 너무 축소할 생각은 없다. 중대 입학정책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각 전형의 틀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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