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폐지, 교육특구 부활'.. '공통 평가기준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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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폐지, 교육특구 부활'.. '공통 평가기준 마련해야'
  • 손수람 기자
  • 승인 2019.07.01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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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자사고 정책 개선과제' .. 전북교육청 기준점 상향 지적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최근 논란의 중심인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나왔다. 오히려 교육부가 자사고의 적정규모를 분석해 학생 정원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지난달 27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사고 정책의 쟁점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재지정평가로 유발된 혼란을 지적하며 교육부가 자사고 일괄폐지에 나서야 한다는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견해다. 결국 국회가 교육당국의 무리한 정책에 제동을 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사고의 재지정이나 지정취소에 있어서도 전국적 공통성과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부분도 눈에 띈다. 지정취소 기준점수를 교육부 권고 보다 높여 평가를 진행하며 형평성 논란을 키운 전북교육청을 지적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에 자사고가 편중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부의 역할도 주문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엔 전반적으로 교육청이 전면에 나서면서 입시혼란이 발생한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고 본다. 시/도별 자율성과 전국적 공통성의 조화를 강조한 대목도 결국 재지정평가에서 공통적인 기준을 마련해 일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현재 상산고의 형평성 논란이 확산된 배경도 재지정 기준점수를 일방적으로 높였기 때문이다. 단순히 자사고의 일방적인 폐지가 아닌 수요자 선택을 기반으로 한 경쟁체제를 통해 공교육 강화 방안의 청사진을 제시한 점도 돋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의 중심인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나왔다. 오히려 교육부가 자사고의 적정규모를 분석해 학생 정원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27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사고 정책의 쟁점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자사고 일괄폐지’ 국회까지 반대.. ‘강남8학군 부활 우려’>
국회입법조사처의 이덕난 조사관과 유지연 조사관은 지난달 27일 ‘자사고 정책의 쟁점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자사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이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을 강조했다. 고교평준화제도 하에서 모든 자사고가 폐지된다면 ‘강남8학군’ 등 교육특구나 지역의 ‘명문고’로 불리는 일부 고교들로 학생들이 몰리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 정부가 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는 이유인 일반고의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계에선 타당한 지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자사고와 특목고는 설립당시 지역적 분산이 최우선 과제였다. 당시에 교육특구로 집중됐던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서울이나 대구 등 교육특구의 영향력이 막강한 지역에선 자사고들의 역할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그렇지만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면 사실상 교육당국이 나서서 교육격차를 확대하고 강남8학군으로 움직이라는, 사교육 확대의 신호를 던진 셈이 된다. 특목고와 자사고가 도입되기 이전처럼 다시 교육특구의 영향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입법조사처는 그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사고들이 공교육에 기여한 바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부 특목고나 자사고는 뛰어난 교육프로그램을 갖춰 ‘일반고 롤모델’로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도 학교정책의 안정성, 학교발전을 위한 사립학교와 교사의 노력, 학생의 학교선택권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고서에서도 “학교법인의 재정 부담 기준이 높고 전국단위 학생선발을 하고 있는 기존의 자립형사립고 중에선 학교의 건학이념을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재정 지원 등의 노력을 해온 사례들이 눈에 띈다”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지정된 자사고 중에도 상당한 노력을 통해 학교발전을 이루어왔다고 평가되는 학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육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학교들도 있는 만큼 일괄적인 일반고 전환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일괄폐지 대신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고등학생 수 변화 추세와 자사고 수요 등을 고려한 적정규모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 주목된다. 자사고의 건학이념에 부응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전국적으로 적정한 자사고 수 및 학생 정원 규모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덕난 조사관은 “정부는 시/도교육감과 공동으로 적정한 수의 자사고와 일반고가 함께 경쟁하며 발전하는 고교체제를 구축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의 자사고 관련 대선 공약 역시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고교 입시단계에서부터 일반고 특목고 자사고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일반고의 경쟁력을 회복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고와 자사고의 균형 있는 발전방안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평가기준 형평성 문제 지적.. '전국적 공통기준 마련해야'>
최근 재지정평가의 쟁점을 다루면서도 교육청들의 무리한 시도를 지적한 내용도 있었다. 특히 전국단위 자사고에 대한 평가기준이 교육청마다 다른 부분이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고서에서 밝혔다. 건학이념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평가기준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시/도별 자율성과 전국적 공통성의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이 단순히 지역의 일반고가 같은 평가에서 70점이 넘었다는 이유로 상산고의 지정취소 기준점수를 80점으로 상향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사회통합전형의 운영에 있어서도 보다 실질적인 방안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교육기회의 불평등성 해소를 위한 학비나 학교적응을 지원하는 학사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원의 20%를 사회통합대상자로 선발해야 하는 규정이 과도하다는 현장의 반응을 비중 있게 다뤘다. 교육당국이 선발비율을 강제했음에도 실제 지원하고 입학하는 인원이 현저하게 낮아 자사고 학비 수입 감소 등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올해만 해도 경일여고와 군산중앙고가 신입생 충원의 어려움으로 자사고 반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재지정평가를 통한 자사고 폐지가 고입혼란과 수요자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전문가는 “결국 입법조사처 역시 입시에 미칠 영향력을 교육당국이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전국모집을 실시한다. 따라서 입시를 준비하는 수요자들도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지역마다 재지정평가의 기준이 달라진다면 형평성으로 인한 갈등은 물론 입시 자체의 혼란으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실제로 김승환 교육감은 상산고의 재지정평가 기준점수를 올린 이유로 매번 지역의 다른 일반고와 비교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상황이 전혀 다른 고교를 기준으로 재지정평가 결과를 상향한 것이다. 전국단위 자사고 사이에서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수요자의 시각과 전혀 맞지 않은 판단이다. 이 같은 자의성이 입시혼란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전국적 공통성과 형평성 유지를 위한 방안은 강조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편중’ 정원 조정 필요성.. ‘자율성과 형평성 균형 필요’>
보고서에선 자사고의 특정지역 편중현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정된 자사고의 50% 이상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14곳, 13곳이 신규 자사고로 지정됐다. 이후 대성고 동양고 미림여고 용문고 우신고 등 5개교가 일반고로 전환해 현재 22개자사고 체제다. 전국 42개교 가운데 52.4%를 차지한다. 전체 고등학교 대비 자사고의 비중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자사고는 학교수 기준 7%, 학생수 기준 9%였다. 반면 전국의 자사고의 비중은 학교수 기준 1.8%, 학생수 기준 2.7%였다. 서울 지역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던 셈이다. 

전체 고교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수요의 면밀한 조사를 토대로 지역별 자사고 수와 학생정원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입법조사처의 분석이었다. 특히 이 조사관과 유 조사관은 교육부 주도로 재정여건과 교육과정 운영이 건실한 자사고 중심의 재구조화를 제안했다. 실제로 자사고 일괄폐지를 반대하는 교원단체들의 의견을 제시하며 교육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가 “현재 국회에는 교육감이 평가를 통해 자사고를 임의로 지정 취소할 수 없게 하고, 중대한 법령 위반행위가 없으면 존치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며 “국가 차원의 거시적 관점에서 자사고 운영이 이뤄지도록 정책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김대중 정부 도입’ 자사고.. ‘국내 고교 경쟁력 강화 목적’>
자사고는 학교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고교유형으로 정부지원이 적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자사고는 모집단위와 실질적 운영방식에 따라 ‘전국모집’과 ‘광역모집’으로 구분된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전국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통한 선발효과를 갖는다. 기숙사를 기반으로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를 없애고 수시체제를 구축한 교육과정으로 대입실적을 극대화한다. 현재 10개교가 운영 중이다. 광역단위 자사고는 특목고인 외고 과고와 마찬가지로 시/도 광역단위로 모집이 이뤄진다. 현재 32개교 체제이며, 교육감과의 갈등이나 학생선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일반고로 전환된 학교들도 있었다. 광역자사고 21곳이 몰린 서울지역의 경우 추첨선발이 반영된 입시방식까지 수용하면서 선발효과가 희석된 상황이다.

자사고는 김대중 정부 시절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가 전신이다. 1974년부터 이어오던 고교평준화 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공교육이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교육특구인 강남8학군의 독식과 사교육 열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고교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로의 인재유출을 막아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는 2002학년 고입부터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운영했던 민사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2003학년 합류한 상산고 현대청운고 해운대고의 기존 6개교에 2009년(개교 2010년) 마지막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지정된 하나고까지 7개교였다. 이후 해운대고를 제외한 6곳은 시범학교 운영기간 종료 후 전국단위 자사고로 이어졌다. 해운대고는 재단납입금부담 등의 재단사정으로 2010학년 광역단위 자사고로 전환됐다.

이명박 정부 때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자사고 확대가 본격화됐다. 다양한 교육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2012년까지 전국에 자사고 100곳을 운영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북일고와 송설재단의 김천고가 2010학년, 강남 분당 등 지역적 배경에 외고 시절부터 특유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탁월한 교육성과를 내온 외대부고(용인외고)도 2011학년부터 전국자사고로 전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천하늘고까지 2011년 전국단위 자사고로 개교하면서 지금처럼 10개교체제가 확립됐다. 당시 정부는 광역자사고도 적극적으로 늘렸다. 2010년 전국자사고와 광역자사고를 합쳐 51개교까지 지정했었다. 

그렇지만 2010년 지방선거 결과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10곳에서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자사고 확대정책을 위기를 맞게 된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에선 대다수의 자사고들이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14년과 2015년에 실시한 1기 자사고 재지정평가에서 진보교육감들이 자사고들에 대한 지정취소를 추진했으나 당시 교육부가 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취임한 후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정과제로 꺼내들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실제로 상산고 안산동산고 해운대고 등 자사고들이 재지정평가를 통해 지정취소 절차에 돌입하면서 고입혼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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