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운 입시전략실장의 6평 분석 통한 국수영 학습방법 및 입시전략

[베리타스알파=김경] 수험생활이 반환점을 돌았다. 6월 모의평가가 끝나면서다. 지금부터는 대입 전략을 최대한 구체화시켜야 한다. 모든 수험생에게 적용되어도 무방한 두루뭉술한 전략이 아니라, 수험생 각각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 입각하여 나만의 유일무이한 전략을 수립할 때인 것. 문제는 수험생 저마다의 특수성이 어디서 결정되며, 구체적인 전략은 어떻게 세울 수 있냐는 것이다. 무엇이 올바른 방법일까.

많은 수험생이 알고 있듯이 6월 모의평가 이후 대입 전략 수립의 ‘정석’은 이렇다. 6월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 선을 잡고 → 해당 대학과 유사한, 또는 약간 상향 선에서 수시로 지원할 대학을 결정한다. 이때 수시 측면에서는 모의평가 성적과 내신 성적을 비교하며 주력 전형을 결정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따진다. 정시 측면에서는 부족한 과목과 파트를 점검하고 보강하며 대수능을 준비한다. 

결국 6월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 지원 전략과 수시 지원 전략이 동시에 수립되며, 입시의 ‘최종 보스’인 수능을 위한 학습방향 및 방법도 결정되는 셈이다. 6월 모의평가 성적이 수험생 각각의 입시 특수성이 결정되는 지점인 것이다. 이번 6월 모의평가가 남긴 작은 족적도 놓치지 말고 꼼꼼하게 분석해야만 하는 이유다. 

6월 모의평가를 잘 들여다봐야 나의 학습 수준과 실태가 보이고, 올바른 입시 전략도 보인다. 대성마이맥 이규운 입시전략실장의 도움을 받아 수험생의 대입 특수성을 결정지을 올해 6월 모의평가의 출제경향과 적절한 대처법을 알아봤다.

대성마이맥 이규운 입시전략실장이 수험생의 대입 특수성을 결정지을 올해 6월 모의평가의 출제경향과 적절한 대처법을 전한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a.com

<국어, 출제경향 유지+난이도 하락 → 현역 수험생 주의보>
국어는 2019학년 수능과 형식상 유사하게, 하지만 난이도는 다소 쉽게 출제됐다. 파트별로 출제경향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화법과 작문은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3세트가 출제됐다. 4~7번에서 화법과 작문을 결합한 세트 문항을 출제한 것도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다. 문법 역시 11~12번에서 하나의 지문을 주고 2개의 문항을 제시하는 세트 문항을 출제함으로써 최근 수능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문학과 독서도 마찬가지다. 문학은 복합지문이 현대소설+극에서 고전시가+고전수필로 변화하긴 했지만 최근 3개년 수능의 틀을 유지했으며, 독서 또한 3지문․6문항 체제, 과학+철학 융합 지문 등이 지난해 수능과 매우 유사했다. 이렇게 출제 경향이 그대로 유지된 데 반해 난이도는 약간 내려갔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내가 가진 특수성은 무엇이며, 구체적인 전략 수립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국어영역 성적이 생각보다 낮은 수험생, 특히 ‘현역 수험생’이라면 더욱 독하게 마음  먹고 공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국어영역에 한해선 N수생이 훨씬 유리해보이기 때문. 출제 기조 상 신유형 문항은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미 지난해 수능을 응시해 본 경험이 있는 N수생이라면 매우 익숙한 출제흐름 속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지난 수능에서 ‘불국어’ 예방 주사를 맞은 것도 난이도에 관한 심리적 압박 해소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현역 수험생이다. 현역 수험생은 수능 강자 N수생과의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출제경향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수능에 더 익숙해져야 한다. 특히 최근 3개년 수능, 모의평가는 한 번만 풀어보고 내던지지 말고 반복해서 풀어보며 수능 기본기를 연마하자. 물론 N수생이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현역 수험생과 N수생 모두에게 주효한 팁도 있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영역 EBS 연계 비율이 71.1%로, 특히 문학에서는 대부분의 지문이 ‘직접’ 연계되는 등 EBS 연계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이 역시 최근의 출제 경향 중 하나. EBS 수능 연계 교재는 반드시 풀어보고, 특히 문학 파트에서는 출제된 작품들의 줄거리와 주제 정도는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수학, 중위권 압박하는 비킬러>
수학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비킬러 문항의 난이도 상승이다. 특히 나형에서는 킬러 문항인 21, 29, 30번은 비교적 쉽게, 그 외의 문항들은 기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이렇게 비킬러 문항의 난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직격타를 입는 건 중위권 수험생. ‘시간 부족’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중위권 수험생은 ‘어설프게 만점에 도전하느니 차라리 킬러 21, 29, 30번을 버리고 다른 문항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21, 29, 30문항을 풀 시간에 다른 문항에 시간을 투자하고, 3개 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문항을 다 맞히는 것을 노리는 것. 그런데 나머지 문항의 난도가 높아지면서 21, 29, 30번 문항을 제쳐두었음에도 시간이 모자라거나, 또는 시간에 쫓겨 비킬러 문항을 제대로 풀지 못해 실수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학영역에서는 성적에 따라 자신의 특수성을 파악,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중위권 수험생은 자신의 학습 실태에 따라 킬러 문항을 버릴지 말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 중위권 중에서도 수학영역 성적 상승세를 보이는 수험생이라면 최근 비교적 쉽게 출제되고 있는 29번 문항은 도전하고, 21번과 30번은 제쳐둘 수도 있다. 만약 21, 29, 30을 모두 제쳐두기로 결정했다면 주어진 시간 안에 비킬러 문항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푸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때 풀이연습은 난도가 너무 낮은 문항보다는 약간 어려운 문항으로 하면 도움이 된다. 

반면 상위권이라면 비교적 쉬워진 킬러 문항 풀이 시간을 단축하여 안정적 1등급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며, 하위권이라면 까다로운 비킬러 문항들에 대비하여 기본기를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일무이 절대평가 영어, 1등급을 목표로>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는 수험생들에게 애물단지처럼 여겨지곤 한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기도, 투자하지 않기도 애매한 것. 그러나 이러한 수험생의 생각과 달리, 영어는 개개인이 처한 특수성을 막론하고 누구나 1등급을 목표로 해야 하는 과목이다. 무슨 말일까.

유일하게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는 정시에서 표준점수와 백분위보다 등급이 중요한 유일한 영역이다. 다른 영역들의 경우 표준점수(또는 백분위)를 특정 가중치만큼 반영하여 점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백분위나 표준점수가 중요하지만, 영어는 정시에서도 등급에 따라 대학이 정한 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등급별 환산점수’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 가점 또는 감점 방식도 결국 만점을 기준으로 등급별로 가점이나 감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넓게 보아 등급별 환산점수 방식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등급이 표준점수나 백분위 등 다른 활용지표와 달리 수험생간 구분이 촘촘하지 않다는 것이다. 백분위가 수험생을 0%에서 100%까지 나누는 것과 달리, 등급은 전체 수험생을 9구간만으로 나눈다. 시쳇말로 ‘퉁쳐진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90점과 99점은 차이가 없지만 90점과 89점의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질 수 있다. 다른 영역에서는 반영지표가 무엇인지, 과목별 가중치는 어떠한지 등을 따져 나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는 복잡한 개별 전략이 필요하지만, 영어는 그냥 1등급을 목표로 공부하는 게 속 편한 이유다. 특히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 영어 1~2등급이 아닌 경우 정시 지원에 애를 먹기 십상이다. 최근 보도되었던 서울대 영어 3등급 합격 사례는 다른 영역의 성적이 우수한, 특수 케이스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최근 영어는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덜어준다’는 절대평가 도입 취지 실현을 위해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2019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이 5.3%, 6월 모의평가는 4.19%, 9월 모의평가는 7.9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난이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고난도 문항도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이번 6월 모의평가 1등급 비율은 7.76%로 적은 편은 아니나, 이 사실만으로 난이도를 단정 짓기보단 9월 모의평가의 추이까지 지켜보는 것이 좋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는 29번 어법, 33․34번 빈칸 추론, 37번 순서 배열, 41~42 복합 지문 유형 등이 고난도로 출제됐는데, 나의 고난도 문항 풀이력은 어떠한지 점검해본 뒤 시험 난이도와 무관하게 1등급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성실하게 학습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1등급 컷인 90점을 넘는 것을 목표로 설렁설렁 공부했다가 88점을 받고 피를 보느니, 안정적 1등급을 목표로 성실하게 공부하는 게 낫다는 점을 잊지 말자. 

<6평 후 대입 지원 전략은?>
학습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수시․정시 지원 전략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살펴보자. 6월 모의평가 이후 대입 지원 전략 수립의 정석은 이렇다. 

- 수시 주력 전형 유형 결정
먼저 수시 지원 주력 전형 유형을 결정한다. 수시는 크게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로 나뉜다. 6월 모의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내신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우수한 경우라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아 경쟁률이 낮은 전형, 또는 내신 성적을 많이 보지 않는 논술전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단, 이 경우 6월 모의평가 성적‘만’ 좋아서는 안 된다. 지난 3, 4월 학평, 그리고 사설 모의고사 성적까지 고려해 성적이 안정궤도에 올랐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최종 결정한다. 

이때 모의고사 성적보다는 내신 성적이 더 좋은 수험생은 학생부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으로는 중상위권 대학이나 지방 소재 대학이 모집규모가 커 더욱 유리하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에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지원하고자 한다면 선발하는 대학이 매우 적고, 그만큼 합격 커트라인 역시 매우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우수한 학교생활기록부를 겸비하고 있는지, 선배들의 해당 대학 합격 실적은 어떠한지도 함께 파악해보아야 한다. 

- 대학 설정
수시 주력 전형을 결정했으면 다음으로 대학을 추려본다. 6월 모의평가 성적을 토대로 수능 성적을 예측하고, 정시 지원 대학 가능 선을 설정하는 것이 먼저다. 특히 정시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보다 너무 낮은 대학에 수시로 지원하면 ‘수시 납치’를 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에 합격하면 무조건 진학해야하며, 정시 지원 기회가 박탈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다음으로 6월 모의평가 결과를 통해 따져봐야 하는 건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이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스펙이나 대학별고사 성적이 얼마나 뛰어나든 바로 불합격된다. 반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면 실질 경쟁률이 낮아지고 그만큼 합격 가능성은 높아진다. 따라서 6월 모의평가 성적을 토대로 수능 성적을 예측,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을 냉철하게 따져보며 지원 여부를 고려한다. 

- 수시 준비/수능 대비 적절한 시간 안배
수시 대비와 수능 대비에 각각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수시 대학별고사의 중요도와 난이도에 따라 대학별고사 준비에 적절한 시간을 투자하되, 수능 준비는 끝까지 놓아서는 안 된다. 대학별고사 준비도 중요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다른 학생들과 경쟁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기 때문. 혹시 수시 6광탈 할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수능은 절대로 놓아서는 안 되는 끈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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