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식물애호가들을 위한 반가운 책이 나왔다. 바로 ‘식물의 이름’을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는 작고 예쁜 책 '정원사를 위한 라틴어 수업(원제: A Gardener’s Latin)'이다. 

“정원사를 위한 라틴어 수업”이라는 제목에 ‘식물의 이름과 라틴어가 무슨 상관이지?’ 하고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겠다. 세상 사람들에게 자기만의 이름이 있듯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꽃과 나무도 제각기 이름이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런데 같은 식물이라도 나라와 장소에 따라 각기 다르게 부른다면 어떨까? 소통의 차원에서 혼란스럽고 그 이름이 무색해질지 모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언어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소통 가능한 식물의 고유한 이름,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기억해두면 좋은 사실로 식물 학명은 한글도, 영어도, 아프리카어도 아닌 ‘라틴어’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식물의 학명(속명과 종명), 라틴어 이름 속에는 식물이 발견되는 장소, 꽃이 피는 시간, 색깔과 질감, 나뭇잎의 무늬, 향기와 맛, 자생지, 처음 발견한 사람 등 매우 유용한 정보들이 숨겨져 있다. 라틴어 이름을 처음 접하면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그 속의 핵심 단어의 뜻만 알면 난해하고 발음하기 힘든 이름도 쉽게 이해가 되고, 그를 통해 식물의 다양한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디기탈리스(Digitalis purpurea)는 ‘보라색’이라는 뜻을 품고 있고, 제라늄(Geranium sanguineum)의 라틴어 이름 중 sanguineum은 ‘핏빛’을 의미한다. 또한 학명에서 infestus로 끝나는 식물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히 식물의 학명을 사전식으로 나열해놓은 것이 아니라 수많은 라틴어로 된 식물 용어의 기본 의미와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리처드 버드 지음|이 선 옮김, 16800원) 

<책 속으로>
“이름은 소통을 위한 명칭으로, 사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또한 이름은 그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꽃과 나무도 제각기 이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같은 식물이라도 나라와 장소에 따라 각기 다르게 부른다면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식물별로 단 하나의 이름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이다. 학명은 언어와 국경을 넘어 소통하기 위한 공통분모이자 고유한 이름으로, 18세기에 체계화되면서 세계 공통의 표준어가 되었다. 이 책은 정원사뿐 아니라 식물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식물에 관한 한 세계 공통어인 라틴어를 통해 식물의 특성과 이름의 유래를 알게 되고, 그에 얽힌 역사와 문화에 눈뜨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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