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실제 응시자 1만4892명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올해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이하 PEET)은 8월18일 실시된다. 원서접수는 19일부터 내달 2일까지다. PEET는 현 2+4 체제의 약대 입시에서는 응시가 필수지만 사실상 2023학년까지만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약대 학제개편 방안’에 따라 2022학년부터 약대에서 고졸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약대는 현행 2+4년제와 통합6년제 중 학제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약학계열 전반에서 6년제에 대한 지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6년제로의 전환으로 평가된다. 현 2+4년제는 다른 학부(학과)로 입학해 최소 2년 이상의 기초교양교육을 이수한 후에야 약대에 편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학문 약화/중도탈락생 증가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던 까닭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2022학년부터 6년제가 시행되면 현재 시행 중인 2+4년제는 2023학년까지 지속된 후 사라질 수 있다. 3학년을 선발하는 2+4년제의 특성 상 2023학년까지는 선발이 이어져야 6년제 선발에 따른 약사인력 배출 공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2학년 6년제 신입생이 배출되는 해는 2028년이며, 2+4년제로 2021학년입학하는 학생들의 배출 년도는 2025년이기에 2026년과 2027년의 공백을 막기 위해선 2+4년제와 6년제가 2년간 공존해야만 한다. 물론 2+4년제를 유지하는 약대가 나오는 경우 2+4년제의 명맥은 2023학년 이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이하 PEET)은 8월18일 실시된다. 원서접수는 19일부터 내달 2일까지다. /베리타스알파DB

<PEET 8월18일.. 접수 7월2일까지>
한국약학교육협의회(이하 약교협)가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공지한 '2020 PEET 시행 공고'에 따르면, 올해 시험은 8월18일 오전9시부터 오후3시35분까지 실시된다. 수험생은 당일 오전8시30분까지 입실해야 한다. 원서접수 기간은 19일 오전9시부터 7월2일 오후6시까지다. 접수는 PEET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 마지막날을 제외하고는 기간내 24시간 접수할 수 있다. 응시수수료는 16만60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시험 지구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전주 총6개 지구이며 수험생은 원서접수 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반드시 선택한 지구에서만 시험응시가 가능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영역별 시험 시간은 1교시(오전9시~10시15분) 화학추론(일반화학) 25문항 75분, 2교시(오전10시40분~11시40분) 화학추론(유기화학) 20문항 60분, 3교시(오후12시55분~1시55분) 물리추론 20문항 60분, 4교시(오후2시20분~3시35분) 생물추론 25문항 75분이다. 3영역 4과목의 총90문항을 270분 동안 해결하는 방식이다.

문제와 정답은 시험 종료 후 24시간 이내 PEET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최종 확정 정답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 접수/심사 후 공개한다.

성적 통지는 PEET 홈페이지를 통해 9월18일 오전10시 이후 이뤄진다. 성적 표시는 영역(과목)별로 표준점수와 표준점수에 해당하는 백분위를 제공한다. 표준점수와 백분위는 소수 첫째 자리까지 표기하며 총점은 제공하지 않는다. 

<지난해 PEET 응시자 소폭감소 불구 약대 경쟁률 상승>
지난해 약교협이 공개한 2019 PEET 채점결과에 따르면 2019학년 응시자는 1만4892명으로 2018학년 1만5107명보다 줄었다. 응시자가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그 폭이 크진 않았던 영향으로 지난해 약대 경쟁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PEET응시인원은 2009학년 2+4체제 전환 이후 실시한 첫 시험인 2011학년 1만47명이 응시한 이후 2012학년 1만2194명, 2013학년 1만3142명, 2014학년 1만4330명, 2015학년 1만4706명, 2016학년 1만4759명, 2017학년 1만5206명, 2018학년 1만5107명, 2019학년 1만4892명의 추이다. 2018학년부터 소폭 줄긴 했지만 그 전부터 이어온 상승세가 더 큰 모습이다. 

지난해도 공학 전공자의 응시인원이 가장 많았다. 4160명(27.9%)이 응시해, 생물학 3742명(25.1%)을 제쳤다. 이어 화학3062명(20.6%) 자연1149명(7.7%) 기타1135명(7.6%) 인문/사회752명(5.1%) 의약학462명(3.1%) 농학430명(2.9%) 순이다. 

지난해 전국 35개 약대 경쟁률은 상승했다. 정원내 전형 기준 1693명 모집에 1만487명이 지원해 6.19대1의 경쟁률이었다. 일반전형만으로 살펴봐도 상승했다. 35개약대에서 1434명 모집에 8993명이 지원해 6.27대1의 경쟁률이다. 2018학년 경쟁률은 5.79대1(모집1435명/지원8302명)이었다.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약대는 차의과학대였다. 30명 모집에 785명이 지원해 26.17대1의 경쟁률이다. 차의과학대는 1단계에서 PEET성적을 활용하지 않아(2단계에서 활용) 매년 약대 수험생들에게 높은 인기다. 

지역인재 전형은 253명 모집에 1420명이 지원해 5.61대1의 경쟁률이었다. 2018학년 5.4대1(252명/1361명)에 비해 역시 상승했다. 최고경쟁률은 인제대(나군)다. 4명 모집에 47명이 몰려 11.75대1의 경쟁률이었다. 지역인재 중에서는 10대1의 경쟁률을 넘기는 유일한 대학이었다.

<2022 약대 ‘6년제 도입’>
현 고1 입학하게 될 2022학년부터 약대에서는 고졸 신입생을 선발한다. 약대는 현행 2+4년제와 통합6년제 중 자유롭게 학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 2+4년제는 대학교육을 2년 이상 이수한 후 약대에 편입해 4년의 전공교육을 이수하는 체제인 반면, 6년제는 고졸신입생을 선발해 6년간 교육하는 체제다. 

약대에 6년제와 2+4년제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한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6년제 전환’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약학계열 전반에서 6년제에 대한 지지가 높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입법예고 당시 진행한 의견조사에서도 모든 약대가 6년제 전환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대에서 6년제 전환을 지지하는 것은 현행 ‘편입’ 형태의 2+4년제가 다른 학문을 황폐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특히 약대와 관련성이 높은 화학/생물계열 자퇴인원이 정원의 20% 이상인 곳은 15개교 31개학과에 달했다. 

약대가 마지막으로 고졸 신입생을 선발한 것은 2008학년이다. 당시 교육부는 약사 전문성 강화, 기초/소양교육 필요성, 진로 선택 기회 등을 이유로 약대 수업연한을 4년에서 6년으로 늘리며 2+4년제를 2009학년 전면 도입해 2011학년부터 실시했다. 약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다른 학부(학과)로 입학해 최소 2년간 기초/교양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PEET를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4년의 전공 교육과정을 거친 후 약사시험에 합격하면 약사 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약대가 고졸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서 2022학년 대입은 유례없는 혼란의 해가 될 전망이다. ‘의치한’의 아성이 굳건한 가운데 약대까지 합류할 경우 자연계열 최상위 지형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4체제 부작용 심각>
현행 2+4체제가 비판을 받은 이유는 이공계/자연계열 전공자들이 약대로 몰리는 쏠림현상과 함께, 기초학문 약화, 수도권 대학 이탈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박경미(더불어민주)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6학년 약대 입학생의 55%가 화학 생물학 수학 등 자연계열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자연과학계열 학생 상당수가 약대 입시에 뛰어들어 기초학문 분야가 붕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약대 입시생 증가는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치의학전문대학원)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의전원/치전원 체제와 달리 약대 입시는 학사편입학 형태로 이뤄져 자연계열학생들의 이탈이 가속화된다는 분석이다. 

대학 2학년을 마친 후 학사편입 방식으로 약대에 입학하는 탓에, 화학계열 이공계열 생명과학계열에서 휴학생과 중도탈락생(자퇴/제적) 등 ‘이탈학생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약교협이 2016년 발간한 ‘6년제 약학교육의 학제 변화 연구 보고서’에서도 학생 이탈 증가 현상이 드러났다. 약교협은 수도권 주요 11개 대학의 화학과 자퇴율이 약대 2+4체제 시행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9년 2.2%에 불과하던 자퇴율은 2011년부터 매년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2년 전 수도권의 한 대학 교수가 작성한 '민폐만 끼치는 기형적 약대 입시'라는 기고가 교수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약대입문자격시험인 PEET가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매년 이어졌다. PEET 시험과목은 일반화학추론 유기화학추론 물리추론 생물추론 등 4과목으로 나뉜다. 시험 난도는 이과계열 입시 가운데 의/치전원 입학을 위해 치르는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MDEET), 5급 기술고시, 변리사 시험 다음으로 어렵다는 게 일반적이다. 화학 생물 물리 등 대학에서 관련 선수과목을 충실히 들었더라도 시험 특성 상 독학으로 고득점을 받긴 힘들다. PEET 자체가 자격시험의 역할보다 변별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 난도가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교육에 의지해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대다수다. 2014년 약교협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대 학생의 53%가 6개월이상 PEET전문학원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1년이상 사설 강좌를 수강했다고 답한 학생도 2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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