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글솜씨보다 구체적 내용 중요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성균관대는 수험생들의 큰 관심을 받는 대학인 만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정보제공에도 적극적이다. 설명회/간담회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입학정보(Kingo)책자 제작, 안내동영상 게재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베테랑 입학사정관들이 학종 안내에 나서고 있다. 해마다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주요지점들을 정확히 짚어내고 알맞게 정보를 공개하는 전문성도 돋보인다. 올해도 성균관대 권영신 책임입학사정관이 성균관대 학종 자기소개서(자소서) 작성과 면접 키 포인트를 전한다.

성균관대는 1398년에 출발, 올해 건학 621년을 맞는 민족대학이다. 조선시대 성균관의 명맥을 이어온 성균관대는 이제 ‘글로벌 리딩 대학’을 겨냥하고 있다. 사진은 성균관대 명륜당. /사진=성균관대 제공

<자소서 작성 키 포인트>
권영신 책임입학사정관은 우선 “자소서는 백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자소서만 잘 쓰면 유리하거나 합격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다. 입학사정관들이 평가하는 것은 글 솜씨가 아니라 지원자의 활동과 실적, 역량과 잠재력이다. 중요한 것은 화려한 미사여구와 문장력이 아니라 활동의 구체적 내용인 것이다. 글 솜씨는 맞춤법 준수와 문법에 맞는 문장 정도면 충분하다.”

수려한 문장보다는 “진정성과 열의가 느껴지도록 자신의 활동을 꼼꼼히 정리해 서술할 것”을 조언한다. “자소서를 읽다 보면 대학 진학에 대한 열의가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긴 어렵기 때문에, 진심 어린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활동을 수행했고 그러한 활동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또 활동의 결과 느낀 점은 무엇인지 등을 차근차근 정리하며 서술해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단 모든 활동 내용을 나열할 필요는 없다. “지원자들은 고교 기간 동안 많은 활동을 수행한다. 자소서에 활동을 하나라도 더 적고 싶어하는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러다 보면 활동을 나열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활동내용을 단순 나열할 경우, 각각의 활동 속에서 학생이 느끼고 배운 점이 무엇이며, 의미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는다. 활동 속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본인에게 의미 있는 내용 위주로 작성한다면 학생부에 있는 내용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

진로희망의 일관성 역시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밝혔다. “진로희망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등학교 단계는 진로탐색기간이다.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실제로 진로희망과 다른 전공을 지원하는 경우도 꽤 있다. 성균관대는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서 융합전공 복수전공 연계전공 등의 기회를 통해 다양한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진로희망이 바뀌는 것에 대해 저평가하지 않으며, 학생들이 진로탐색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수시를 앞두고 급하게 자소서를 작성하기보다는 미리 작성해 보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성균관대는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자소서 모의작성이 가능하다. “입학처 홈페이지 메뉴 ‘수시-학생부종합전형’에서 2020학년 양식에 맞춰 자소서를 미리 작성해 볼 수 있다. 양식에 맞게 글을 쓰고 충분한 퇴고를 거쳐 완성도 있는 자소서를 작성해보길 권한다.”

자소서는 기존의 합격사례를 모범답안으로 참고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을 담은 내용이 중요하다. “자소서는 대교협 공통문항 1~3번을 그대로 따른다. 4번 문항은 본인의 성장환경, 지원동기와 진로를 위한 노력,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 유무형의 콘텐츠 가운데 하나의 주제를 골라서 1000자 이내로 기술하면 된다. 학생의 특징과 활동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항목을 골라 작성할 수 있다. 문항에 따른 유불리는 없다. 유의사항은 ‘베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 3년간 대한민국 모든 대학에 접수됐던 자소서를 포함한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유사도 검색 시스템이 검증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색깔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자소서 작성 시 ‘이것만은 피하자’>
권 책임입학사정관은 자소서 작성시 반드시 피해야 할 내용도 전달한다. ‘쓰지 말라’는 내용을 쓴 자소서는 그 자체로 불합격을 부르기 때문이다. “아직도 개인적인 역량을 강조하기 위해 간혹 자소서에 토익/토플 등 공인어학성적이나 경시대회, 올림피아드 등의 수상 실적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 자소서 상 공인어학성적 또는 수학/과학/외국어 교과가 명시된 외부 수상실적이 작성된 경우, 0점 또는 불합격 처리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동일한 맥락에서 권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종 자소서에는 논문, 학회지 등재, 도서 출판, 특허 관련 내용, 해외 활동 실적 등은 작성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자소서는 공교육 내에서 이루어진 활동을 작성하는 취지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부모 및 친인척의 실명 또는 직업을 작성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작성 내용을 통해 부모 및 친인척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직업을 암시하는 내용을 기재할 경우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심한 과장도 지양해야 한다. “자소서에 기술된 사항은 어디까지나 본인이 직접 활동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작성해야 한다. 표절, 대리작성, 허위사실 기재 등 기타 부정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불합격, 또는 합격 이후라도 입학이 취소 처리될 수 있다. 추후 사실 확인을 요청할 경우 지원자는 이에 대한 소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면접 준비 키 포인트>
면접은 학종 학과모집 전형의 일부 학과(의예, 교육학, 한문교육, 수학교육, 컴퓨터교육, 스포츠과학)에서만 실시된다. 그 외 학과는 면접 없이 서류평가만으로 선발하고 있다. 면접 해당학과 지원자들은 권 책임입학사정관의 면접 조언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성균관대 면접은 제출서류를 통해 진행하는 인적성 평가다. 권 책임입학사정관은 “면접은 학업역량을 평가하는 교과형 면접이 아닌, 지원자의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하는 인적성 면접이다. 교과와 관련된 제시문을 제공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출제범위와 난이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며 “면접은 학생의 학생부와 자소서에 기재돼 있는 내용 중 학생에게 궁금한 사항을 묻거나, 대화를 통해 학생의 특징과 품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지원 학과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있는지, 예비 의료인/교사/전문가로서 자질 및 발전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단 의예과에서 실시하는 다중미니면접(Multiple Mini Interview, MMI)은 수험생이 4개의 면접실을 돌아다니며 제시문 기반 면접과 서류 기반 면접을 함께 치르게 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다중미니면접도 윤리의식 등 인적성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제시문이 주어진다고 해서 ‘정답’을 요구하는 교과방식은 아니다. “의학계열만큼은 성적 중심의 입시보다 의사에 합당한 인격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통상 하나의 면접실에서 진행하는 단발성 면접과 달리, 수험생이 여러 면접실을 순차적으로 이동하면서 진행되는 형식이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대처와 제시문 분석 등을 통해 수험생의 인격적인 측면을 평가한다.”

면접준비를 위해 권 책임입학사정관은 “제출서류 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면접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출서류에 기재돼 있는 내용을 차근차근 살펴보고 본인의 경험과 활동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어 보는 것이다. 별도의 시간이나 비용을 들이기보다는 공부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등학교 때는 어떠했고, 대학에 가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말하기 연습도 중요하다. “친구들이나 선생님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말하는 상황에 자주 노출되지 못한 경우,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도 요구된다. “면접평가에는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고 의사를 전달하는 능력과 면접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까지를 포함한다. 지원 학과에서 학업을 수행하고 싶다는 열의, 자신감 있는 말투와 최선을 다하려는 자세, 공손한 태도와 밝은 표정은 면접위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비결이다.”

블라인드 면접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성균관대는 보다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면접시험을 볼 때에는 수험생의 이름, 출신고교 등이 드러날 수 있는 교복, 사회/경제적 지위를 직간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복장 및 장신구 등은 착용을 금지한다.”

<대표적인 실수에 대한 조언>
권 책임입학사정관은 자소서 작성과 면접에서 수험생들이 자주하는 실수도 짚었다. 우선 자소서 최종확인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지원자들이 간혹 자소서에 지원하는 대학교 이름, 지원하는 학과 등을 잘못 적기도 한다. 여러 장의 원서를 작성하다 보니 생기는 실수인 만큼,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좀 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오탈자, 띄어쓰기 등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므로 제출 전 다시 한 번 확인하길 바란다.”

면접 전, 학생부와 자소서 내용 꼼꼼히 숙지하는 것도 강조한다. “자신의 제출서류에 기반한 내용을 질문했음에도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이 있다. 이런 경우 활동 내용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서류를 제출했다고 끝이 아니라 면접 준비를 위해서는 학생부와 자소서를 몇 번씩 반복적으로 읽고 숙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면접 시, 자신감 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임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교수 앞에서 처음 면접을 실시하다 보니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면접 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감과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부모님과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임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평소에 거울을 보면서 표정과 어투, 발성 등을 연습하거나 부모님과 친구들 앞에서 말하기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전 안내사항은 꼭 숙지해야 한다. “해마다 면접이나 논술 전형 진행 시 수험표, 신분증 등 사전 안내사항에 공지된 준비물들을 잊고 가져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블라인드 면접 실시에 대해 사전 공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출신 고교 교복 등을 입고 오는 경우도 있다. 사전 안내사항 등을 반드시 숙지해 불필요한 사항으로 인해 본인에게 불리한 요소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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