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전공 이공계열 45.4% '최다'..상경 인문사회 순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올해 기준 코스닥상장법인 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닥협회가 상장법인들의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 CEO가 2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는 지난 7년간 매년 1위를 차지하며 다른 대학들을 압도하고 있다. 연세대가 107명, 한양대가 76명으로 톱3를 형성했다. 뒤를 이어 고려대 70명, 중앙대 40명, 서강대 34명, 성균관대 31명, 경북대와 영남대 27명, 인하대 24명 등으로 상위권이었다. 올해 4월26일 기준 사업보고서에 출신대학을 밝힌 1020명의 코스닥상장법인 CEO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다. 코스닥협회는 2017년까진 상위6개대학의 순위만을 공개했었지만 지난해부터 10개교까지 순위 확대해 공개하고 있다.

평균 연령과 가장 많은 출신대학/전공계열을 기준으로 코스닥협회가 밝힌 CEO들의 평균 모델은 ‘55.2세의 서울대 이공계열’로 나타났다. 코스닥이 벤처기업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공계열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CEO들 가운데 가장 많은 45.4%가 이공계열 출신이었다. 상경계열 38.5%, 인문사회계열 8.5%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학과를 기준으로 할 경우엔 경영학 전공자가 전체의 28.3%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상경계열의 경우 출신학과가 경영학에 집중된 반면 이공계열은 CEO들이 다양한 학과에 분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공계열이 강세를 보이는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거둔 대학들 중에는 막강한 ‘이공계 경쟁력’이 돋보이는 대학들이 많았다. ‘한양공대’로 이름이 높은 3위 한대와 10위에 안착한 인하대가 특히 공대의 위상이 높은 대학들로 손꼽힌다. 상대적으로 정원 규모가 적은 서강대는 상경계열의 뛰어난 역량을 바탕으로 불리한 조건에서도 올해 순위 상승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기준 코스닥상장법인 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닥협회가 상장법인들의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 CEO가 2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는 지난 7년간 매년 1위를 차지하며 다른 대학들을 압도하고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7년간 1위’ 서울대 19.6%.. 연대 한대 고대 중대 순>
코스닥협회가 22일 코스닥상장법인 1331개사의 사업보고서를 기반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가장 많은 수의 CEO들이 서울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200명의 CEO를 배출해 전체 조사대상 가운데 19.6%의 비율을 차지했다. 코스닥 CEO 1594명 중 출신대학을 기재한 1020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서울대 출신 CEO는 지난해보다 16명이 늘면서 비중도 19.4%에서 19.6%로 확대된 모습이다. 특히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년동안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서울대에 이어 코스닥 CEO를 많이 배출한 대학은 고려대 서울대와 더불어 ‘SKY대학’으로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연세대였다. 연대는 107명의 CEO를 배출해 10.5%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9명 늘었다.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 CEO 10명 가운데 1명은 연대 출신인 셈이었다. 다음으로 많은 CEO가 나온 대학은 한양대였다. 한대는 7.5%인 76명의 CEO를 배출해 상위 3개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70명의 CEO를 배출한 고려대는 6.9%의 비율로 한대의 뒤를 이었다. 톱5의 마지막은 40명의 CEO가 출신대학으로 밝힌 중앙대였다. 전체의 3.8% 비중이었다.

올해 5위까지는 순위변동이 없었지만 지난해 6위와 7위였던 성균관대와 서강대가 자리를 맞바꿨다. 6위 서강대 34명(3.3%), 7위 성균관대 31명(3%)으로 나타났다. 공동8위인 경북대와 영남대는 각 27명(2.6%)의 CEO를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24명의 CEO가 나왔던 인하대가 2.4%의 비중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학들은 ‘이공계 강세’인 공통점이 있다. 특히 3위에 오른 한대는 '국내산업의 역군'으로까지 평가되는 한양공대의 명성이 매우 높다. 10위 인하대도 본래 인하공대로 출발했던 만큼 공대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학이다. 그밖에 연대 고대 중대 성대 등도 대외적으로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인문계열 만큼이나 막강한 공대 경쟁력을 갖춘 대학들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다른 서울권 대규모 대학 대비 정원규모가 적은 서강대의 경우 ‘서강학파’로 이름을 떨칠 만큼 뛰어난 상경계열의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이다. 2020학년 기준 공학계열 입학정원이 387명에 그쳐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대신 상경계열의 우위를 바탕으로 순위 상승을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2013-2018년 누적 순위.. 서울대 연대 한대 '3강 구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6년 동안 코스닥 CEO 출신대학 비중에서 서울대는 20% 내외를 유지하며 1위 자리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올해 역시 19.6%로 가장 많은 CEO 배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7년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뒤를 이어 2위와 3위는 연대와 한대가 경합해왔다. 다만 한 차례 한대에게 2위를 내주며 3위로 내려앉은 2015년, 공동2위로 동률이었던 2013년과 2016년을 제외하곤 연대가 우세한 모양새다. 특히 최근 3년간은 연대가 단독 2위를 놓친 적이 없다.

고대의 경우 매년 4위를 지켜왔다. 상대적으로 5위권을 형성하는 대학들과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2년간은 중앙대가 5위를 굳힌 모습이다. 이전까지 2016년과 2015년 기록했던 6위가 최고순위였지만 지난해부터 5위에 안착했다. 성대의 경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5위에 들었지만 중대가 올라선 지난해부터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2018년 6위에 이어 2019년엔 7위까지 밀려났다. 6위의 경우 지난해 서강대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전까지는 영남대와 중대가 번갈아가며 6위를 기록했었다. 2013년, 2014년과 2017년은 영남대, 2015년과 2016년은 중대의 차지였다. 지난해는 5위에서 한 계단 하락한 성대가 6위였다. 

<‘이공계열 강세’ CEO 전공분포.. 경영학 28.3% ‘학과1위’>
계열구분을 기준으로 코스닥 CEO 전공분포의 순위변동은 없었다. 이공계열과 상경계열이 다수를 차지했다. 세 번째였던 인문사회계열과의 격차도 상당했다. 학과별 순위는 경영학이 타 학과들을 압도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공계열의 경우 전공이 다양한 학과로 나눠진 반면 상경계열은 경영학과에 집중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위였던 법학이 3명이 늘면서 6위로 올라선 순위변동이 눈에 띈다. 

전공계열 가운데선 이공계열 출신 CEO가 457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업보고서에 출신계열을 기재한 1007명 가운데 45.4%의 비율이었다. 다음으로 상경계열이 388명으로 38.5%의 비중이었다. 상위 2개계열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이어 인문계열 86명(8.5%), 의/악학계열 43명(4.3%), 법정계열 23명(2.3%) 순이었다. 이공계열 출신이 절반에 육박한 것은 벤처기업 등을 중심으로 하는 코스닥상장법인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세분화된 학과별 기준으로 전공분포를 분석한 결과는 경영학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과를 밝힌 CEO 1084명 가운데 307명으로 28.3%의 비율이었다. 뒤를 이어 전자공학 64명(5.9%), 기계공학 51명(4.7%), 경제학 44명(4.1%), 전기공학 30명(2.8%), 법학 화학공학 각 23명(2.1%), 물리학 22명(2%), 공학 21명(1.9%) 순으로 나타났다. CEO 출신 비중이 가장 높은 이공계열은 다양한 학과로 나눠지는 만큼 인원수가 분산된다. 상대적으로 학과의 구분이 적은 상경계열 경영학의 순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대입잣대 활용’ CEO 출신대학 순위.. ‘기업특성 명확히 파악해야’>
코스닥 CEO 출신대학 순위의 경우 결과해석에 유의할 부분이 있다. 전체 1594명의 코스닥상장법인 CEO 가운데 36%에 달하는 574명이 출신대학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기재 사례 대부분은 고졸 인원들로 추정된다. 실제로 전체 1594명의 코스닥 CEO 가운데 최종학력을 고졸로 밝힌 인원은 1.3%인 18명에 불과하다. 결국 미기재 인원으로 인해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셈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체 코스닥 CEO 최종학력에서 대졸이 46.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석사 22.5%, 박사 15.5% 순으로 이어졌다. 출신대학을 기재한 인원 가운데서도 기타대학의 비중이 37.7%인 점도 주의가 필요하다. 다수의 해외대 출신들이 기타대학으로 분류됐을 가능성도 높다.

다른 CEO 출신대학 순위와 차이점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5년 7월부터 올해 1월18일까지 현직 CEO 642명의 출신학교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매긴 500대 기업 출신대학 순위의 결과는 이번 순위와 다르게 나왔다. 서울대 출신 CEO가 117명(20.8%)으로 가장 많아 1위였고 고대 60명(10.7%), 연대 50명(8.9%), 성대 34명(6%), 한대 30명(5.3%) 순으로 톱5를 차지했다. 이어 서강대 19명(3.4%), 부산대 17명(3%), 한국외대 15명(2.7%), 중앙대 12명(2.1%), 동국대 경북대 각 11명(2%), 영남대 전남대 각 10명(1.8%), 경희대 9명(1.6%), 건국대 인하대 각 8명(1.4%), 단국대 동아대 충남대 각 7명(1.2%), 숭실대 6명(1.1%) 순이었다. 한대와 중대의 경우 코스닥 CEO 출신대학 순위가 500대 기업 순위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고대와 성대 등은 반대의 양상이 확인된다. 

순위가 달라지는 이유는 기업의 특성 때문이다. 코스닥은 주로 중소기업의 자금창구 역할을 하는 만큼 규모가 작은 기업과 벤쳐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상대적으로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공계 성향의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코스닥에 상장하는 편이다. 결과적으로 공대출신의 CEO들이 다수 배출되면서 이공계열에 강세를 보이는 대학들의 순위가 높아진다. 반면 국내 500대 기업 순위이 경우 전반적으로 코스피에 상장된 규모가 큰 기업들 위주다. 1,2차 산업과 중공업계열의 대규모 기업들이 대부분 코스피에 속한다. 대기업의 경우 경영의 탁월한 전문성을 지닌 CEO를 필요로 하는 만큼 상경계열 출신이 각광받는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와 성대 등 상경계열에 강점이 있는 대학들의 순위가 500대 기업 순위에서 보다 높아진 것이다.

CEO 출신대학 순위는 조사대상인 CEO들의 연령이 55세가 넘는 경우가 많아 과거 대학 선호도를 엿볼 수도 있다. 단적으로 경북대나 부산대와 같은 대표적인 지역거점국립대는 물론 영남대나 동아대 등 지방 사립대도 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권으로의 집중 현상이 극대화되며 ‘인서울 대학’이 지역거점국립대를 능가하는 인기를 구가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이후의 일이다. 1982학년부터 90년 초반까지는 지금과 달리 학력고사 체제였으며, 지방 소재 대학들의 인기가 지금처럼 낮지 않았다. 관련된 여러 조사에서 CEO들의 출신대학이 상대적으로 다양하게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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