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동아대학교(총장 한석정)는 인공지능(AI) 기반 머신러닝과 딥러닝 분야 세계적 석학인 김성훈(성킴) 홍콩과학기술대학교(이하 홍콩과기대) 교수 초청 강연을 지난 24일 개최했다.

이날 강연은 동아대 학생과 교·직원을 비롯해 부산‧경남지역 대학생, 고등학생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전문가의 강연 소식을 듣고 모여든 400여 명의 청중으로 성황을 이뤘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Software 2.0 x Education 2.0’이란 주제로 새로운 방식의 인공지능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놨다.

미국 유수 대학의 요청을 뿌리치고 지난 2009년부터 홍콩과기대 교수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그는 특히 지난해엔 네이버에 전격 영입돼 화제가 됐다. 네이버 클로바 AI리더를 맡아 차세대 인공지능 서비스 연구와 개발을 이끌고 있는 김 교수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Clova, Cloud virtual assistant)’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와 미래 발전상을 제시했다.

그는 “딥러닝을 접목한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기존에 성우가 녹음할 때 20시간 걸리던 작업이 4시간으로 줄었다”며 “앞으로 작업시간은 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며 인공지능 음성을 반복해서 들어도 어색하지 않도록 톤을 입히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음성인식이 가능한 노이즈 제거 기술, 여러 명이 말해도 특정 한 사람의 입술을 읽어 말을 알아듣는 ‘립러닝’ 기술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음성인식뿐만 아니라 이미지‧텍스트‧얼굴‧모션 인식 등 사람의 오감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될 정도로 딥러닝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다 캐치할 수 있을지, 또 당장 서비스로 발전시키려면 연구로만 끝날 게 아니라 많은 엔지니어가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런 기술들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컴퓨터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강연자 1명이 여러 사람에게 강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의 교육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문 세례에도 김 교수는 특유의 위트와 전문성으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철학과 끊임없는 자기계발 의지를 드러냈다. ‘공부나 연구를 하다가 한계에 부딪힐 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질문에 김 교수는 “가장 빠르게 푸는 방법은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교수님이나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쓸 데 없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엔 “모든 것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단어는 바로 ‘호기심’”이라며 “궁금해서 잠이 안 오면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때로는 궁금하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러면 궁금해 하면 된다. 계속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계속 발전해 진짜와 가짜를 정말 구분할 수 없게 돼버리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예측할 수 없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때가 오면 예측이 안 되는 일, 그런 일을 하는 사람, 그런 걸 만들어내는 사람이 진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초창기 한글검색엔진 ‘까치네’ 개발, 삐삐와 휴대폰으로 메일 도착을 알려주는 ‘깨비메일’ 개발, 소프트웨어공학 분야 세계 최고 학회 우수논문상 4회 수상, ‘ICSME 2018 Most Influential Paper Award(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상)’ 수상 등 이미 많은 업적을 이룬 그에게 한 청중이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란 질문을 하자 그는 “아직 무언가 하나라도 끝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등산을 하는데 정상인 것 같아 올라갔다 싶으면 계속 그냥 봉우리 중 하나인 느낌이 든다”며 “좋은 사람들과 재밌게 일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동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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