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원서접수 100일 앞으로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수시원서접수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수험생들은 어떤 기준으로 수시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할까. 수시지원의 기회는 단 6장으로 제한된 만큼, 한정된 기회로 최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꼼꼼히 체크포인트를 따져봐야 한다.

다음 달 치러지는 6월모평 결과도 참고사항 중 하나다. 수능 예비시험의 성격도 있지만, 수시 지원을 앞두고 본인의 실력을 가늠해 볼 기회이기 때문이다.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사례도 많은 만큼, 본인의 지원 희망 대학의 수능최저를 만족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 다만 수능에 대한 대비가 완성되지 않은 시기인 만큼 무조건적으로 6월모평 성적에 기대기보다는, 실제 수능까지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 예측해봐야 한다. 

본인에게 적합한 전형별 특성을 따지기에 앞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대학별고사일정의 중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수시지원 횟수의 제한이 없다면 여러 대학에 지원했다가 상황에 따라 응시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지원횟수가 6회로 제한된 상황에서는 단 한 번의 기회도 허무하게 날려선 안 되기 때문이다. 대학별 일정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은 수험생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수시원서접수를 목전에 두고 서둘러 지원전형을 선택하기보다는, 대학별 전형특성을 미리 꼼꼼히 따져 수시접수 6장의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 6월/9월모평 활용>
일정 중복여부를 확인했다면, 전형별 특성 중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수능최저다. 아무리 전형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더라도 수능최저 적용 전형에서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허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학별고사에 자신이 있더라도 수능 성적에 자신이 없다면 수능최저 적용 전형에 지원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봐야 한다. 

2020수시에서 상위대학(17개대 2020전형계획 기준)의 수능최저 적용 선발비율은 40.1%로 나타났다. 연세대 서강대 한국외대 등 수능최저를 전면/일부 폐지하면서 지난해보다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비중이다. 

자연계열 수험생에 선호도가 높은 의학계열에서는 중요도가 더욱 강조된다. 의대77.6% 치대74.3% 한의대84.4% 수의대69% 등으로 월등히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높은 선호도로 우수자원이 몰리는 모집단위인 만큼 수능을 통한 학업역량 검증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형유형에 따른 차이도 있다. 수능최저의 영향력이 가장 큰 전형은 교과전형이다. 교과는 학생부교과성적100%의 일괄합산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아, 수능최저를 통해 학력수준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치대 의대 한의대에서는 교과에서 100% 수능최저를 적용하며, 의대도 90.2%에 이르는 수준이다.

논술 역시 수능최저 영향이 높은 편에 속한다. 한의대 수의대는 논술에서 모두 수능최저를 적용하며, 의대는 95.3%, 치대는 58.3%로 적용한다. 논술은 매년 폭발적인 경쟁률을 기록하지만 수능최저충족률을 따져보면 실질경쟁률이 훨씬 낮아진다. 수능최저만 만족한다면 추가합격의 기회를 노려볼만한 대표적인 전형이다. 

반면 학종은 수능최저 적용비율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수능 내신 등의 정량적 요소보다는 학생부 자소서 등 평가서류의 정성평가를 통해 선발하는 특징 때문이다.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중점으로 평가한다는 취지다. 이미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이 많아 폐지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2022대입개편 결과 수능최저는 현행대로 대학자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반면 수능최저와 거리가 먼 전형은 특기자다. 모든 대학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특정분야에 뛰어난 강점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전형인 만큼, 수능성적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탐구영역에 유독 자신이 없거나 탐구를 수능최저에 적극 활용하고 싶은 경우라면 수능최저에서 탐구를 1과목만 반영하는 대학도 고려해볼만 하다. 탐구를 1과목 적용하는 전형은 이화여대 미래인재/논술, 홍익대 학교생활우수자/미술우수자/교과우수자/학생부적성/논술, 서울시립대 학생부교과, 숙명여대 학생부교과/논술우수자, 건국대 KU논술우수자, 경희대 논술우수자, 동국대 논술우수자, 서강대 논술 등이다. 

제2외국어/한문으로 탐구1과목을 대체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제2외/한문을 소위 ‘보험’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우다. 탐구2과목 중 하나에서 실수하더라도 만회할 기회로 쓸 수 있다. 특히 탐구는 과목 난도 변동이 잦아 안정적인 등급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다. 제2외/한문으로 탐구1과목을 대체할 수 있는 전형은 경희대 논술우수자, 성균관대 논술우수, 이화여대 논술 미래인재, 인하대 학생부교과, 중앙대 학생부교과 논술, 한국외대 논술 등이다.

수능최저 적용 전형을 피하는 방법도 있지만, 역으로 수능성적에 자신있다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 오히려 합격가능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최종합격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매년 꽤 발생하기 때문에 추가합격을 노리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무턱대고 추가합격을 노리는 상향지원보다는 작년 입시결과 등을 참고해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점쳐보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잣대는 6월/9월모평 성적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주관하고 반수생/재수생까지 합류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다만 6월모평의 경우 전범위 출제가 아니며 실제 수능까지 시간이 더 남아있는 만큼 성적 변동의 가능성을 고려해 참고해야 한다.

<전형별 특성 꼼꼼히 따져야.. 세부 체크포인트>
보다 세밀한 지원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체크포인트 역시 중요하다. 학종/교과/논술로 전형이 나뉠 뿐만 아니라 각 전형마다도 전형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학종의 경우 면접유무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성실한 교내활동을 통해 알찬 학생부를 가지고 있더라도 유독 면접에 자신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종의 경우 사실확인, 인성 검증 등의 이유로 면접을 실시하는 경우가 다수지만 면접 미실시 전형도 있다. 동국대 학교장추천인재, 서강대 종합형/학업형/SW우수자, 성균관대 계열모집/학과모집(의대 등 제외), 숙명여대 숙명인재Ⅰ(서류형), 이화여대 미래인재, 인하대 학생부종합(학교장추천), 중앙대 다빈치형인재/탐구형인재/SW인재, 한양대 학생부종합(일반), 홍익대 학교생활우수자 등이 있다. 

서류의 중요도가 높은 만큼 제출서류를 확인해봐야 한다. 학생부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자소서와 추천서 등을 활용하는 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의 영향력이 가장 높지만, 학생부를 보완하는 서류를 통해 합격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여볼 수 있다. 

상위대학 중에서는 자소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보다 자소서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표적인 ‘3무학종’을 운영하고 있는 한양대와 함께 동국대와 숙명여대가 올해 자소서 미제출 학종을 운영한다. 

자소서를 제출해야 하는 대학 중에서는 추천서 제출 여부로 다시 나눠볼 수 있다. 추천서는 학생이 아닌 교사가 작성하는 서류다. 서울대 지균/일반, 고려대 학교추천Ⅱ, 연세대 활동우수형/국제형, 이화여대 미래인재, 중앙대 다빈치형인재/탐구형인재/SW인재 등에서 추천서를 필요로 한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고교연계와 서강대 종합형/학업형/SW우수자는 선택제출할 수 있다. 

교과전형은 교과성적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교과 반영방법에 따라 유불리를 가려볼 필요가 있다. 대학마다 학년별/교과별 반영비율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년별 반영비율을 설정하고 있는 곳은 고려대 학교추천Ⅰ과 인하대 학생부교과다. 두 대학은 1학년 성적의 비중이 20%로 낮은 편이다. 2,3학년 성적에 비해 1학년 성적에 자신이 없는 경우 다른 교과전형에 비해서는 유리할 수 있다. 

학년별 반영비율은 없지만 과목별 차등을 둔 경우도 있다.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나 영어의 비중을 높게, 자연계열은 수학 또는 과학에 높은 비중을 두는 경우다. 한국외대의 경우 글로벌캠 자연계열은 국어20%+수학30%+영어20%+과학30%로 수학과 과학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서울캠 전 모집단위와 글로벌캠 인문계열은 국30%+수학20%+영어30%+사회20%로 국어와 영어의 비중이 높다. 

교과 역시 드물지만 면접을 실시하는 경우가 있다. 교과전형은 지원자 간 성적 편차가 적고, 대체로 합격선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작은 점수 차이로도 합불이 갈릴 수 있다. 교과 외 반영요소를 간과하기 힘든 이유다. 고려대 학교추천Ⅰ과 이화여대 고교추천 등이 면접을 실시한다. 

<학종 공략법.. 대학별 인재상, 자소서 4번문항>
수시에서 학종의 비중이 상당해 수험생들은 학종 지원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학종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이 설명하고 있는 ‘인재상’과 대학별 특색 문항인 자소서 4번문항까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대학별 지원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길잡이이기도 하다.

인재상은 대학이 뽑고 싶은 학생을 직접적으로 나타낸 키워드다. 학종은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전형인 만큼 다른 전형에 비해 인재상이 평가요소와 연관깊다. 특히 인재상은 자소서 작성 시 유용하게 활용된다. 학생부는 평가요소에 맞춰 수정하기 힘들지만, 자소서는 다르다. 교과/비교과 영역을 아울러 쌓은 경험을 어떤 맥락으로 꿰어 보여줄지 수험생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은 대학이 선호하는 인재상을 통해 같은 경험이라도 어떤 역량을 부각해서 설명할지 방향을 잡는 것이 첫 번째다. 

대학들은 “학종에서는 현재 드러나지 않지만 장래에 발현될 능력인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대학과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인재상을 구체화하고 이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대학의 인재상은 대학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에게 기대할 수 있는 특성이며, 입학단계에서는 대학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소양을 중시한다”고 설명한다.

학종에서는 특히 자소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학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학생부가 주된 평가요소지만 자소서는 학생 스스로 작성하는 서류인데다, 약점을 보완설명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자소서 4번문항은 대학별 특색 문항으로 불린다. 1~3번문항은 대교협 공통문항으로 모든 대학이 동일하지만 4번문항은 대학별 자율문항으로 지원대학에 따라 다르게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대학 중점 평가요소를 담고 있는 만큼, 질문의 의도를 잘 파악해 작성할 필요가 있다. 

4번문항을 활용하고 있는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인하대 중앙대 홍익대 등이 있다. 4번문항은 주로 지원동기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인하대 등이 지원동기를 문항에 포함하고 있다. 동일한 4번문항을 적용하고 있는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역시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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