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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다중미니면접 7개 방 완벽 복원 및 해설[HOT ISSUE] 서울의대 다중미니면접 분석
  • 이우희 기자
  • 승인 2013.04.04 19:18
  • 호수 155
  • 댓글 0

2013학년 서울대 다중미니 면접은 총 7개의 방에서 70분 간 진행됐다. 교수와 대면하고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면접실은 6개였지만 제시문을 해독하고 정리하는 방이 하나 더 있었다. 각 방의 주제는 서로 달랐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됐다. 6개의 면접실은 자기소개서 면접방(1개), 제시문 해독 및 프레젠테이션방(2개 방이 서로 연결), 상황면접방(3개), 연극면접방(1개)으로 구성됐다. 각 방에는 전공 교수 2명이 앉아 수험생을 맞이 했다. 면접 시간은 정확히 10분이었으며 방송으로 시간을 통제했다.

면접방의 순서는 조마다 달랐다. 지원자들은 6명이 한 조로 묶였고 각 조는 서로 다른 방에서 면접을 시작했다. 서울의대 13학번 A양은 당시 첫 방으로 연극면접방이 걸려 크게 당황했다. A양은 “당시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면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13학번 B군은 자기소개서 면접방으로 시작해 비교적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다. B군은 “첫 번째에 자소서방을 만나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면접을 볼 수 있었다”면서 “서울대 의전원이 비슷한 방식의 면접을 시행해온 사실을 알고서 대비한 도움도 컸다”고 말했다.

■ 역할극 방
상황 ‘나’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종업원이다. 한 손님이 예약제인 줄 모르고 대기명단을 작성하지 않은 채 마냥 기다리다가 뒤늦게 학생에게 항의하기 시작한다. 자신은 한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자신보다 늦게 온 손님들이 왜 먼저 들어가냐고 따진다. ‘나’는 이 손님이 대기명단에 이름을 적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을 안다. 방에 들어가 손님을 만나시오(단, 면접관과는 대화하지 말 것). 지원자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 면접관 두 명이 있고 한 켠에는 40대 전문 여성연기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연기자는 지원자를 향해 항의하기 시작했다.

합격생 대처 A양은 “누구나 당황할 만한 상황이라 우선 침착해지려고 노력했다”며 “일단 정중하게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이미 대기자 명단이 작성돼 있으니 매니저에게 보고하고 조치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B군은 “원칙을 강조했다”면서 “원칙과 신념을 어기면서까지 굴복하는 태도는 보이고 싶지 않았다. 다만 대안으로 차선책을 제시했다. 테이크아웃 쿠폰을 주겠다며 위로했다”고 말했다. B군은 “연극적인 요소가 강해 연기를 잘하면 유리한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말라”고 귀띔했다. “연기자가 정말 노련해서 중간에 우물쭈물하면 능숙하게 상황 유도를 잘 해준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 전문가들이 꼽는 모범답안은 ‘일단 사과하는 것’이다. 무슨 대답을 했든 사과를 꼭 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을 것. 손님 잘못으로 여기고 사과하지 않았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손님이 마냥 기다렸다는 사실은 결국 대기명단 작성 필요성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식당 책임도 크다. 무엇보다 논리를 떠나 사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은 의사라면 자주 겪는 상황이다.

■ 연결형 방(제시문 +프레젠테이션)
상황1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끈’을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에 관한 500자 내외의 제시문. 지원자는 제시문을 모두 읽고 핵심내용을 두 문장으로 요약해 OHP필름에 적어야 했다. 대기 시간 없이 10분이 주어진다.

상황2 앞 방에서 작성한 OHP필름을 프로젝터에 올린다. 지원자는 포인터를 쥐고 교수 2명 앞에서 발표 수업을 한다. 발표시간은 3분, 질의응답 시간은 5분이었다. 질문으로는 ‘제목을 붙여 본다면?’ ‘이 지문 다음에 이어질 내용은?’ 등이 있었다. 분위기는 편안했다.

합격생 대처 B군은 “첫 번째 방에서 주어진 제시문의 수준이 수능 비문학 지문 최고난도에 필적했다”면서 “학생들 사이에 과고 영재학교 걸러내기 위한 방이라는 소문도 돌 정도였다”고 전했다. 제시문 해독에 실패한 합격생도 있었다. C양은 “너무 당황해서 질문내용을 혼동했다”며 “제시문을 세 가지 관점이 아닌 두 가지 관점으로 요약했다”고 말했다. C양은 교수들이 지적하자 “제가 선입견을 갖고 ‘두 문장’을 ‘두 관점’으로 읽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매우 솔직하게 말했다. 교수들이 다시 읽어볼 시간을 줬고 C양은 세 가지 관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C양은 “큰 실수를 했지만 얼버무려 넘기려 하지 않고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한 점에 대해 좋은 평가 받은 것 같다. 실수는 했지만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연결형 방을 최고난도 방으로 손꼽았다.

전문가 의견 연결형 방은 전혀 새로운 형식이라 학생들을 가장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난도가 높은 제시문을 짧은 시간에 읽고 요약해 발표를 하기 위해선 독해력과 논리력이 요구된다. 서울의대 다중미니면접을 단순한 인성면접으로 볼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다. 서울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면 평소에 발표를 많이 해보는 준비가 필요하다. 당황하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면접관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실수를 했을 때는 즉시 인정하고 수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 상황면접 방(윤리판단)
상황 친구들과 야구를 하다가 지나가는 공으로 초등학생을 맞추는 내기를 하게 되었다. ‘나’는 그 초등학생과 같은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안면이 있는 사이라서 일부러 맞추지 않았다. ‘나’의 한 친구는 그 초등학생의 눈을 맞춰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혔다. ‘나’의 학교에서 조사가 들어오자 친구들은 우발적인 사건이었다고 입을 맞추기로 한다. 만약 당신이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합격생 대처 D군은 “끝까지 학교와 그 아이 본인, 그 아이의 부모님에게 사실을 말하겠다고 대답했다. 교수들은 계속 빠져나가기 힘든 추가 질문을 해온다.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D군은 “교수들의 추궁이 워낙 거세 연결형방 다음으로 최고난도 방이었다”고 말했다. D양은 “학교에 솔직하게 말한다고 대답하면, 교수들은 학교가 정학조치를 하겠다고 강하게 나온다거나, 부모님이 거짓말을 하라고 종용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묻는 식으로 궁지로 몰았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 모범 답안이 있는 질문이다. 솔직하게 말하겠다고 대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추가적으로 친구들을 설득해 솔직하게 말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면 가산점도 기대해 볼만하다. 내부고발 시 우선적으로 당사자를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만약 친구들과의 의리를 생각해 말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면 소위 ‘빵점’도 가능했을 것이다. 교수들의 추궁에도 망설임 없이 윤리적으로 옳은 판단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게 본 것 같다.

일관성 유지는 다중미니면접 전체에서 중요하다. 일관성을 지키라는 것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도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라는 뜻이 아니다. 교수들은 항상 추가질문을 준비하고 있다. 추가질문에 당황해서 “제가 잘못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하는 식으로 도망쳐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당황스럽더라도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교수들은 지원자의 생각의 근거를 알고 싶을 뿐이다.

■ 상황면접 방(리더십)
상황 과학프로젝트 대회에 출전한 동수는 학업성적이 매우 뛰어나다. 친구들은 동수가 그룹의 리더가 되었으면 한다. 동수는 생각이 다르다. 같은 그룹 친구 재경이가 더 활발하고 적극적이기 때문에 자기 대신 재경이가 리더로 더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동수는 과거에 그룹의 리더로서 실패한 경험도 있고 소심한 성격을 갖고 있다. 동수가 리더였던 그룹은 지난해 같은 대회에 출전했다가 입상에 실패한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동수라면 어떻게할 것인가?

합격생 대처 B군은 “일단 아이들을 설득해 보고 재경이와 상의도 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재경이가 리더가 된다면 나는 친구들이 기대하는 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재경이를 잘 보조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E양은 정 반대로 대답했다. E양은 “동수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좋은 팀이 되려면 팀원간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조원들 대다수가 원한다면 용기를 내 다시 한 번 리더가 돼야 한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 리더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일단 공부를 잘하는 게 리더의 조건은 아니다. 게다가 동수 스스로 자신이 리더로서 적당하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으므로 자신이 리더가 되겠다고 승낙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 결국 친구들의 설득해 적당한 리더를 선출하기 위한 설득과정을 물론, 정당한 리더에 대한 팔뤄워십까지도 살펴보려 했던 것 같다. 특히 서울의대가 리더십과 팔뤄워십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질문이다. 다만 동수가 돼야 한다고 답한 경우에도 타당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상관없다. 정답이 있다기보다 리더십에 대한 생각과 논리력 등을 살피려던 것 같다.

■ 상황면접 방(공감능력)

상황 J는 매우 소극적인 여자아이다. J는 동아리에서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싶어 회장 부회장에 출마했지만 투표에서 한 표도 얻지 못하고 탈락했다. 게다가 같은 동아리 친구들은 J에게만 연락을 안 하고 자기들끼리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J는 ‘나’에게 현재 자신이 매우 비참한 기분이며 잠도 잘 못 잔다고 고백한다. 다음 질문에 답하라. 1. 지금 J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2. J를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합격생 대처 E양은 “우선 공감을 표했다. 괜찮다면서 개인적인 일로 생각하지 말라고 위로했다”고 답했다. B군의 경우에는 적당한 위로의 말들을 했는데 갑자기 면접관이 J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B군은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면접관은 끝까지 그 경험에 대해 물었다. 면접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제시문과는 상관 없는 ‘나’의 경험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 문제의 의도는 공감능력과 문제해결력 두 가지를 살피기 위함이다. 의사는 환자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공감능력이 없으면 소통을 할 수 없고 환자와 소통하지 못하는 의사는 좋은 의사라 할 수 없다. 스스로 경험이 있다면 더 진실된 위로가 가능할 것이다. 고가의 의료장비는 ‘환자의 이상(異常)을 탐지할 뿐’이라는 말이 있다. 환자의 증상을 정확히 알려면 공감하고 배려하는 상호 대화를 통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자기소개서 방
전문가 의견 자기소개서에 기반한 질문으로 이뤄진 방이다.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미리 자신의 서류를 반복해 읽으면서 예상 질문을 뽑아 대답하는 연습을 하면 잘 대처할 수 있다. 대답하는 연습을 할 때는 혼자서 하기보다 친구들과 지원자와 면접관으로 역할을 나눠 진짜처럼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 총평>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에 대비하기 위해선 우선 의사라는 직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춰야 한다. 관련 책이나 영화,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막연한 의대 지망생’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의사라는 직업을 깊이 이해하고 어떤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가치관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압박’이 강한 면접에서 흔들림 없이 대답할 수 있다. 분명한 가치관이 없는 상태에서 ‘정답일 것 같아서’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대답을 했다가는 수 차례 이어지는 추가질문에서 우왕좌왕하기 쉽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지원자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나아가 미리 주어지는 2분의 시간 동안 질문의 요지를 분명히 파악하기 위한 논리력을 갖추는 것도 필수다. 의대 지망생이라고 수학·과학 서적만 읽어서는 안 된다. 인문사회 도서도 틈틈이 읽어 사고력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깊이 있는 사고를 위해선 다독보다는 정독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을 한 번씩 읽기보다 한 권을 100번 읽는 게 낫다고 이야기한다.

나아가 고2 고3이 되면 자신이 원하는 의학분야를 설정하고 깊이 있게 연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학에는 여러 분야가 있으며 각 분야의 직업적 속성은 상당히 다르다. 기본적으로 면접관이 전공교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보다 깊이 있는 지식을 드러내면 호감을 얻을 수밖에 없다. 서울대가 최근 수시강화체제로 전환하면서 성적 못지 않게 지원자의 전공적합성을 비중 있게 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감염 분야에 관심있는 한 학생은 심화연구활동(R&E)으로 엉뚱한 로봇의료를 진행했다. 과학고 영재학교의 R&E는 학생 주도적인 경우는 거의 없고 교수가 지정한 과제에 참여하는 형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일반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스스로 개척해 연구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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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희 기자  woohee@verita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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