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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클리닉]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 황치혁 편집위원
  • 승인 2019.05.07 08:27
  • 호수 306
  • 댓글 0

밤길을 가다 강도를 만난다면 우리 몸은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두 주먹이 쥐어지고, 어깨와 복부의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손발에 땀이 나는 것은 물론이다. 필요한 근육에 에너지를 최대한 빨리 보내기 위해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도 높아진다. 에너지가 필요한 부위가 몸을 움직이는 근육들이므로 소화관으로 보내는 혈액량을 줄이고, 심장과 손발의 근육으로 혈액을 더 보내는 혈액의 재분포 현상도 일어난다.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스런 변화이다. 이런 변화를 교감신경항진이라고 한다. 자율신경계를 이루는 두 축인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중에서 교감신경이 항진되었을 때에 위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시소와 같이 움직인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부교감신경은 저하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의 활동이 우세하면 교감신경은 활동성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문제는 한쪽의 활동이 지나치게 우위에 서게 되는 상황이다. 현대인들은 일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 잠자는 시간도 예전에 비해 많이 짧아졌다. 50여 년 전만 해도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의 구분이 확실해 밤 10시가 되면 잠을 잤다. 자는 시간도 지금과 달리 7시간 이상이었다.

교감신경은 낮, 활동, 일, 운동과 밀접한 신경계이고, 부교감신경은 밤, 수면, 휴식, 식사를 주관하는 신경계이다. 요즘처럼 수면시간이 짧아지고, 일이 많아지면 균형을 이루던 자율신경계가 교감신경 우위로 변하게 된다. 스트레스도 교감신경을 더욱 항진시킨다. 박자가 빠른 음악도 우리 몸을 흥분시킨다.

과도한 정보도 교감신경을 항진시킨다. 인터넷 이전에는 정보가 많지 않았다. 신문과 방송의 뉴스가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던 거의 모든 수단이었다.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 수도 없었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도 알기 어려웠다. 지금은 실시간 인터넷으로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다. 관심도 없는데 어떤 연예인이 수십 억짜리 집에서 산다는 이야기가 포털사이트에 올라온다. 중국의 네티즌들이 우리나라를 어떤 식으로 욕을 한다는 소식도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주식을 해서 손해를 보았는데 누군가는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정보가 많아지면서 감정소비가 많아지고, 교감신경이 더욱 흥분하는 세상이 되었다.

교감신경이 아무리 과항진되어도 부작용이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과항진’이라는 표현은 틀림없이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교감신경의 항진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는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고혈압이라는 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우리 몸은 지속되는 고혈압 상황을 정상이라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혈당도 올라가므로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트레스가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가 바로 교감신경의 항진 때문인 것이다.

신경성소화불량도 마찬가지이다. 놀람이나 노여움 공포 등이 교감신경을 항진시킨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소화기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기 마련이고, 위장관의 운동능력도 떨어진다. 당연히 소화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교감신경이 과항진되면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당연히 항진된 교감신경을 이완시키면 될 것이다. 하지만 신경학자들은 교감신경을 이완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시소작용을 하므로 부교감신경이 올라가면 교감신경의 작용은 저하된다는 것이다.

부교감 신경은 수면 이완 휴식을 통해 활성화된다. 가벼운 교감신경항진증은 심호흡을 통해서도 조절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이 저절로 한숨을 쉬는 이유가 바로 과도한 긴장을 풀기 위함이다.

더 효과적인 호흡법은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하는 것이다. 코로 숨을 깊게 빨리 들이 마신 뒤 입으로 천천히 아주 길게 뱉는다. 이 호흡을 10분 이상 해도 좋다. 몸이 과긴장되어 있을 때는 이처럼 간단해 보이는 깊은 숨쉬기도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스트레칭을 한 후에 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단전호흡이나 기공을 하는 분들은 본격적인 호흡 이전에 기체조를 한다. 호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이완시킨 뒤에 심호흡을 한다면 부교감신경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목욕도 이완을 통해 부교감신경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면 이완되기 마련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20분 이상 목욕탕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몸을 이완시키는 측면도 있지만 체온을 너무 높이면 몸이 흥분상태로 변할 수도 있다. 자기 전 40도 이상의 목욕은 수면에도 방해가 된다.

심각한 교감신경항진증이라면 꼭 수면시간을 늘려야 한다. 부교감신경은 밤에 활성화되는 신경이고 수면시간과 직결된다. 충분한 수면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1주일 이상 취해야 부교감신경이 올라가고 교감신경이 정상화된다.
‘만병의 원인은 스트레스다’라는 책에선 교감신경 과항진으로 피로가 쌓이면 여드름 구내염 위염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더 심해지면 고혈압 불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은 물론이고 암까지 발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몸은 낮에는 교감신경이 위로 올라가고, 밤에는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서는 리듬을 가지고 살게 되어 있다. 이 리듬이 깨진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교감신경항진증이 발생하고 병이 생겨난다는 이야기다. 심호흡, 스트레칭, 목욕, 충분한 수면 등으로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한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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