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영화 ‘블랙팬서’와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와칸다라는 공상 국가는 실제로는 엄청난 부를 가진 선진국이지만 분쟁을 피하기 위해 울창한 삼림을 비추는 디스플레이로 국가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눈으로도 볼 수 없을 뿐더러, 레이더로도 탐지할 수 없도록 하는 이 놀라운 기술은 흔히 ‘클로킹(cloaking)’으로 불린다. 이 클로킹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메타물질’로, 이미 기존의 광학 한계를 넘어선 기술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메타물질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POSTECH(포항공대, 총장 김도연)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통합과정 장재혁 씨 팀이 이번에는 실제로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연동할 수 있는 보안 디스플레이를 구현, 세계적 광학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터리얼스(Advanced Optical Materials)’지 뒷표지 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편광이란 모든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빛 중 특정한 방향의 빛을 선택해 통과시키는 성질로,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바로 3D영화다. 3D영화를 볼 때 착용하는 안경은 편광안경으로, 편광각도에 따라 의도한 영상만 보이게 돼 입체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이용해 평소에는 투명하지만 특정한 조건에서만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메타표면이다.

메타표면의 이러한 특징은 보안 디스플레이나 지폐, 약품이나 신분증에 쓸 수 있는 위변조방지 패턴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교한 색 변환이 어렵다는 과제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원하는 빛의 파장영역에서의 반사를 극대화하고, 그렇지 않은 영역에서는 반사를 최소화해 스펙트럼을 조절했고, 비대칭성을 가진 나노구조체를 사용해 메타표면에 편광의존성을 부여했다. 이렇게 되면 편광각에 따라 표면이 능동적으로 색이 변화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메타표면을 이용해 노 교수팀은 암호화된 QR코드를 삽입한 메타표면을 만들었다. 3D영화를 보기 위해 안경을 쓰지 않으면 제대로 된 입체영상을 볼 수 없듯이 편광이 없는 빛에서는 해석 불가능한 이미지가 나오지만 특정 편광각도에서는 숨겨진 정보를 복호화할 수 있는 이미지가 나온다. 연구팀은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으로 이를 스캐닝하는데도 성공해 IoT 기술과의 연동 가능성도 증명해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고도화된 위변조 방지 태그, 개별 맞춤형 보안결제 시스템, 건물 창이나 벽면에 부착하는 초절전 반사형 디스플레이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노준석 교수는 “편광에 따라 색이 변하는 메타표면을 이용해 정보 보안 코드를 만들어 기존의 IoT 기술과 메타표면을 접목하고자 했다”며 “이번 성과는 특히 보안 암호화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전략공모사업, 선도연구센터 광기계기술센터, 글로벌프론티어사업, 글로벌박사펠로우십,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후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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