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전형116명 3.7% 확대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건국대가 2021학년 대입전형 전형계획(시행계획/기본계획)을 23일 공개했다. 올해 상위16개대학 중 가장 빠른 행보다. 전형계획은 해당년도 대입 수험생이 1년10개월전 확인할 수 있도록, 고2 재학 4월 중 발표된다. 미리 대입전형을 예고해줌으로써 수요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지난해부터 교육부의 ‘정시30%확대’ 압박으로 대부분의 상위대학이 정시확대 방향으로 2021전형계획을 고민하고 있다고 알려지는 가운데, 건국대의 경우는 실질적인 정시확대를 진행한 모습이다. 2021학년 정원내 기준 전체비중 상으로는 전년대비 수시가 0.2% 늘고 정시가 0.2% 감소된 모양새지만, 정시전형 내 일반학생들이 지원가능한 '수능전형'의 선발인원은 3.7%(116명)가량 확대됐기 때문이다. 

건대의 정시는 수능/실기전형으로 구분된다. 전형계획상, 2020학년과 2021학년의 정시 전체모집인원은 1191명으로 동일하지만 두 전형 간 인원증감이 진행된 모습이다. 정시 수능전형은 2020학년 1055명(35.0%)에서 2021학년 1171명(38.7%) 선발로 증가한다. 정시 실기전형은 같은 기간 136명(4.5%)에서 20명(0.6%)으로 대폭 축소된다. 즉 정시 '실기전형'에서 감소한 116명을 '수능전형' 선발인원으로 확대/이동시키면서 전체 정시인원은 동일한 상태지만, 일반학생들이 지원 가능한 '수능전형' 비중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실질적으로 정시확대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수능100%로 선발을 진행하는 정시비중이 2020학년 35%에서 2021학년 38.7%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건국대가 2021학년 대입전형 전형계획(시행계획/기본계획)을 23일 공개했다. 올해 상위16개대학 중 가장 빠른 행보다. /사진=건국대 제공

<건국대 2021전형계획.. 수시60.5% 정시39.4%>
2021전형계획에 따르면, 건국대는 정원내(특성화고졸재직자 6명 제외) 총3022명을 모집한다. 수시1831명(60.5%) 정시1191(39.4%)명의 비중이다. 세부전형 별로는 수시의 경우, 학종 KU자기추천(850명) KU학교추천(445명) 사회통합(63명)/논술 KU논술우수자(445명)/실기 KU연기우수자(15명)/실적 KU체육특기자(13명)의 구성이다. 정시는 수능(KU일반학생) 1171명, 실기(KU일반학생) 20명을 모집한다. 

2020학년 전형계획의 정원내 모집인원인 수시1815명(60.3%) 정시1191명(39.6%)과 비교하면 수시모집 인원은 16명 증가했으며 정시 모집인원은 동일하다. 수시의 경우 KU자기추천은 52명 증가했으며 KU학교추천은 30명, KU논술우수자는 6명이 감소한 결과다. 정시의 경우는 전체 모집인원이 동일하지만 수능/실기전형간 인원 증감이 존재한다. 수능전형 선발인원이 116명 증가하고, 실기전형 인원이 116명 감소했다.  

2021대입 주요 변동사항으로는 수능 성적 반영비율/학생부(교과) 반영방법 변경, 정시 일부 모집단위의 모집군 이동 등이 있다. 수능성적 반영비율 변경은 가군 인문/자연 모집단위, 나군 인문/자연 모집단위와 의상디자인(인문), 다군 인문/자연 모집단위에서 2020학년까지 수능90%+학생부10%로 이뤄지던 성적평가를 2021학년에는 모두 수능100%로 바꾸는 내용이다. 

교과 반영방법 변경에 영향을 받는 전형/모집단위는 수시 학종 KU학교추천과 정시 수능전형의 체육교육과, 실기전형의 음악교육과 등이다. 인문/자연계열의 경우, 계열에 따른 특정교과별 반영비율/가중치가 사라지는 변화다. 2021학년부터는 국 수 영 사 과 한국사를 교과별 비율구분없이 100%로 반영한다. 예체능(음악교육과 체육교육과)계열은 국어 영어를 각50% 반영하는 방법 그대로다. 다만 반영학기는 함께 변경된다. 2020학년까지는 졸업자/졸업예정자 동일하게 3학년1학기까지 반영하지만, 2021학년부터는 졸업예정자는 3학년1학기까지/졸업자는 3학년2학기까지 반영하게 된다.

모집군 변경은 2020학년 다군에 속한 사범대 음악교육과와 가군에 속한 예술디자인대 영상영화학과를 2021학년에는 모두 나군 선발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전형계획이란?>
전형계획은 대입전형 3년예고제 원칙에 따라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대학이 수립/발표하는 것으로, 대학별 모집단위 모집인원 전형방법 등 입시전형의 개괄적인 내용이 수록된다. 2013년 10월 확정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따라 대학 입학년도 1년10개월 전인 고2 4월말까지 발표하도록 정해졌다.

현재 대입 3년예고제는 '교육부' 대입정책 공표(중3 11월, 대입 3년3개월전)-'대교협' 대입전형 기본사항 발표(고1 8월, 2년6개월전)-'대학' 대입전형 시행계획(전형계획/기본계획) 공개(고2 4월, 1년10개월전)-'대학' 모집요강 발표(고3 4월, 10개월) 순으로 진행된다. 이달 5일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대입정책' 발표시기는 4년전(예비중3 2월, 대입 4년전)으로 한번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정부 대입정책의 큰 틀을 중3 새학기 직전인 2월 중 확인하게 해 고입 준비부터 대입에 대한 예측이 가능할 수 있게 한다는 목적이다. 

내년 4월말 발표예정이던 2022정시 전형계획의 일부도 대부분의 대학에서 이달 말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2022학년은 지난해 '2020대입개편' 방안 발표로 수능체제 개편 등 다양한 대입의 변화가 예고돼있기 때문이다. 개편방안의 핵심 내용은 크게 수능 체제 개편, 대입전형 구조 개편,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대학별고사 개선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2022수능은 2015개정교육과정 아래 국어와 수학 과목이 '공통+선택' 구조로 개편되고 수학 선택과목에 기하가 포함되며 사/과탐의 문/이과 구분이 폐지되고 제2외/한에 절대평가가 실시되며 EBS연계율이 50%로 떨어지는 해다. '문이과통합'을 강조한 개정교육과정에 맞아떨어지는 수능을 시행해야 하는 첫해로, 현장에선 '혼란의 교과선택'으로 인한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올해 1월 고교 진학교사들이 교육부에 대학별 수능 선택과목 지정과 관련한 발표를 서둘러 달라고 요구한 배경이다. 정시 수능에서의 선택과목은 대학들이 계열별 학과별로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는다면, 수능에서 유리한 과목에 따라 전공과 상관 없이 러시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탐 봐서 의대나 자연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식의 어이없는 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아직 어떤 대학도 해당 내용을 밝힌 곳은 없다. 하지만 2022수능을 치를 현 고1 학생들이 내년 2학년 수업을 선택하거나 학교가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 참고하려면 올해 안에는 발표돼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당초 내년 4월이 법정기한인 2022정시 전형계획 일부를 올해 4월말까지, 늦어도 연말까지 발표할 것을 각 대학에 요청했다. 2022정시 전형계획에 담길 내용은 대학별 수능 선택과목 반영계획이다"라며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 등과의 연계 등 별도의 제한은 없다. 단지 고교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정시 선택과목 정보에만 국한됐다는 데 아쉬움이 있다. 수시 학종에서도 선택과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문단위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당장은 서울대 입학본부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밖에 없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10월1일 입학본부 홈페이지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가이드북'을 탑재, 수험생의 이해를 도운 바, 어쩌면 서울대의 입장에 대해 표명한 바 있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공대생(기계항공공학부)이 "적어도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는 꼭 이수하는 것이 좋다" "<기하>는 꼭 공부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는 벡터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기본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의 13개의 과학 과목 중에 <통합과학> <물리학Ⅰ> <물리학Ⅱ>는 제대로 이수하는 것이 좋다. 이 중 <물리학Ⅱ>를 이수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물리 강의가 대학교 1학년 때 개설되기 때문에 <물리학Ⅱ>를 이수하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다른 과목을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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