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과고 인천영재 톱3.. ‘경쟁률 하락’ 경기과고 유일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19일 오후5시 서울과고의 원서접수를 끝으로 집계된 2020학년 8개 영재학교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15.32대1로 전년대비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경쟁률이 오른 양상이다. 정원내 789명을 모집한 가운데 지원자는 1만2085명으로 지난해보다 697명이 늘었다. 영재학교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배경에는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이공계가 취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취업난에 4차 산업혁명 등 이공계 인력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재학교의 진학실적이 우수한 점도 선호도가 상승한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영재학교 출신 학생의 서울대 최종 등록자는 2017학년 214명에서 2019학년 293명으로 늘었다. 올해 지원자풀이 일부 겹치는 자사고가 일반고와 함께 후기모집을 실시하는 것이 확정된 영향도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영재학교 지원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경쟁률은 세종영재가 차지했다. 세종영재는 정원내 84명 모집에 무려 2570명이 지원해 3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개 영재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30대1을 돌파한 경쟁률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764명이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대구과고가 21.39대1, 인천영재가 21.12대1의 경쟁률로 20대1을 넘기면서 톱3를 형성했다. 뒤를 이어 대전과고 14.21대1, 한국영재 13.11대1, 경기과고 10.48대1, 광주과고 9.98대1, 서울과고 8.33대1 순이었다. 올해 경쟁률 상승을 기록한 영재학교는 세종영재 대구과고 인천영재 대전과고 한국영재 광주과고 서울과고 등 7개교다. 경기과고는 유일하게 경쟁률이 하락했다.

올해도 8개 영재학교가 영재성검사 일정을 내달 19일로 통일했다. 8개교는 지난 3년간 영재성검사 일정을 같은 날로 맞춰 입시혼란을 줄이고 지원과열을 완화해왔다. 올해 역시 일정을 통일해 입시혼선을 막는 데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까지 여타 영재학교와 달리 2단계로 전형을 치렀던 경기과고가 3단계 전형을 실시한 변화도 있다. 더 이상 원서를 접수했던 지원자 전원이 영재성검사를 응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여전히 중복지원은 가능하지만 수험생들의 신중한 학교선택이 더욱 중요해졌다. 2단계 전형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1단계 합격자는 내달 8일부터 발표된다. 내달 8일 세종영재와 한국영재, 9일 광주과고, 10일 경기과고 대구과고 대전과고 서울과고 인천영재 등의 일정이다. 8개교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1단계 합격자를 공개한다. 

서울과고의 원서접수를 끝으로 집계된 2019학년 8개 영재학교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15.32대1로 전년대비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경쟁률이 오른 양상이다. 정원내 789명을 모집한 가운데 지원자는 1만2085명으로 지난해보다 697명이 늘었다. /사진=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제공

<'최고' 세종영재 30.6대1.. 경쟁률 '상승' 7개교>
최고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30.6대1(모집84명/지원2570명)을 기록한 세종영재였다. 지난해 21.5대1(84명/1806명)보다 지원자가 764명이나 늘면서 경쟁률이 대폭 상승했다. 이어 대구과고 21.39대1(90명/1925명), 인천영재 21.12대1(75명/1584명), 대전과고 14.21대1(90명/1279명), 한국영재 13.11대1(120명/1573명), 경기과고 10.48대1(120명/1257명), 광주과고 9.98대1(90명/898명), 서울과고 8.33대1(120명/999명) 순이다. 경기과고를 제외한 7개교가 전년대비 경쟁률 상승을 기록했다. 한국영재는 정원내/외 합산 지원인원만 공개해 정확한 정원내 경쟁률을 알 수 없었다. 실제 정원내 경쟁률은 약간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쟁률1위는 세종영재가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던 세종영재는 올해 정원내 2570명이 지원하면서 30대1까지 돌파했다. 다른 학교유형들을 압도하는 영재학교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1호 과학예술영재학교로 개교해 갖춘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지자체의 풍부한 지원 등 우수한 여건이 선호 요인으로 꼽힌다. 상위대학과 이공계특성화대의 진학실적이 상당한 점도 수험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2018학년 18.92대1(84명/1589명), 2019학년 21.5대1(84명/1806명), 2020학년 30.6대1(84명/2570명)의 추이를 보이며 가파른 상승세다.

뒤를 이은 대구과고와 인천영재도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선보였다. 대구과고는 21.39대1(90명/1925명), 인천영재는 21.12대1(75명/1584명)을 각각 기록했다. 대구과고는 국내의 대표적인 교육특구 수성구에 위치해 있다. 대구시와 교육청의 전폭적인 예산지원에 힘입어 뛰어난 대입실적을 누적하면서 학교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가장 최근인 2019학년에도 정시추합 기준 서울대 합격자를 42명 배출하며 조사된 전체 고교 가운데 7위를 차지했다.

세종영재와 마찬가지로 과학영재학교와는 차별화를 내세운 과학예술영재학교인 인천영재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정원내 기준으로 2018학년 14.8대1(75명/1110명), 2019학년 19.25대1(75명/1444명), 2020학년 21.12대1(75명/1584명)의 경쟁률로 지난 3년 동안 상승해왔다. 전국 8개 영재학교 가운데 가장 늦게 개교한 막내학교임에도 상당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수학과학에 집중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영재학교와 달리 영재교육을 인문예술 분야로까지 융합하는 보다 자유롭고 폭넓은 교육과정이 강점이다. 앞선 학교들의 여러 시도의 성패를 거울삼아 과학예술영재학교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인재를 키워내는 공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도 인기요인으로 분석된다. 

대전과고는 14.21대1(90명/1279명)의 경쟁률이었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90명을 모집한 가운데 지원자가 107명이 늘면서 경쟁률이 상승했다. 최근 6년간 대전과고의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2020학년 14.21대1(90명/1279명), 2019학년 13.02대1(90명/1172명), 2018학년 13.53대1(90명/1218명), 2017학년 15.51대1(90명/1396명), 2016학년 17.7대1(90명/1593명), 2015학년 24.62대1(90명/2216명)의 추이다. 그동안 꾸준히 경쟁률이 하락해왔지만 올해는 반전을 이뤄냈다. 2018학년 47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데 이어 2019학년에도 정시 최초합격자까지 기준으로 43명의 실적을 내는 등 화려한 대입성과를 지속해 수험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영재 역시 최종경쟁률이 지난해 11.73대1(120명/1407명)보다 소폭 상승한 13.11대1(120명/1573명)로 나타났다. 2018학년부터 정원외 모집인원으로 정원의 7% 이내, 약 8명을 선발하고 있지만 지원자는 정원내/외를 구분해 공개하지는 않았다. 정원외 지원인원이 전체 지원자수에 포함돼 실제 경쟁률은 이보다 약간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여타 영재학교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낮은 이유는 2015학년 세종영재, 2016학년 인천영재가 개교하면서 전국 영재학교가 8개 체제로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9년 KAIST부설로 졸업생의 상당수가 KAIST에 진학하는 교풍도 지원양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도 있다. 

광주과고도 2년연속 경쟁률이 상승한 모습이다. 지난해 9.07대1(90명/816명)보다 오른 9.98대1(90명/898명)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전형별로는 전국단위 13.89대1(45명/625명), 지역인재 6.07대1(45명/273명)로 나타났다. 전국 8개 영재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정원내 모집인원의 절반을 지역인재로 모집하는 광주과고는 모집인원 전원을 전국단위 선발하는 여타 7개 영재학교에 비해 절대적인 경쟁률 수치는 낮은 편이다. 

지난해 경쟁률이 하락했던 서울과고는 올해 반등에 성공하며 정원내 기준 8.33대1로 마감했다. 120명 모집에 999명이 지원한 결과다. 서울과고의 최근 6년간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2020학년 8.33대1(모집132명/지원999명) 2019학년 6.54대1(120명/785명), 2018학년 7.58대1(120명/909명), 2017학년 8.57대1(120명/1028명), 2016학년 9.8대1(120명/1176명), 2015학년 11.93대1(120명/1432명)의 추이다. 2015학년 세종영재, 2016학년 인천영재가 차례로 신설된 영향으로 영재학교 모집인원이 200여 명 증가했던 시기부터 경쟁률이 하락하는 추세였다. 뛰어난 진학실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학생들의 지원을 기피한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올해는 경쟁률이 상승했다.

<‘경쟁률 하락’ 경기과고.. 3단계 전형변화 영향>
올해 유일하게 경쟁률이 하락한 학교는 경기과고다. 정원내 기준 지난해 19.69대1(120명/2363명)에서 10.48대1(120명/1257명)로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9학년 동일 인원 모집에 2363명이 지원한 것에 비해 지원자가 1000명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6년간 경기과고의 정원내 경쟁률은 2020학년 10.48대1(120명/1257명), 2019학년 19.69대1(120명/2363명), 2018학년 17.88대1(120명/2145명), 2017학년 17.42대1(120명/2090명), 2016학년 20.20대1(120명/2424명), 2015학년 20.30대1(120명/2436명)의 추이를 보였다. 2016학년까지 2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왔다. 이후 학력인구 감소로 다소 하락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2년 전 경쟁률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올해 다시 경쟁률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다만 경쟁률이 낮아진 원인은 학교경쟁력 약화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경기과고는 여전히 영재학교 가운데서도 우수한 대입실적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대신 올해 3단계로 전형방법을 바꾼 영향이 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그동안 경기과고는 여타 영재학교에서 1,2단계로 나눠 실시하는 서류평가와 영재성검사를 1단계로 통합한 전형방법이 특징이었다. 원서를 접수한 지원자 전원에게 영재성검사 자격을 부여해왔던 셈이다. 중복지원이 가능한 상황에서 다른 학교들과 달리 영재성검사를 확실히 치를 수 있는 만큼 수험생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며 “그렇지만 올해부터 서류평가 영재성검사 캠프의 3단계로 전형이 바뀌었다. 서류평가가 분리되면서 2단계에서 영재성검사 응시가 가능한 인원도 800내외로 줄었다. 서류전형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한 수험생들이 다른 학교에 지원한 것이다”고 말했다. 

<‘동시실시’ 영재성검사 내달 19일.. 서울과고 기출 ‘단독공개’>
8개 영재학교 모두 내달 둘째 주부터 1단계 합격자를 공개한다. 1단계 합격자들은 내달 19일 실시하는 영재성검사에 응시할 수 있다. 검사는 수학과학에 대한 지필고사 형태로 치러진다. 중학교 교육과정의 수학과학 교과지식을 바탕으로 융합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한다. 영재성/사고력 검사와 창의성/문제해결력 검사로 검사 유형을 구분해 실시하는 서울과고의 경우 영재성/사고력 검사에서 언어이해력(국어)을 평가하기도 한다. 

서울과고는 4년째 기출문제를 단독으로 공개하고 있다. 베일에 싸인 영재학교 입시의 투명도를 높이고 매년 다르게 출제되는 문항에 대한 자신감도 과시했다는 평가다. 기출문제는 서울과고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3단계 검사별로 대표문항 11개를 공개했다. 2019학년 고입에서 실시한 2단계 영재성/사고력검사 6문항과 창의성/문제해결력검사 4문항, 3단계 과학영재캠프 1문항이다. 문항마다 출제의도와 함께 중학교 해당과정을 명시해 출제의 근거도 제시했다.

과학예술영재학교인 인천영재는 수학과학역량검사에 더해 인문예술융합소양검사도 실시한다. 지난해엔 인천영재와 세종영재가 검사문항을 공동으로 출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세종영재가 2단계 전형에서 인문예술융합소양검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세종영재 김민주 입학부장은 “인문예술이나 융합 등의 소양에 대해서는 3단계에서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지필고사의 형태로 2단계에서 평가하는 방식으로는 심도 깊게 학생들의 인문예술 소양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3단계 캠프에서 보다 다양한 형태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논술 형태의 시험에 대한 혼란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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