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최초 공대출신 총장.. '이공계가 교양' 강조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22일 정진택 고려대 신임총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학내에서 열고 임기 내 융합/이중전공 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대 최초 공대출신 총장답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인문/이공계 학문적 교류를 활성화, 전공을 넘나드는 교육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설명이다. 정 총장은 "이제 대학은 20세기 교육방식을 탈피하고, 시대 변화를 반영한 창의적 교육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인문/이공계 학문간 경계를 허문 융합교육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는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개편/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우선 인문/이공계 지식융합 강좌 개발 등 문/이과 경계를 허문 기초교육 강화에 나선다. 최근 서울대 한양대 등 국내 상위대학들이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이공계가 교양'인 학과개편에 나서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구체적인 행정/재정적 지원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상태다. 융합강의를 지속적으로 개발/공급하고 계열 구분을 없앤 연구 플랫폼부터 구축할 계획이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문/이과 공통교양과목을 운영하던 기초교육원도 교양교육원으로 승격/독립 시킨다. 전공별 입학정원으로 인해 수강신청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것을 대비, 융합/이중 전공자 커뮤니티를 구성해 발생될 수 있는 불협화음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에 나갈 예정이다.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한 정진택 신임 총장은 고대 114년 역사상 최초의 공과대학 출신이다. 1983년 고려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고대에서 공학석사,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동안 고대 기계공학부 교수, 대외협력처장 공학대학원장 공과대학장 테크노콤플렉스원장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한국유체기계학회장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12월 20일 고려대학교 제20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2023년 2월28일까지 4년이다.

22일 정진택 고려대 신임총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임기 내 융합전공/이중전공 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고려대 제공

<고려대 '뇌과학 AI 아우르는' 융합 심리학부.. 2021학년 모집 목표>
정 총장이 강조하는 융합교육 기조에 맞게, 고대는 'AI 뇌과학을 아우르는' 융합심리학부 개편도 추진 중에 있다. 심리학과를 독립된 학부로 전환, AI 부문과 융합하는 방식이다. 학부제 전환이 완료될 경우, 고대 심리학부에서는 문과뿐 아니라 이과 전공 학사 학위도 취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특히 고대 심리학과는 다양한 이과 전공과의 연계를 통한 융합과목을 신설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공공성, 고령화 등 사회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교과과정을 개편할 계획이다. 이공계 최상위권들의 관심이 많은 사이버국방학과에 이어 4차산업혁명을 겨냥한 강력한 모집단위의 출범이 될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고려대는 교과과정 개편 등을 준비해 올해 내 학부제 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신입생은 이르면 2021학년부터 받을 예정이다. 2020전형계획 기준, 고대 심리학과의 모집정원은 52명이지만 학부로 전환될 시에는 모집인원이 함께 증가될 수 있다는 것이 교육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현재 심리학부 운영에 대한 세부 계획과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심리학과 허태균 학과장은 "최근 심리학은 뇌과학/인지과학과의 융합으로 인문학/사회과학에서 자연과학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학문적 범주를 갖추게 됐다"며 "인간 중심 융합학문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문과대 소속 학과가 아닌 학부제 전환을 추진 중이다. 현재 융합과정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리학은 전통적으로 인문학의 한 갈래로 여겨져 왔지만 사회심리학이나 문화심리학은 문과의 영역에, 인지심리학이나 신경심리학은 이과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심리학의 학문적 성격을 하나의 울타리로 한정지을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된 이유다. 현재 심리학부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우엔 문과대에, 서울대는 사회과학대에 속해있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심리학은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의 교차점에 위치해 여러 학문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해 탐구하는 공학 계열에서도 실제 활용도가 아주 높은 상태"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고려대 심리학과의 학부 전환은 4차 산업시대의 수요를 고려한 발 빠른 행보로 파악된다. 고대가 심리학의 활용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확대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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