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화가 20명의 삶 속에 담긴 심리학 코드를 풀다

■ 미술관에 간 심리학 (윤현희, 믹스커피)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뭉크는 왜 절규하는 그림을 그렸을까? 에곤 실레 작품에는 왜 누드가 많을까? 새책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어려운 심리학을 유명 화가 20명의 삶을 통해 쉽게 전한다. 심리학 박사인 저자가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본 근대화가의 삶을 다뤘다. 피카소 몬드리안 뭉크 등 국내에도 이미 유명한 화가들부터 76세에 그림을 시작한 용기의 대명사 ‘모지스 할머니’까지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심리학적 키워드를 녹여냈다. 학업으로 지친 청소년은 물론 삶의 무게에 휘청거리는 성인까지 가볍게 책장을 넘기며 마음을 다독일만하다.

위대한 예술작품들은 정신의학적으로 큰 자극을 준다. 특히 외부 세계에서 눈을 돌려, 내면 표현에 몰두한 19~20세기 그림이 더욱 그러하다. 간단명료한 몬드리안 추상화는 생각을 멈추고 싶을 때, 반 고흐의 열정적 붓질이 담긴 그림은 억눌린 감정을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다.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됐다. 당대의 미술 사조와 반대로 ‘아웃사이더 예술’을 실천한 화가들의 ‘긍정심리학’을 소개하며 장을 연다. 경제적으로 궁핍해 ‘주말 화가’라고 무시당했던 앙리 루소, 76세에 그림을 시작한 ‘모지스 할머니’의 끈기는 늦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2장은 고유한 세계관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들의 ‘아들러 심리학’을 다뤘다. ‘아들러 심리학’은 국내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에서 ‘주위로부터 인정받지 못해도 괜찮은 용기’로 알려진 바 있다. 관능적 회화인 ‘올랭피아’를 통해 당대의 아카데미즘에 저항한 에두아르 마네가 대표적이다. 이어 모호함 속에 무의식을 표현한 몬드리안의 추상화나 불안해 보이는 이들의 누드를 그린 에곤 실레의 드로잉 또한 스스로 내면을 응시, 회복하게 돕는다.

남성 화가들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20세기 여성 화가들의 용기를 다루며 마무리한다. 인상파의 홍일점이었던 베르트 모리조, 자신의 누드를 당당하게 그린 수잔 발라동은 사회적 억압에도 굴하지 않는 담대함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임상심리학을 공부하며 한국과 미국의 대학에서 심리학을 강의했다. 주로 심리학에 관심 있는 소수를 대상으로 학술적 글을 썼으나, 최근 ‘치유를 위한 심리학’으로 브런치북 프로젝트 은상을 수상하는 등 대중적 글쓰기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책을 출간한 도서출판 믹스커피 관계자는 “딱딱할 수 있는 아들러 심리학, 게슈탈트 심리학 등의 개념을 흥미로운 화가들의 삶으로 설명했다”며 “다소 생소한 ‘근대 회화의 사조와 심리학의 접점’을 친근한 언어로 풀어낸 책”이라고 출간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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