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의 정도
강현주, 지식너머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새책 ‘입시의 정도’는 대치동 학원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원을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까지 알아보기에 적절한 책이다. 20여 년 실전노하우로 뼈가 굵은 저자가 향후 대입개편 정보까지 더해 실질적인 사교육활용법을 안내한다. 유아교육부터 대학입시까지 대치동 사교육의 모든 것을 담았다. ‘대치동 캐슬’의 민낯을 그대로 들추는, 속사정까지 적나라하게 전하는 책의 리듬은 당장 독자 자신이 대치동 학원가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생동감까지 던져준다. 책만 따라간다면, 대치동 ‘돼지엄마(학원가를 좌지우지하는 학원생대표엄마를 지칭, 새끼돼지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해서 생긴 학원가 속어)’들의 정보력을 더 이상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겠다.

책은 자녀에 맞는 사교육을 골라잡는 취사선택도 가능한 ‘입시 입문서’로도 손색없다. 학부모뿐 아니라 학생은 물론 교사에게도 도움이 될만하다. ‘학종시대’를 연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항목별 모범사례에 자기소개서(자소서) 모범사례까지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대입개편에 따른 학습전략까지 담은 덕에 부제로 달린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은 ‘대한민국 교육당사자 또는 관계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로 바뀌어도 무방하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교육특구인 대치동의 ‘입시는 초등학교 입학부터 시작된다. 아니, 이미 늦는다. 독서논술, 사고력 수학은 기본, 과탐토(과학탐구 토론대회), KMO(수학올림피아드), 영재원 입시는 무조건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 학생부도 컨설팅이 필요하다’. 흔히 대치동 트렌드라고 하는 이런 정보들, 과연 어디까지 믿고 어디까지 따라야 할까?
실제 강남대치학원가에서 20여 년간 입시 컨설턴트로 활약해온 저자는 책을 통해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자 때로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한 대치동 로드맵의 실제를 낱낱이 해부한다. ‘입시전쟁’이라고까지 불리는 대한민국 사교육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대치동 핵심 역량은 무엇이며 우리 아이를 위해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피해야 할지’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준다.

다만 책장을 넘기며 독자의 관점은 ‘대치동 무작정 따라가기’에서 ‘내 아이에 맞는 사교육 활용하기’로 바뀔 것이다. 흔히들 ‘부모의 정보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입시에 관한 가장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현역 입시전문가의 의견은 다르다. 부모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더 많이 아느냐보다 제도를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종시대, 학생부 관리가 관건이다’라 하면, 학생부 컨설팅을 잘하는 곳이 어디냐를 찾기 이전에 현 입시제도에서 왜 학종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실제 학생부에는 어떤 것들이 적히는지, 내 아이에게 유리한 학생부란 어떤 것인지 이해하고 필요한 로드맵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입시가 두려운 학부모들이 쉽게 읽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기본 참고서를 목표로 집필되었다. 우선 ‘초급자’들을 위한 개념 정리부터 시작한다. 입시제도 분석 및 반드시 알아야 할 입시 용어를 정리했다. 이어 ‘중급자’를 위한 기출 문제 및 빈출 오답을 분석한다. 상위대학 실제 입시 요강 및 수능 문제 유형을 정리하고, 수시 3관왕의 실제 학생부와 자소서를 제시하며, 대치동 입시 로드맵 및 실패 사례까지 분석한다. ‘상급자’를 위해선 수시/정시 전형별 특장점 및 적합 지원자 정리, 2022학년 개정 입시제도 소개 및 상위대학 모집 현황까지 전한다.

이 책의 덕목은 실체를 앎으로써 포트폴리오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스카이 캐슬’의 쓰앵을 자처하지 않는 데 있다. 출판사 지식너머 관계자는 “아이들의 학과 공부와 마찬가지로, 입시 공부도 기본이 중요하다”며 “아직 개념도 잡히지 않았는데 남의 답안지를 들여다본 들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그런데도 왜 많은 부모들이 공부 잘하는 남의 아이 포토폴리오에 혈안되는 것일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소개한다. 실제 서울대 학종의 성공여부는 합격자의 사례와 전략을 답습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서울대가 누누이 천명한 ‘각자만의 왕도’를 통해 학교체제에서 성장과정의 로드맵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결국 이 책은 합격케이스의 성장로드맵을 가늠하는 한편 인위적 포트폴리오의 두려움을 떨쳐내고 자신만의 왕도를 찾아나서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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