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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고3부터 시행'무상교육 넘어야 할 산..불투명한 재원, 형평성논란까지사학법인협 '자사/특목고도 공립 수준 지원'..'총선용 의구심 팽배'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9.04.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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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 2학기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단계적으로 도입되기로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 자사고와 사립 특목고가 제외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지적되는 데다, 2025년 이후 재정 방안도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도 무상교육의 방향성에는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지만 도입시점과 진행방식, 실질적 자원조달방안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은 상태다. 당장 무상교육 시행을 총선용 선심정책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기다 보니 근본적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부처간 협의도 미흡하고 사전협의없이 일부 재원을 부담하게된  교육청들의 반발도 간단치 않은 상태다.  결국 2025년부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부터 불투명해지면서 안정적 재정지원이 없이 무상교육을 총선앞두고 서둘러 시행하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 정부에서도 고교 무상교육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추진해왔지만 재정확보 문제를 넘지 못하고 무산되기도 했다. 

올해 2학기 고3부터 시행되는 고교 무상교육을 두고, 자사/특목고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됨에 따라 형평성 논란이 대두된다. 공립 수준의 지원은 제공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재정확보’ 최대 관건.. 교육감협의회 “충분한 논의 없어.. 교육청 부담 방식 유감”>
고교 무상교육 도입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재정 확보다. 교육부는 전 학년이 실시하는 완성연도를 기준으로 매년 약 2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와 교육청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지원금을 제외한 총 소요액의 50%씩 분담하기로 했다. 국고 지원분은 실 소요금액을 산정해 반영하는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기존 지원예산 외 추가 소요재원의 60% 수준을 국가가 추가 부담하게 되며, 이는 교육청의 2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청의 입장은 다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재원 마련에 대해 수차례 재정당국에 대화를 요청했으나, 충분한 협의와 설득 없이 교육청에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결정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재원 부담을 교육청에 떠넘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이다. “부담 비율의 문제로 논점을 흐려서는 안 되며, 정부가 온전히 책임지는 대책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교부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성명서를 통해 “참여정부 때 의무교육 시행 시, 증액교부금 지원 후 완성년도에 교부금 비율을 인상한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당정청은 고교 무상교육의 교부율 인상을 포함한 안정적 재원 대책을 제시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청이 요구한대로 교부율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이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기재부 반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증액교부금 방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교육청이 “잠정적으로는 재정적 허리띠를 졸라매고 재원을 분담”하겠다고 했지만 2024년까지만 해당하는 얘기다. 무상교육은 온전히 정부의 부담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결국 2025년 이후의 대책은 교육부와 기재부가 논의해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5년짜리 정책’이 될 우려도 흘러나온다. 

<사학법인협 “사립학교와 사전 협의 전무”>
사립학교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사학법인협은 “우리나라에서 고교 40% 이상을 경영하는 사립학교 측과 한 번의 사전 협의도 없이 2019학년 2학기부터 고3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사학 경영의 자율성 보장 차원에서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계획에 대해 절차적/법적 요건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초중고법인협에서 지적한 부분은 국공립학교와 본질적으로 다른 사립고에서 어떤 방식을 통해 무상교육을 실시할 것인지 논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재정 지원 방법과 절차, 건학이념 구현 방안 등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봤다. 

재정지원을 빌미로 학교를 흔드는 일이 없도록 규정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초중고법인협은 “사학의 자율성 보장, 무상교육의 방법과 절차, 재정지원을 명분 삼아 부당한 지시나 감독의 배제, 재정삭감금지 등이 반드시 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교무상교육과 더불어 학교법인 부담금의 면제 조항도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률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립학교의 수업료 징수권을 정부지원으로 바꾸는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봤다. 

<자사고, 사립특목고 무상교육 제외.. “공립 수준의 지원 방안 필요”>
무상교육 대상에서 제외되는 학교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있다. 무상교육 대상학교에는 입학금/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는 사립학교 중 교육청으로부터 재정결함보조를 받지 않는 일부 고교가 제외된다. 해당 고교는 2018년 기준 94개교 6만8000명에 달한다.

재정결함보조는 사립 중/고교를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을 대상으로 재정결함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사립학교 재정운영의 정상화/내실화를 기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학교가 있다. 사립초, 국제중, 특목고(마이스터고 제외), 자사고 등 입학금/수업료가 자율화돼있는 학교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정에 따라 같은 사립이더라도 ‘사립 일반고’는 무상교육을 지원받게 되지만, 입학금/수업료가 자율화된 ‘자사고 사립특목고(외고/국제고)’는 무상교육 혜택을 아예 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같은 고교유형 내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외고를 예로 들면, 전국 30개외고는 사립16개교 공립14개교로 나뉜다. 공립은 자연히 무상교육 대상이 되지만 사립의 경우에는 입학금/수업료를 자율로 정한다면 무상교육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교육청 관계자는 “특목고 특성상 입학금/수업료를 자율로 정하지 않는 특목고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해당 학교 진학은 학생/학부모의 선택에 따른 것”이며 “입학금/수업료를 학교장이 정하고 교육청으로부터 재정결함보조를 받지 않는 사립학교는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운영됨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립초 대부분과 일부 사립 특성화중의 경우 의무교육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무상교육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결국 수요자는 ‘자사/특목고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공립 수준의 지원조차 받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교육부와 교육청이 운영하는 ‘초중고 교육비 지원제도’의 경우에도 자사고나 사립 특목고 재학생이라고 해서 배제하지 않고, 각 교육청이 정한 법적 자격, 소득 기준 등에 해당하는 경우 지원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교육계에서는 공립보다 학비가 높은 자사/사립특목고의 경우 학비 전부를 지원하기는 어렵더라도 공립 수준의 지원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학법인협은 10일 성명에서 “일본 등의 경우처럼 자사고 특목고 학생에게도 공립학교 수준의 지원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 확대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다양한 종류의 고교별 설립목적에 맞는 교육과정 편성 등 사립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교육 전문가는 “초/중학교와 같은 기준이라고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공립학교보다 학비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학교에 대해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무상교육’ 단계임에도 입학금/수업료를 자율로 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공립 수준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자사/특목고 배제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과거 무상교육 도입 추진 때도 지적됐다.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가 주최한 교육재정정책포럼 ‘박근혜 정부, 교육공약 실천을 위한 교육재정 지원의 방향과 과제’에서 당시 민사고 교장이었던 윤정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무상교육 대상에서 자사고와 특목고를 제외시킨데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진학하는 학교 여하에 따라 정부로부터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지가 달라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남은 물론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차별금지와 기회균등 보장 조항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헌법11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 31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똑같은 세금을 내고도 지원받지 못한다면 차별대우라고도 지적했다. “사립학교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납부한 세금 특히 교육세가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전혀 지원되지 않고 국공립학교에 다니는 다른 집 자녀들의 교육비로 활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립학교 학부모들이 왜 세금을 납부해야 하며, 왜 교육세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교육비 지불보증제 도입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무상교육비로 공립학교 학생 1인당 1년간 500만원이 지원된다면, 사립학교 학생들에게도 동등하게 500만원씩 지원하고, 더 필요한 교육비는 학부모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정부는 무상교육 정책에 의거해 모든 고등학생에게 동등한 지원을 하고, 사립학교이기에 추가로 필요한 재정은 학부모가 부담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올해2학기 고3부터.. 2021학년 전면 시행>
고교 무상교육은 올해 2학기부터 고3을 대상으로 도입된다. 당초 국정과제 추진계획보다 1년 앞당겨졌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이 헌법상 보장된 교육 기본권을 실현하고, 국민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서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1년 앞당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2학기 고3을 시작으로, 2020년 2,3학년 대상, 2021학년 전면 시행 순으로 확대된다.

고교무상교육의 지원항목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대금 등이다. 2018년 기준 1인당 연평균 학비는 158만 2000원으로 산출됐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한 고교 무상교육 필요 재원은 올해 3856억원, 2020년 1조3882억원이다. 무상교육이 전면시행되는 2021년에는 1조9951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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