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중 한국영재 압도적 1위.. 과고 기준 경북 제주 전남 순 톱3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19학년 과고/영재학교 중 이공계특성화대 진학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어디일까. 과고/영재학교는 ‘이공계특성화고’로 불릴 만큼 과학인재 육성을 겨냥해 설립된 학교 유형이다. 그만큼 일반고에 비견하기 어려울 만큼 ‘카포지디(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의 이공계특성화대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학교알리미 기준 고3 재학생, 재수생(과고는 고2 조기졸업 자원 합산)을 기준으로 대입자원을 계산해 전국 8개 영재학교, 20개 과고를 대상으로 카포지디 진학률을 산출한 결과 영재학교에서는 한국과학영재학교(한국영재), 과고에서는 경북과고가 가장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진학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재는 116명의 대입자원 중 61.2%인 71명이 카포지디로 진학했다. 과고 중 가장 높은 진학률을 보인 경북과고는 30명 중 17명이 진학해 56.7%였다. 

과학인재 육성을 위한 국가정책이 고교과정에서는 과고/영재학교, 대학 과정에서는 이공계특성화대로 이어진다. 카포지디 진학률은 학교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진학경향이 나타나고 있는지에서부터 의대진학 난맥상까지 살필 수 있는 지표다. 의대진학양상 등을 파악하기 위해 통상 ‘설카포지디’로 진학률을 산출하지만 서울대는 2019 고교별 등록자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카포지디’만으로 산출했다. 물론 그 외 상위대학이나 국립대 이공계열 등 바람직한 진학양상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상당수 과고/영재학교가 의대진학으로 인해 이공계특성화대진학률이 낮아지는 양상을 보여왔다. 지난해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선발시기가 일반고와 같은 후기로 바뀌는 와중에도 과고/영재학교는 전기고와 특차성격의 입시로 여전히 남은 상황에서 이들 고교가 설립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는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과고/영재학교의 의대진학 문제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2017년 교육부는 학칙에 ‘의학계열 진학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시하도록 하는 데 더해 학교장 추천서 작성 거부, 고교 장학금/지원금 회수 등을 병행하는 안을 내놨지만, 이미 영재학교들은 해당 방법을 활용해왔고 그럼에도 의대 진학은 사그라들지 않았던 상황이다. 더군다나 학종간소화조치의 방안으로 추천서 폐지가 추진되면서 추천서 필요 없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져 의대진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고/영재학교 중 이공계특성화대 진학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한국과학영재학교였다. 116명의 대입자원 중 71명이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에 진학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영재학교 ‘카포지디’ 진학률 27.7%.. 한국영재 61.2% 1위>
카포지디 실적을 기반으로 과고/영재학교의 진학률을 분석한 결과, 영재학교의 진학률은 평균 27.7%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학년 전국 8개 영재학교는 859명의 대입자원 가운데 238명이 카포지디에 진학했다. 

영재학교 중 최고 카포지디 진학률을 보인 곳은 한국영재다. 한국영재는 116명의 재학생 자원 가운데 KAIST 62명, 포스텍 5명, GIST대학 3명, DGIST 1명으로 71명이 진학해 61.2%의 진학률을 보였다. 학교알리미 공시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재수생 자원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예년의 사례들을 참고해 재수생 자원이 없다고 가정했다. 다른 영재학교 대비 이공계특성화대 진학률이 유난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재수생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영재학교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영재 다음으로는 경기과고의 진학률이 높았다. 경기과고는 126명의 대입자원 중 45명이 카포지디에 진학해 35.7%였다. 한국영재 다음으로 가장 카포지디 진학자가 많았지만 한국영재와는 격차가 큰 편이었다. 대학별 진학자는 KAIST가 32명으로 가장 많았고 GIST대학 10명, DGIST 3명 순이었다. 올해 포스텍 진학자는 없었다. 영재학교 가운데서는 GIST대학 진학자가 10명으로 유일한 두 자리수 진학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광주과고는 101명의 대입자원 중 31명이 카포지디에 진학해 30.7%의 진학률로 뒤를 이었다. KAIST 15명, GIST대학 8명, 포스텍 6명, DGIST 2명 순이었다. 한국영재 경기과고 광주과고는 비율이 아닌 진학자 숫자로 따져봐도 71명, 45명, 31명 순으로 톱3였다. 

톱3에 이어 인천영재 세종영재 대구과고 순으로 20%대 카포지디 진학률을 나타냈다. 2019학년 처음 대입실적을 배출한 인천영재는 타 영재학교 대비 가장 적은 75명의 대입자원을 기반으로 19명의 카포지디 실적을 배출해 25.3%였다. KAIST 9명, 포스텍 7명, GIST대학 2명, DGIST 1명 순이었다. 

2018학년에 이어 2년차 실적을 내고 있는 세종영재는 25%로 바짝 뒤를 이었다. 92명의 대입자원 중 23명의 카포지디 실적이다. KAIST 진학자가 13명, 포스텍 6명, GIST대학 4명 순이었다. DGIST 진학자는 없었다.

대구과고는 103명의 대입자원 중 21명이 카포지디로 진학해 20.4%의 진학률이다. KAIST 7명, 포스텍 7명, GIST대학 5명, DGIST 2명 순이다. 

대전과고와 서울과고는 상대적으로 카포지디 진학률이 낮았다. 대전과고는 97명 대입자원 중 15명이 카포지디에 진학해 15.5%였고, 서울과고는 149명 대입자원 중 13명이 카포지디에 진학해 8.7%의 진학률로 가장 낮았다. 

서울과고는 지난해 ‘설카포지디’ 기준으로 산출한 진학률에서도 영재학교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과고의 이같은 저조한 카포지디 진학률은 ‘의대’ 진학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베리타스알파가 자체 조사한 서울대 수시최초+수시추합+정시최초합 기준 56명의 서울대 실적을 낸 점에 비춰보면 서울과고의 저조한 카포지디 진학률이 경쟁력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2019학년 서울과고에서 의대로 진학한 수는 31명(2월 기준, 고교 입학관계자 통한 베리타스알파 자체조사 결과)으로 다른 영재학교와 비교해 압도적이다. 2012학년부터 2019학년까지 의대 진학자수를 모두 더하면 197명에 달한다.  

서울과고의 의대 진학이 유독 도드라지긴 했지만 다른 영재학교들도 의대진학의 문제에서 자유롭진 않다. 2월 각 학교 입학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의대 진학자는 경기과고 10명, 대전과고 6명, 광주과고 5명, 인천영재 4명, 세종영재 3명, 대구과고 2명 순이었다. 

<과고 ‘카포지디’ 진학률 37.5%.. 경북 56.7% 1위, 제주 전남 순>
과고의 ‘카포지디’ 진학률은 영재학교보다 많았다. 지난해 서울대까지 포함한 ‘설카포지디’로 산출한 경우 영재학교의 진학률이 높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 20개 과고에서 나온 1415명의 대입자원 중 37.5%인 530명이 카포지디로 진학했다. 

과고 중 카포지디 진학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경북과고다. 30명의 대입 자원 중 17명이 카포지디에 진학해 56.7%의 진학률이었다. KAIST 진학자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포스텍 4명, GIST대학 DGIST 각 1명이었다. 

경북과고에 이어 제주과고 전남과고 순으로 50%대의 카포지디 진학률을 기록해 톱3였다. 제주과고는 34명의 대입자원 중 19명이 카포지디에 진학해 55.9%의 진학률이었다. KAIST 진학자가 15명, DGIST 2명, 포스텍 GIST대학 각1명이었다. 

전남과고는 진학자 수 자체는 32명으로 경북과고 제주과고보다 많았지만 대입자원 역시 63명으로 많아 50.8%의 진학률로 뒤를 이었다. KAIST 24명, 포스텍 5명, DGIST 3명 순이었다. 

톱3 다음으로 경산과고 경기북과고 대구일과고 부산과고 부산일과고 경남과고 전북과고 충북과고 순으로 평균 이상의 카포지디 진학률을 나타냈다. 경산과고47.8%(22명/46명) 경기북과고44.3%(43명/97명) 대구일과고43.9%(25명/57명) 부산과고42.4%(36명/85명) 부산일과고42%(34명/81명) 경남과고41.7%(40명/96명) 전북과고40.4%(21명/52명) 충북과고40%(18명/45명) 순이었다. 

대학별 진학자는 경산과고 KAIST11명/포스텍5명/GIST대학3명/DGIST3명, 경기북과고 32명/3명/2명/6명, 대구일과고 14명/6명/2명/3명, 부산과고 29명/0명/1명/6명, 부산일과고 18명/11명/3명/2명, 경남과고 20명/6명/3명/11명, 전북과고 10명/6명/1명/4명, 충북과고 15명/2명/1명/0명이었다. 

충남과고 강원과고 인천과고 한성과고 창원과고 대전동신과고 세종과고 인천진산과고 울산과고는 비교적 카포지디 진학률이 낮은 편이었다. 충남과고37.1%(23명/62명), 강원과고36.2%(21명/58명), 인천과고35.9%(23명/64명), 한성과고33.3%(47명/141명), 창원과고30.6%(19명/62명), 대전동신과고29.7%(22명/74명), 세종과고27.1%(42명/155명), 인천진산과고25.8%(17명/66명), 울산과고19.1%(9명/47명) 순으로 나타났다. 

과고 역시 의대 진학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8, 2019학년 현황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2010학년부터 2017학년까지 8년간의 과고 진학현황을 살펴보면 세종 93명, 한성 63명 등으로 배출했다. 

<카포지디 진학률.. 과고 대입자원 변동 가능성>
카포지디 진학률은 각 대학으로부터 제공받은 고교별 등록자 자료를 통해 카포지디 등록자를 산출한 뒤 전체 대입자원으로 나눠 산출했다. 대입자원은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지난해 고3 재학생(2018학년 고3 성별 학생수)에다 한 해 전 졸업생 진학실적(2018년 2월 졸업자 기준)에서 취업/진학 중 어느 것도 택하지 않은 ‘기타’인원을 재수생으로 간주해 합산했다. 과고/영재학교의 전반적인 진학경향은 물론, 의대 진학 관련 의구심이 드는 고교 현황 역시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유의해야 할 곳은 과고다. 과고 진학률은 영재학교와 달리 딱 맞아떨어지기 어려운 특징이다. 2학년 조기졸업의 가능성 때문이다. 지역별 조기졸업 최대치로 산정돼있는 대전/충남 20%, 기타지역 10%의 비율을 고2 재학생에 곱해 조기졸업 비율을 따졌지만, 실제 비율을 꽉 채워 조기졸업자가 나왔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학교 사정에 따라 조기졸업자가 다소 적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10% 제한과 별개로 조기졸업이 가능한 규정에 해당하는 소수의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 

상급학교 조기진학제도도 변수다. 상급학교 조기진학제도는 조기졸업 외 여타 제도를 허용하지 않은 서울대와 달리 KAIST를 비롯한 GIST대학 DGIST 등은 상급학교 조기입학자격부여제도와 함께 과학영재선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2 수료예정자를 심의해 개별 과기원 심의까지 통과하면 해당 과기원 지원자격을 주는 제도다. 따라서 실제 과고의 대입자원은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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