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기준 예시답안 등 활용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올해로 시행 5년차를 맞이한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이하 선행학습보고서)가 지난달 말일을 기점으로 모두 공개됐다. 선행학습보고서는 대학이 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고사, 교직적성/인성검사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경우 출제내용과 평가기준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는지 분석하는 평가다. 

수험생들이 선행학습보고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지난해 대학별고사의 기출문제집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논술의 경우 단순히 기출문항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출제의도 출제근거 문항해설 채점기준 예시답안 등이 담겨 있어 사실상 ‘가이드북’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제시문 활용 면접을 실시하는 학종/특기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공개하고 있어 활용할 만하다. 

제시문을 활용하지 않는 제출서류 기반 면접의 경우라도 일부 예시를 제공하고 있는 대학도 있다. 인성면접의 경우 교과지식을 물어보지 않고 학생부 자소서 등 제출서류를 확인하는 면접으로 진행하는 경우여서 선행학습영향평가대상에 제외되곤 하지만, 수험생 편의를 위해 일부 문항을 제공하는 경우다. 논술의 경우 선행학습보고서 외에도 논술가이드북이나 기출문제집을 따로 발간하는 경우가 있지만, 면접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따로 예시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선행학습보고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수험생들은 본인의 학생부/자소서를 토대로 면접 질문이 어떤 경향으로 출제되는지 파악해 미리 예상질문을 뽑아보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논술을 실시하지 않는 이공계특성화대의 경우 구술면접 문항과 해설을 공개하고 있다. 

경찰대학, 군 사관학교 역시 2017학년부터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1차시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2차에서 진행하는 면접의 경우 면접 문항 일부 예시를 공개하거나 평가요소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담고 있다. 일반대학에 비해서는 분량이 짧은 편이지만 요강보다 더 구체적인 설명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아 준비에 앞서 읽어볼 만한 자료다. 

개별 대학이 발간한 보고서를 토대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선행교육예방연구센터는 대학별고사가 고교교육과정 범위와 수준 내에서 출제됐는지 심사한 후 교육과정정상화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위반대학을 최종 확정한다. 2018학년 대학별고사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지난해 10월 GIST대학 한국기술교육대 동국대(경주)의 3개대학이 위반대학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전년인 2017학년 위반판정은 9월 발표됐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 위반판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일을 기점으로 대학별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가 공개됐다. 수험생은 지난해 기출뿐 아니라 출제근거 문항해설 등이 담긴 보고서를 활용해 올해 대학별고사를 대비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영향평가 보고서 어떻게 활용할까.. 출제의도 예시답안 ‘주목’>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는 논술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이 활용 가능한, 일종의 '기출문제집'이다. 전년도 논술 기출문제와 출제의도, 예시답안 등을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제주체인 대학이 직접 내놓는 자료라는 점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대학의 기출을 복원해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는 사교육 교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신뢰도를 지닌다. 

각 대학은 홈페이지를 통해 3월31일까지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시행 첫해에는 학교마다 양식도 제각기인 등 비교적 부실한 편이었지만 이후 발전을 거쳐 교육 소외지역 일반고 학생들도 활용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대학별 양식이 통일된 이후 보고서는 대폭 분량이 확대됐다. 

상위16개대(경희대 연세대 동국대 중앙대 성균관대 인하대 홍익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한국외대 서울대 건국대 서울시립대, 보고서 분량 많은 순) 기준 보고서 분량이 가장 많은 대학은 경희대다. 총 449페이지 분량이다. 연세대 235페이지, 동국대 224페이지, 중앙대 216페이지, 성균관대 206페이지 등으로 200페이지를 넘기는 분량이었다.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는 크게 △선행학습영향평가 대상 문항 △선행학습영향평가 진행절차/방법 △고교 교육과정 범위/수준 준수 노력 △문항분석결과 요약 △대학입학전형 반영계획 및 개선 노력 △부록(대학별고사 문항카드) 등으로 구성된다. 

수험생들이 참고할만한 항목은 주로 ‘부록’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문항카드’의 형식으로 문항, 출제의도, 출제근거, 문항해설, 채점기준, 예시 답안 순으로 문제를 분석해 소개하고 있다. 올해 역시 상세한 분석 내용을 담고 있어 논구술 대비 자료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논술실시 14개대 문항카드 모두 공개
상위16개대 중 논술을 실시하지 않는 서울대 고대를 제외한 나머지 14개대(경희대 연대 동대 중대 성대 인하대 홍대 서강대 한대 이대 숙대 외대 건대 시립대)는 모두 논술관련 문항카드를 공개하고 있다. 

특히 연대의 경우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논술 해설/특강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지만 모의논술이나 가이드북 등을 일체 제공하기 않기 때문에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더욱 주목해야 한다. 

논술 문항카드의 경우 대학별 양식이 대동소이하다. 상위16개대 중 선행학습보고서를 가장 먼저 공개한 동국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일반정보 △문항및자료 △출제의도 △출제근거 △문항해설 △채점기준 △예시답안 순으로 구성돼있다. 

△일반정보의 경우 대학별고사의 전형유형과 전형명, 해당 문제를 출제한 모집단위, 문항번호를 기재하고 출제범위를 교육과정 과목명과 핵심개념/용어로 구분해 명시하고 있다. 전체 시간 중 해당 문제 예상 소요 시간도 기재하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각 문제 예상 소요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다. 

△문항및자료는 ‘기출문제’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실제 출제된 제시문과 문제를 그대로 싣고 있다. △출제의도는 문제를 통해 무엇을 측정하고자 했는지 소개하는 부분이다. 동대 논술우수자전형 인문계열Ⅰ 문제1의 출제의도는 ‘제시문(가)에 나타난 국제사회의 행위 주체들이 제시문(나)와 같은 지구적인 환경파괴로 인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서술하는 문제다. 제시문(가)의 핵심내용을 파악하여 제시문(나)의 문제해결에 적용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출제근거는 교육과정 근거와 자료 출처로 크게 나뉜다. 교육과정 근거의 경우 고교 교육과정 중 어느 과목을 활용했는지, 관련 성취기준은 무엇인지 기술했다. 예를 들어 제시문(가)의 경우 ‘사회과 교육과정’의 법과정치 과목에서 ‘(6) 국제 사회의 법과 정치 - 국제사회의 특성화 변화 과정을 이해하고 국제 사회의 다양한 문제의 원인 및 해결방안을 탐색하도록 한다. 국제사회를 규율하는 국제법의 특성과 종류를 이해한다. 국제 분쟁의 해결 과정에서 충돌하는 국가 주권의 문제를 이해하고 바람직한 국제 관계의 방향을 모색한다’는 식이다. 자료 출처의 경우 출제에 활용한 도서명을 기록하고 있다. 교과서인 경우와 교과서 이외 다른 도서인 경우로 분류하고 있다. 해당 도서 쪽수까지 기입하고 있으며 재구성 여부도 밝히도록 했다. 

△문항 해설은 제시문 각각을 분석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제시한 부분이다. 대학별로 문제당 적게는 1개부터, 많게는 6개 이상까지 제시문이 주어진다. 각 제시문이 무엇을 말하는 내용인지 문항 해설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이 문항은 제시문(가)에 주어진 개념을 활용해 다른 제시문(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문제다. 제시문(가)에는 사회과목 일반교육과정에 근거해 국제사회의 행위주체에 관한 내용이고, 제시문(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환경문제 해결 방안에 관련된 내용이다’ 등이다. 

제시문뿐 아니라 질문에 대한 해설도 담고 있다. 질문이 요구하는 답이 무엇인지, 혹은 어떤 방법으로 기술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고교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주어진 제시문의 독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평가의 핵심은 핵심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그 활용을 통한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 데에 있다’는 식이다. 

△채점기준의 경우 어떤 기준으로 답안을 평가하는지 설명한 부분이다. ‘제시문(가)에 나타난 국제 사회의 행위 주체(국가, 다국적 기업, 국제기구)를 잘 파악하여 찾아내고 있는가. 제시문(나)의 환경파괴 문제를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국제사회의 세 행위 주체들의 역할을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는가’ 등의 식이다. 

동대의 경우 크게 ‘상 중 하’, 세부적으로는 ‘S A B C D E F'로 구분해 ’세 개의 행위 주체가 모두 명시돼 있고 그 행위 주체들의 역할과 문제해결의 방안이 잘 서술된 경우‘ 가장 높은 ’S'점수를 부여한다 등으로 기준을 밝히고 있다.

△예시답안은 해당 문항에서 요구하는 답변을 예로 들어 서술하고 있다. 일종의 모범답안인 셈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보고서를 통해 기출문제의 매커니즘을 파악하는 것으로 논구술 준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 논술가이드북, 모의논술 등을 활용하면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학종 제시문기반 면접.. 논술과 비슷한 형태로 공개
학종에서 제시문기반면접을 실시하는 대학도 논술과 비슷한 형태로 공개하고 있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고대 학교추천Ⅱ/일반, 서울대 일반 등이다. 연대의 경우 면접형 활동우수형에서 제시문기반면접을 실시하고 있지만, 별도의 풀이 없이 기출문항만을 공개하고 있다. 

고대 학교추천Ⅱ는 학생부기반면접과 제시문기반면접으로 나눠 실시한다. 학생부기반면접은 제시문이 따로 주어지지 않고 본인의 학생부를 기반으로 출제하는 질문이기 때문에 선행학습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돼, 문항카드의 형태로 공개되지 않는다. 대신 공통 제시문이 주어지는 제시문기반면접 분석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동대가 논술문항을 분석한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정보 문항및자료 출제의도 출제근거 문항해설로 구분하고 있다. 다만 채점기준과 예시답안은 공개하지 않은 차이다. 

기출문항만을 공개한 연대의 경우 면접형은 ‘집단 내 동질성과 의사소통 양상’ 그래프와 ‘집단 내 동질성과 성과’ 그래프를 제시하고 ‘두 그래프는 동아리, 조모임 같은 집단 내부의 동질성이 의사소통 양상과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결과이다. 동질성은 구성원들 간의 성향이나 특성이 비슷한 정도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문제1은 ‘두 개의 그래프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 문제2는 ‘위 결과를 바탕으로, 조모임이나 동아리 등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는 내용이었다. 

특기자에서 제시문을 활용해 문항카드를 공개한 경우는 연대 특기자, 동대 실기(SW), 고대 특기자, 한양대 글로벌인재/SW인재, 외대 특기자 등이다. 

- 제출서류기반면접.. 선행학습평가대상 제외 불구 ‘질문 예시 공개’ 대학도
제출서류 기반의 개별면접인 경우 학생마다 학생부/자소서가 다르기 때문에 질문도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지원자가 제출한 학생부와 자소서 내용을 어떤 식으로 검증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본인의 학생부와 자소서를 기반으로 예상문제를 만들어 보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제출서류기반면접을 실시하는 경우 교과지식을 물어보는 면접과 거리가 멀어 선행학습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일부 예시를 공개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동대 학종(DoDream 불교추천인재), 중대 학종(다빈치형인재 탐구형인재 SW인재), 성대 글로벌인재(일부 모집단위), 인하대 인하미래인재, 이화여대 고교추천 등이다.

동대는 학종 DoDream과 불교추천인재에서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평가항목은 전형취지적합성,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사회성이며 자소서와 학생부를 활용해 면접을 진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공통질문이나 예시문은 없으며 수험생별 개별질문으로 진행했다. 

DoDream전형 북한학과에 지원한 학생의 경우 ‘통일 프레젠테이션 대회에서 공동수상했는데, 같이 참여했던 3명 중 본인이 맡았던 역할은 무엇이었는가. 발표했던 내용에 대해서 소개해 보라’는 질문이 나왔다. ‘수상경력’을 검증하기 위한 질문이라는 부연 설명도 보고서에 덧붙였다. 

중대 학생부종합전형 면접고사 질문 예시는 모집단위별 일부 예시를 공개했다. 국어국문학과의 경우 ‘자소서에서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언어에 대한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거나 ‘00동아리 회장으로서 바른말 사전도 만들었는데 어떻게 사전을 구성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등의 질문이었다.

서강대 알바트로스, 이화여대 특기자는 특기자 전형에 해당하지만 제출서류기반면접을 실시해 예시 일부만을 공개하고 있다. 
 
<이공계특성화대학.. 면접 제시문 상세 공개>
이공계특성화대학의 경우 대체로 일반대학 대비 분량은 짧은 편이다. 상위16개대의 경우 대부분 논술을 실시하고 있어 논술 문항 소개만으로도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이공계특성화대는 대부분 학종전형으로 실시하기 때문이다. 면접은 자소서와 서류를 기반으로 진행돼 선행학습영향평가 대상에서도 제외된 경우가 많다. 

올해 이공계특성화대 중 가장 먼저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공지한 포스텍은 유일하게 실시하는 대학별고사인 면접/구술고사가 영향평가 대상이 아닌 탓에 1페이지짜리 짧은 분량으로 설명을 마치고 있다. 면접 내용 예시를 4개 소개한 데 그친 정도다.

KAIST의 경우 지원서 기반으로 질문하는 학업외역량 외에도 사고력/문제해결력을 평가하기 위한 개인별 구술면접을 진행한다. 제시문이 주어지는 수학 과학 영어 관련 개인별 구술면접으로 진행하고 있어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통해 문항분석을 공개하고 있다. 

<특수대학도 공개 시작.. 1차시험 기출에 면접 평가항목 공개>
선행학습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던 특수대학도 2017학년부터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수대학이지만 이들 역시 보고서 공개 대상 학교에 해당한다는 교육부 지침에 따른 조치다. 출제의도, 채점기준, 모범답안 등 일반대학만큼의 상세 분석은 담지 못하고 기출문항 공개에 그친 정도지만, 면접 평가 항목을 요강보다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참고할 만한 자료다. 

특수대학은 공통으로 치르는 1차시험을 국어 영어 수학으로 구분해 출제근거, 출제의도, 검토의견, 출제범위 등을 명시하고 있다. 국어영역의 경우 국어Ⅰ 국어Ⅱ 화법과작문 독서와문법 문학 고전 등 46종 교과서를 기준으로 문항을 구성했다. 화법과 작문에 해당하는 문항 1~10의 경우 △출제의도는 이해 및 추론 능력을 평가하고 내용 구성 및 조직 방법, 자료 활용 방법 등을 알고 있는지 평가하는 문제였다. 

영어영역의 경우 대화 추론 어법 핵심파악 정보파악 다문항으로 크게 나뉘며, 교육 예술 시사 상식 등 일반교양 및 현대사회의 일상적 양상을 이해하고 인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는 주제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학영역은 수학(가)형의 경우 미적분Ⅱ 기하와벡터 확률과통계에서, 수학(나)의 경우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통계에서 출제했다. 각 세부과목에 어떤 문항을 출제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미적분Ⅱ를 예로 들면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미분법, 적분법에서 12문항이 출제됐으며, 출제된 문항들을 통해 계산 능력(2문항), 개념 이해(6문항), 내적 문제해결능력(2문항) 및 추론능력(2문항)을 파악하고자 했다는 식이다. 

수험생들이 특히 참고할만한 지점은 면접 평가항목이다. 요강보다 좀 더 상세하게 평가 항목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사는 집단토론과 구술면접으로 나눠 실시한다. 집단토론은 사회적으로 회자되고 있고 여러 담론을 형성하고 있는 문제에 관해 소그룹 단위 지원자가 찬반그룹을 형성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이다. 어떤 의견이든 타당한 근거와 함께 효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지원자들의 소통과정에서 다양하게 제시된 의견들에 대해 경청하고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며, 타인의 의견에 대한 공감능력 및 포용능력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예시는 ‘사회적으로 ’안락사‘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뚜렷이 대립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인간존중 및 인권의 침해 등을 근거로 안락사를 반대하며, 일부 시민들은 삶에 대한 자기 결정권 등을 근거로 안락사에 찬성한다. 관련 사안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평가하시오’라는 문제였다. 

구술면접은 역사관/국가관/안보관/대적관/동맹관 등에 관한 지문을 읽고 약술과 구술을 통해 지원자 의견을 들어보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원자들이 지문을 읽고 작성한 약술을 면접관이 읽고 이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질문과 확장돼 관련된 내용까지도 물을 수 있다. 보고서에서는 “제시되는 지문/질문들은 사전 학습이나 선지식이 필요한 내용이 아니라, 지원자가 성장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가치관을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설사 그 지시문에 대한 아는바가 전혀 없더라도 자신의 아는 바 한에서 이를 전개해나가는 과정에서의 논리성을 판단해 평가에 반영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시는 ‘정부는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에 나서는 것을 전제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검토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북미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과 성의있는 대화를 하는 중에는 한미훈련 워게임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어서 향후 한미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문을 주고 ‘지문의 의견을 요약하고 지문의 의견에 대한 지원자의 의견을 간략히 약술’하도록 했다.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노력 반영>
2017학년부터는 대학이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기 위해 실시한 노력도 심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문항 자체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노력을 정성평가해 반영한다는 취지다. 교육과정 내 출제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로 잘못 출제한 문항이 있는 경우 평가에선 치명적이라는 대학의 건의사항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개별 대학들을 살펴보면 동대의 경우 2019논술고사 문제출제 검토/자문위원에 고교 교원 참여비율을 높였다. 이전연도 선행학습영향평가자체평가를 통해 도출된 개선사항을 반영해, 일반면접의 세부 평가기준을 보다 상세히 제시해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2019학년 개선사항에 대해 ‘전년 선행학습영향평가 결과에 대한 분석과 고교 교육과정 사전회의를 통해 제시문별/문항별 출제근거, 교육과정 및 성취기준 작성과 관련해 출제위원이 보다 상세히 평가기준을 작성하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외대의 경우 고교 교사가 참여하는 논술개편위원회를 운영해 고교생 눈높이와 고교 교육과정을 보다 충실하게 반영한 문항유형을 개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논술개편위원회에 참여한 출제위원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특강도 진행했다. 

<선행학습 영향평가란>
선행학습 영향평가는 2014년 9월12일부터 시행된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에 근거한다. 공교육정상화법 제10조에 따르면 대학별고사(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교직적성/인성검사)를 실시하는 경우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경우 입학전형 영향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해 공고해야 한다.

2015년 처음으로 발간되기 시작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대학별로 양식도 통일되지 않아 수요자가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았다. 그러나 다음해인 2016년부터는 대학별 양식을 통일하고 서울 주요 15개대학의 경우 대학별고사 기출문제를 100% 공개하는 등 개선이 이뤄졌다. 개선된 보고서는 문항분석, 출제의도, 모범답안까지 제시해 논술 주교재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특히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가 ‘기출문제집’으로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특히 2017학년부터는 논술뿐만 아니라 면접/구술고사에서 실시하는 교과 관련 질문 문항에 대한 분석도 실시됐다. 면접의 교과 지식 관련 문항에서도 교육과정 범위를 넘어갈 시 제재가 따르게 된 셈이다. 

문항분석 뿐만 아니라 고교교육과정 내 출제를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한 정성평가도 실시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행교육예방연구실 관계자는 “대학 입장에서는 고교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음에도 본의 아니게 문항을 하나 잘못 출제할 경우 치명적이라는 건의가 교육부에 많이 들어왔다”면서 “문항 평가와는 별도로 대학이 어떤 노력을 실시해왔는지에 대해서도 보기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고교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선행학습 영향평가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학전형영향평가위원회 구성에는 고교 교사 및 교육과정 전문가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입학전형 영향평가를 실시한 후 그 결과와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의 반영 계획을 매년 3월 31일까지 대학 홈페이지에 게재해 공개해야 한다. 

영향평가에 관한 사항은 교육부장관 소속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이하 교육과정위원회)가 심사/의결한다. 심의 결과에 따른 시정이나 변경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교원 징계뿐만 아니라 재정지원 중단 또는 삭감, 학생정원 감축, 학급 또는 학과의 감축/폐지, 학생 모집 정지 조치 등을 할 수 있다. 

시행령안 제15조는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대학별고사를 실시할 때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평가한 경우 총 입학정원의 10퍼센트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를 실시한다. 입학전형 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하지 않은 경우에는 총 입학정원의 5퍼센트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한다. 입학전형 영향평가 결과 및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의 반영 계획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해 공개하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총 입학정원의 5퍼센트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가 취해진다. 위반행위가 둘 이상인 경우, 각각 개별 처분기준을 합산해 처분하되 입학정원 모집정지는 최대 15%를 넘을 수 없다. 

<보고서.. 대학 노력, 교육과정 내 출제여부 분석 포함해야>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대학별 선행학습 영향평가 진행절차/방법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를 위한 대학의 노력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여부 분석 ▲향후 대입전형 반영 계획 및 개선 노력을 기본적으로 포함해 작성해야 한다. 

▲대학별 선행학습 영향평가 진행절차/방법의 경우 평가 방법과 절차에 대한 자체 규정이 있는지 규정된 사항은 무엇인지 제시해야 한다. 또한 평가를 위한 조직 구성과 기능도 설명해야 한다. 영향평가를 위해 마련된 조직에는 어떤 구성원이 있는지, 외부 전문가는 어느 정도 포함됐는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 등을 작성해야 한다. 대학별 고사 및 선행학습 영향평가 일정을 포함한 전체 진행 계획 등도 포함해야 한다.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를 위한 대학의 노력의 경우 대학별 고사를 고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 내에서 출제하기 위해 대학이 진행한 노력을 명시해야 한다.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여부 분석은 대학이 운영한 대학별 고사가 고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 내에서 출제됐는지 대학 자체에서 분석하고 평가한 결과를 작성한다. 전체 대학별 고사 항목을 제시하고 개별적 분석 결과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기출문제집’으로 활용 가능한 셈이다. 출제의도, 채점기준, 모범답안이 제공되기 때문에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 

▲향후 대입전형 반영 계획 및 개선 노력의 경우 평가결과를 반영해 향후 대입전형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대학별 고사 모집인원 조정이 필요할 경우 인원을 조정하며 문항을 개선하거나 출제 절차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도 개선 방향을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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