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 약대 대입 본격화..'자연계열 상위권 돌풍 예고'

[베리타스알파=유수지 기자] 2020학년 신설약대로 전북대와 제주대가 선정되면서, 당장 약대 35개교 체제가 37개교 체제로 확대된다. 모집인원은 1693명에서 1753명으로의 증가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요청안에 따라, 신설약대에 각 30명의 인원이 배정됐기 때문이다. 신설약대는 추진과정에서 약교협의 반발에 부딪혔지만 정부는 연구개발(R&D) 인력의 수요가 늘어나 약사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약대신설/증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대학들에 공문을 발송, 신설약대 유치를 시작했으며 4개월 만인 29일 '2020학년 약대신설 최종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학부선발이 본격화하는 2022학년 약대는 '최대' 37개교 1753명 선발체제로 의치한에 이어 자연계열 상위권의 새로운 돌풍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국 12개대학이 도전했던 2020학년 신설약대 유치전에서 전북대와 제주대가 최종선정 됐다. 약대신설은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가 2020학년 보건/의료 분야 정원 배정에서 약사 60명을 늘려달라는 요청안을 교육부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미래 성장동력인 제약산업 및 임상연구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전문 연구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관련 제약산업/학문과 연계/발전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복지부의 의견을 수용, 지난해 11월26일 ‘2020학년 약학대학 정원 배정 기본계획’ 공문을 비수도권 대학들에게 발송했다. 지역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비수도권의 대학에서만 약대 신설 신청을 받았다. 전국 35개약대 총 정원 1693명 중 50%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약대 신설경쟁에는 고신대 광주대 군산대 대구한의대 동아대 부경대 상지대 유원대 을지대 전북대 제주대 한림대 등 12개 대학이 참여했다. 1차심사를 통해 상위점수를 획득한 전북대 제주대 한림대 3개 대학만을 선정, 2차심사를 진행했다. 2차심사는 현장실사와 계획서 발표에 대한 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됐다. 선정심사위원회는 1차 점수(1000점 만점)와 2차 점수(100점 만점)을 합산해 전북대와 제주대를 최종 선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선정된 대학들은 특히 부속병원 등의 약학 실무실습 및 교육/연구 여건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됐다"며 "제약산업과 임상약학 분야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제시하는 등 약학교육/임상연구 여건과 역량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복지부와 교육부가 약대 신설/증원을 시사했을 때부터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던 대한약사회와 한국약학교육협의회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2022학년 6년제 도입을 앞둔 시점에서 현재 부작용이 크다고 평가되는 2+4년제로 운영되는 약대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약사회는 R&D인력 수급을 위해 약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2011학년부터 지속적으로 약대 정원이 증가한 것에 반해 졸업생들의 R&D 분야 취업률은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2020학년 신설약대로 전북대와 제주대가 선정되면서, 당장 약대 35개교 체제가 37개교로 확대된다. 모집인원은 1693명에서 1753명으로의 증가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신설 약대의 학제는?>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약대 학제개편 방안’에 따라 약대는 2022학년부터 6년제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신실약대의 경우도 당장 2020학년부터는 2+4년제로 시작하게 되더라도, 2022학년부터 기존 2+4년제와 6년제 중 자유롭게 학제를 선택할 수 있다. 전북대 제주대는 이미 약대 유치과정에서 예과2년 본과4년의 통합6년제 운영 계획을 밝혔던 만큼 2022학년 이후 6년제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전국 35개 약대들도 이미 교육부의 의견조사에서 전부 6년제로 전환하겠다고 응답했다. 결국 2+4년제가 장기적으론 완전히 모습을 감출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한 교육전문가는 “2022학년 약대들은 대부분 6년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고졸 신입생을 선발하더라도 우수자원들을 확보할 수 있는데 지원자 풀도 많지 않을 2+4년제를 굳이 고를 약대는 없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학설립운영규정의 4대요건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약대가 6년제 선택하기 위해서는 △교원 △교지 △교사 △수익용기본재산의 4대요건을 충족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4대요건은 대학계열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 학생 1인당 교사/교지 면적 등의 적정 수준을 명시한 규정이다. 자연과학계열로 분류되는 약대는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20명을 넘을 수 없는 등의 요건이 있다. 4대요건 충족이 조건인 만큼 대학들의 비용부담으로 6년제 전환이 지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약교협 관계자도 “많은 대학들이 통합 6년제로 전환해야 하지만 교육 4대요건을 충족해야만 하는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막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입시 측면에서 일부 약대들은 2+4년제를 택할 수도 있다. 고졸 신입생 선발에 자신없는 약대들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대입 전문가는 “현재 약대에 대한 인기를 볼 때 고졸 신입생 선발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약대 내부적으로는 확연히 선호도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6년제 대신 2+4년제를 일정기간 유지하면서 ‘눈치’를 보는 사례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약대 학제는?>
현재 국내 35개약대가 현재 갖추고 있는 약대 편제는 2+4년제다. 6년제 과정이지만 초기 2년과 후기 4년을 구분한다. 대학 1학년과 2학년 과정은 대학에서 기초/소양교육을 받은 후 선발시험을 통해 약학대학으로 편입한다. 이후 4년간 약학교육을 받고 약사 면허시험에 응시하게 되는 구조다. 2+4년제는 고졸자 대상 신입학이 아닌 편입학 체제이기 때문에 대입경쟁을 완화할 수 있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확대하며 실무실습교육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기초과학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PEET 등 대학생 사교육이 확대돼 학부와 편입의 이중입시가 치러져 비용부담은 더 커진다는 점도 꾸준히 지적됐다. 

2022학년 도입이 예상되는 6년제는 고졸 신입생을 대상으로 입시를 실시한다. 6년간의 교육과정을 전부 약대해서 진행해 전문약사를 양성하는 제도다. 타 전공으로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고 학사운영의 파행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일관된 교육과정으로 교양/전문성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2+4년제의 단점으로 거론되는 PEET 관련 사교육비용과 이중입시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반면 교육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교육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교육비용 역시 늘어난단 것이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것은 6년제와 2+4년제뿐이지만 실제 약대가 취할 수 있는 학제는 다양하다. 2+4년제 도입 이전 국내에서 실시되던 4년제를 비롯해 4+2년제 5년제 등이 있다.

4+2년제는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제도다. 고졸자를 선발해 4년간 교육을 실시한 후 다시 2년의 교육을 추가로 실시한다. 초기 4년간의 교육과정은 대학 자율로 운영된다. 4+2년제는 면허발급체계를 달리할 수 있다. 면허를 2종으로 구분해 발급하는 방안도 가능하고 1개 면허체제로 운영할 수도 있다. 면허를 2종으로 구분 발급하는 경우에는 4년의 교육과정을 마친 후 일반약사 면허시험에만 응시할 수 있다. 추가 2년의 교육과정을 더 치른 후에야 임상약사 면허 취득이 가능하다. 면허가 1종으로 통일되는 경우에는 4년 이수 시 학위만 부여하고, 추가 2년의 교육과정을 거친 후에만 약사면허 취득 자격을 부여한다. 

4년제는 고졸자를 선발해 4년의 교육과정을 거쳐 약사를 배출해내는 제도다. 2+4년제가 도입되기 전 국내 약대 학제이기도 했다. 교육과정이 짧은 탓에 기초/소양교육이 어렵고 약사 국제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점 등이 주된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는 재도입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약학교육에 6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재도입될 가능성 역시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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