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취업률 '특성화고 3배 이상'.. '고교체제개편 필요'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최근 4년동안 지속됐던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 하락세가 멈췄다. 반면 꾸준히 상승하며 2017년 34.7%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고졸취업률은 지난해 4%p가 하락한 30.7%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취업자 수가 약 1만명 줄어든 영향이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사회상의 전반에 관한 통계를 종합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를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전년보다 소폭 오른 69.7%를 기록했다. 대학진학률의 상승요인은 대학진학자에 비해 고교졸업자의 수가 더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교취업률의 급락에 대해서는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고졸취업의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상대적으로 고졸취업과 특성화고 육성이 소홀해진 분위기를 우려하는 관계자들이 많았다. 학생들의 취업가능성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직업계고 현장실습을 ‘근로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 전환했다가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원상복귀한 정책실패도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반고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고교체제가 직업교육의 성과가 나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전체 학교유형 가운데 일반고의 비중이 66%인 데 반해 특성화고는 20.8%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도 일반고로 진학하는 상황이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고교체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함을 받는 이유다.

최근 4년동안 지속됐던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 하락세가 멈췄다. 반면 꾸준한 상승세로 2017년 34.7%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기록했던 고졸취업률은 지난해 4%p가 하락한 30.7%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8년 대학진학률 69.7%.. ‘3년연속’ 60%대>
지난해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전년대비 소폭 상승한 69.7%로 나타났다. 전체 56만6545명의 졸업자 중 39만4923명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엔 고교졸업자 58만3608명 가운데 40만1923명이 대학에 등록해 최근 8년 사이 최저치인 68.9%의 진학률을 보였다. 전년보다 대학진학자가 7000명이 줄었지만 고교졸업자도 약 1만7000명이 감소하면서 진학률은 반등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상승폭은 미미해 2010년 이래로 교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2016년 처음 69.8%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60%대에 머무르고 있다. 

결국 지난해의 진학률 상승은 고교졸업자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 64만8468명에서 2013년 63만1197명까지 줄었던 고교졸업자는 2014년에 63만2983명으로 소폭 늘었다. 그렇지만 2015년 61만5462명, 2016년 60만7598명, 2017년 58만3608명, 2018년 56만6545명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대학진학자 역시 2014년을 제외하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연도별로는 2011년 46만9961명, 2012년 45만3899명, 2013년 44만6476명, 2014년 44만8817명, 2015년 43만5650명, 2016년 42만3997명, 2017년 40만1923명, 2018년 39만4923명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40만명대 아래를 기록했다.  

<‘뚜렷한 하락세’ 고졸취업률 30.7%.. '취업자수 1만명 급감 영향'>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였던 대학진학률과 달리 고졸취업률은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2011년 23.3%에서 2017년 34.7%까지 꾸준히 올랐던 고졸취업률은 지난해 30.7%를 기록했다. 고졸취업률은 2016년을 제외하곤 지난 7년동안 상승해왔다. 매년 고졸취업자의 수가 증가했왔던 영향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1만 여명이 넘는 감소폭을 보이면서 2017년 34.7%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취업률도 급락했다.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에도 불구하고 늘어왔던 고졸취업자가 줄어든 배경을 놓고 교육당국의 정책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고졸취업률의 감소는 고교졸업자 가운데 취업한 학생의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늘어왔던 고졸취업자의 수는 지난해보다 1만425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4만1057명에서 2012년 5만3060명, 2013년 5만5443명, 2014년 6만1268명, 2015년 6만1370명, 2016년 6만1882명, 2017년 6만2784명으로 지난 7년동안 증가해왔던 고졸취업자의 수는 2018년엔 5만2359명을 기록했다. 2014년에 6만명을 넘긴 후 5년만에 다시 5만명대로 감소한 셈이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 윤곽이 드러난 직후부터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특성화고 육성정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100대 국정과제에 ‘고졸취업 지원확대’가 포함됐음에도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현장을 위한 정책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특성화고들의 취업실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난해 특성화고 학생들 전체의 취업률도 65.1%로 조사됐다. 전체 졸업생 9만1886명 중 3만7995명이 취업한 결과다. 74.9%였던 2017년 취업률보다 10%p나 하락했다. 취업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고교졸업자 가운데 취업을 진로로 택한 학생의 수 자체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일반고 66%, 특성화고 20.8%.. ‘직업교육 담당 고교 늘려야’>
고등학교 유형 가운데 여전히 일반고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취업률의 급감이 확인되면서 직업교육의 확대를 위한 고교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국에 소재한 2358개의 고교 가운데 일반고는 1556개교가 운영되고 있어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지난 8년동안 꾸준히 65%를 넘는 비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특성화고 20.8%(490개교), 특목고 6.7%(157개교), 자율고 6.6%(155개교) 순이었다. 특성화고의 경우 직업교육분야 464곳, 대안교육분야 26곳이 각각 운영되고 있다. 자율고는 다른 성격의 학교유형인 자사고와 자공고가 함께 집계됐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자사고는 42개교, 자공고는 113개교다. 

국내의 중등교육과정에서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직업/실업교육 중심으로 운영되는 학교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뿐이다. 직업교육이 중심인 특성화고는 현재 464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농업 공업 상업 수산/해양 가사/실업 기타 등 총 6계의 계열로 구분된다. 공업계열과 상업계열이 전체의 80%를 차지한 가운데 지난 8년간 계열별 비중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직업교육분야 특성화고들의 학생수는 2011년 33만1347명에서 2018년 24만9430명으로 약 24.7%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고등학생의 규모가 194만3798명에서 153만8576명으로 20.9% 줄어든 것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셈이다. 물론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은 영향도 있지만 특성화고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결과로도 보이는 대목이다.   

‘산업수요 맞춤형 특수목적고’인 마이스터고는 현재 51개 체제로의 확대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기본통계가 집계된 2018년 4월1일 기준으로는 47개교였다. 마이스터고는 모두 특정 산업분야 인재 육성을 담당하면서 관련 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도전기공고는 에너지분야이며 한국전력공사와, 부산자동차고는 자동차분야 르노삼성자동차와, 구미전자공업고는 전자분야 LG전자와 메인 협약을 맺고 있다. 주요협약기업은 보통 10명에서 20명 내외의 해당 마이스터고 학생의 취업을 보장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교육적 지원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일반고 비중을 줄이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교육전문가는 "지난해 고교졸업자들의 취업률이 급감한 배경은 교육당국의 적절한 정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고와 특성화고 수가 불균형을 이루는 고교구조가 문제를 심회시키는 양상이다.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고교는 적은 반면 일반고는 지나치게 많아 학생들의 수요에 맞는 적절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로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과 특성화고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 한데 모여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일반고의 학력저하와 더불어 ‘일반고 슬럼화’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고를 줄이고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늘리는 고교구조 개편을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이유다. 고교 입학 시부터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과 취업을 원하는 학생을 구분해 교육 실시하는 것이 보다 수요자를 위한 방안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참고 필수’ 교육통계연보>
통계청의 ‘2018 한국의 사회지표’ 자료는 교육부문만 다룬 통계가 아니다. 인구 건강 가구/가족 교육 노동 소득/소비 주거/교통 환경 안전 문화/여가 사회통합 등 여러 분야의 지표들과 관련된 통계들이 함께 제시되고 있다. 교육분야의 지표도 학생수 취학/진학 사교육 학교생활만족도 등에 대한 통계들로만 구성했다. 따라서 그 속에 포함된 대학진학률의 추이 정도는 확인할 수 는 있지만 실질적인 내용까지 파악하기 어려운 맹점이 있다. 

그러므로 공개된 정보를 보완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이 공개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대학진학률 정보의 원출처는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육통계연보’다. 고교졸업자 전체의 수와 졸업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려면 반드시 ‘교육통계연보’를 함께 참고해야 한다. 대학진학률의 ‘대학’은 일반대를 비롯해 전문대 산업대 교대 등을 통칭하는 ‘고등교육기관’과 같은 용어라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2011년 이전에는 등록자가 아닌 합격자를 기준으로 대학진학률을 산정했으므로 연도별 지표 비교시 기산점은 2011년부터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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