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메인박스-좌(대입) 2022 대입개편
학령인구감소에도 사교육비 '역대 최고'.. '사교육 키운 교육당국'1인당 월 29만1천원.. '6년 연속 증가'
  • 손수람 기자
  • 승인 2019.03.13 17:31
  • 호수 0
  • 댓글 0

[베리타스알파=손수람 기자] 지난해 초중고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월 29만1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갱신했다.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약 15만명 가까이 초중고 학생수가 줄었지만 사교육 총액 역시 19조원을 넘어서면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교육계에선 입시혼란을 자초한 교육정책이 불안감을 양산하고 공교육 경쟁력이 약화시키면서 결국 사교육을 오히려 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교육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교육비의 증가는 예고된 상황이었다. 대입과 고입을 가리지 않고 정책뒤집기를 반복하며 수요자들의 불안을 키웠기 때문이다. 급작스러운 입시정책의 변화가 수요자 혼란과 불안을 부추겨 사교육을 키우는 결과를 빚는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한 셈이다. 공교육의 하향평준화를 겨냥한 정책방향도 사교육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특목자사 폐지를 통해 공교육의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 내림으로써 교육특구의 활성화와 사교육의 강화를 자초했다. 실제로 지역별로도 대표적인 교육특구가 위치한 서울 경기 대구 등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사교육비가 가장 낮았던 지역은 공교육 체제가 잘 갖춰진 충남이었다. 공교육 강화로 사교육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고 드러났음에도 정부는 잘못된 방향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던 사교육참여율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고교생의 경우 학생수가 13만명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총액은 전년대비 2253억원이 증가한 5조 9348억원이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1486개교 초중고 학부모 약 4만명과 담임교사 방과후학교 교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사교육비는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 정규 교육과정 이외에 학교 밖에서 보충교육을 받기 위해 개인이 부담하는 과외 사교육비를 뜻하며 개인/그룹과외비, 학원비, 학습지, 인터넷/통신강좌비, 진로/진학 학습 상담비 등이 포함된다. 지난 조사까지는 관련 교육비 항목으로 별도로 조사해 공표했던 진로/진학 학습 상담비를 사교육비에 포함한 변화가 있다.

조사결과 자체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월 평균 사교육비가 30만원도 넘지 않는 결과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 한 관계자는 “2018년 사교육비 총 규모에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영유아 사교육비, EBS교재구입비, 방과후학교 수강비, 어학연수비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사교육의 범위 확대에 대한 학부모와 시민사회의 꾸준한 요구가 아직도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초중고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월 29만1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갱신했다.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교육계에선 입시혼란을 자초한 교육정책이 사교육을 오히려 키웠다는 지적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9만원.. ‘역대 최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치를 다시 넘겼다. 교육부가 12일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명목 사교육비는 29만1000원이었다. 전년 27만2000원 대비 1만9000원이 늘었다. 상승률은 7%였다. 학원/보습교육 물가상승분을 고려한 실질 사교육비로 따져봐도 전년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조사결과가 실제 체감하는 사교육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사교육비를 받지 않는 학생의 지출액을 0원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지출만 평균을 낼 경우 월평균 사교육비는 39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의 38만2000원보다 4.6%가 증가한 셈이다. 

교육정책이 유발한 대입혼란이 실제로 사교육비 지출의 상승을 이끌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사결과에서도 학교급별로 사교육비 모두 상승한 가운데 고등학생의 증가세가 컸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3만6000원이 늘어난 12.8%의 증가율을 보였다. 중학생이 31만2000원으로 전년대비 2만1000원(7.1%), 초등학생이 26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1만원(3.7%) 증가했다. 

월평균 교과 사교육비는 21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1만5000원(7.6%) 늘었다. 영어 8만5000원(7.2% 증가), 수학 8만3000원(5.5% 증가), 국어 2만1000원(12.9% 증가), 사회/과학 1만2000원(7% 증가) 순이었다. 예체능/취미/교양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7만6000원이었다. 전년대비 4000원(5.8%)이 증가했다. 음악 2만4000원(전년 수준), 미술 1만3000원(13.3% 증가), 체육 3만1000원(8.3% 증가)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총 규모 약 19조5000억원.. 전년 대비 4.4% 증가>
지난해 총 사교육비도 최대 규모였다. 19조4852억원으로 전년 18조6703억원 대비 8149억원(4.4%) 늘어났다. 2015년 17조8346억원, 2016년 18조606억원, 2017년 18조6703억원, 2018년 19조4852억원으로 계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학원/보습교육 물가상승분을 고려해 실질 사교육비 총액을 따질 경우에도 전년 대비 2.3%가 증가한 수치다. 학원비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사교육비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이 8조5531억원, 중학생이 4조9972억원, 고등학생이 5조934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2%, 3.5%, 3.9% 상승했다. 모든 학교급에서 상승한 가운데 초등학교의 경우 5%를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전년보다 학생수가 감소했음에도 사교육비 총액은 늘어난 특징이다. 고등학생의 경우 학생수가 약 13만명이 감소했음에도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대비 2253억원이 증가했다.

교과 사교육비 총액은 14조2600억원으로 전년 13조5865억원 대비 6735억원(5%) 증가했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국어가 1조3854억원으로 전년대비 10.2% 늘어나 대폭 증가했다. 영어는 5조6729억원으로 4.6%, 사회/과학은 7744억원으로 4.4%, 수학은 5조5479억원으로 2.9% 늘었다.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로만 한정할 경우 국어와 사회/과학의 증가폭이 눈에 띈다. 국어는 전년보다 18.2% 늘어난 6488억원, 사회/과학은 17.9% 오른 2821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논술의 경우 전년대비 11.9% 감소한 802억원이었다. 그 동안 대입 수시에서 논술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수능에서 국어와 탐구영역의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예체능/취미/교양의 사교육비 총 규모는 5조706억원이었다. 지난해 4조9160억원 대비 1546억원(3.1%) 증가했다. 체육이 2조652억원, 음악이 1조6366억원, 미술이 8718억원 순이었다. 미술이 전년대비 10.5%, 체육이 5.6% 상승했다. 음악은 전년보다 1.9% 하락했다.  

<사교육 참여율 72.8%.. ‘2년 연속’ 상승세>
학생들의 전체 사교육 참여율도 증가했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전년 71.2% 대비 1.7%p 상승했다. 2015년 소폭(0.2%p)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2007년 이후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2017년부터 2년 연속 사교육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그 동안 사교육 참여율은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였다. 과고와 외고 등 특목고 입시를 위해 집중됐던 사교육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학종 위주의 수시체제가 확대기조를 유지하면서 공교육이 강화된 입시의 흐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2년 동안 사교육 참여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교육당국이 기존의 정책기조를 완전히 뒤집으면서 유발된 대입과 고입 혼란이 수요자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급별로도 전반적인 상승세였다. 고등학생(58.5%)은 2.6%p, 중학생(69.6%)은 2.5%p씩 상승했다. 반면 사교육 참여율이 82.5%로 나타난 초등학생의 경우 0.1%p 감소하며 지난해와 비슷했다. 

일반교과(53.4%)와 예체능/취미/교양(42.5%) 모두 참여율이 1.3%p, 1.4%p씩 상승했다. 교과유형별 상승률의 차이가 거의 없어 교과와 예체능/취미/교양 간 참여율 격차는 전년과 비슷한 10.9%였다. 교과의 학교급별 상승률은 고등학생(45.5%)이 2.1%p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59.3%)이 1.8%p, 초등학생(55%)이 0.2%p 상승했다. 예체능/취미/교양에서도 고등학생이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고등학생(15.9%)과 중학생(24.7%)이 각각 1.8%p, 0.5%p씩 상승했다. 반면 초등학생(66.4%)의 경우 전년보다 0.3%p 하락했다.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6.2시간으로 전년대비 0.1시간 증가했다. 교과는 4시간, 예체능/취미/교양은 2.2시간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6.5시간, 중학생 6.5시간, 고등학생 5.3시간이었다. 초등학생은 전년 대비 0.2시간이 감소했지만 중학생은 0.2시간, 고등학생은 0.4시간 각각 증가했다. 

<서울 41만원 ‘최고’, 충남 ‘최저’.. '교육특구의 사교육 영향'>
교육특구가 위치한 지역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점도 눈에 띈다. 시도별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41만1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기 32만1000원, 대구 30만3000원 순으올 톱3를 형성했다. 반면 가장 적었던 곳은 충남으로 18만7000원이었다.  한 교육전문가는 "서울은 강남3구를 비롯한 교육특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고, 대구 역시 대표적인 교육특구인 수성구가 있다. 반대로 1인당 사교육비가 가장 낮은 충남의 경우 공교육의 영향력이 막강한 지역이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상관관계가 드러난 셈이다. 특히 1위와 2위를 차지한 서울과 경기는 진보교육감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나 혁신학교 확대 등 공교육을 약화시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지역이다.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사교육 지출을 늘리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14곳에서 사교육비가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폭은 충북이 가장 컸다. 28.4%의 증가세였다. 이어 전남 20.6%, 울산 12.3%, 경기 11.9% 순이었다. 반대로 대전(2%)과 충남(0.8%)는 사교육비가 감소했다. 부산은 전년 수준이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서울이 7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 77.9%, 경기 76.1% 순으로 톱3였다. 전년에 비해 충북(6.5%p) 인천(4.5%p) 전남(4.5%p) 등 14개 시/도는 증가했고 부산(2.6%p) 충남(0.9%p) 대구(0.2%p) 등 3곳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종'이 사교육 유발?.. '학교수업보충'이 절반>
일부에서는 사교육비를 상승시킨 원인으로 학종이 확대된 최근 대입 경향을 지적한다. 전형과정이 불투명하고 비교과 수행평가 학생부관리 등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오히려 학종을 사교육의 원인으로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수강목적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학교수업의 보충을 사교육을 받는 이유로 꼽았기 때문이다. 내신과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반면 2018년 처음 사교육비 조사에 포함된 진로/진학 학습상담 전체 참여율은 3.6%에 그쳤다. 사교육 참여자의 1인당 연간 평균 상담 횟수도 2.6회에 불과했다. 학종으로 인해 사교육이 확대됐다는 주장의 근거가 취약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교과의 사교육 수강 목적은 ‘학교수업보충/심화’가 4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선행학습 21.3%, 진학준비 17.5%, 불안심리 4.7%, 기타 2.4% 순이었다. 학교수업의 보충과 심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교육은 대부분 학종전형이 아닌 내신 대비에 집중한다. 실제로 대입에서 학교 내신 성적이 중요해지면서 사교육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거에 영어와 수학에 집중됐던 내신 사교육의 범위가 국어와 사회/과학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나아가 교육당국이 '정시확대' 기조를 여러 차례 밝히면서 내신과 함께 수능을 대비할 수 있는 사교육이 확대됐다는 분석도 있다. 사교육걱정의 한 관계자는 "고등학교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이유는 지난해 8월 발표한 2022학년 대입제도가 사교육 유발 요인을 떠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7학년부터 이어져온 불수능의 영향도 있다고 판단된다. 지난해 4월 대학들에 대한 교육부 박춘란 전 차관의 '정시확대' 요구를 시작으로 교육당국은 대입 공론화 과정에서부터 대입제도 확정까지 일관된 정시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 수능의 영향력이 강화된다는 신호로 수요자들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수능 사교육을 증가시킨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입시컨설팅 등 학종으로 인해 유발된 사교육의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로/진학 학습상담 사교육의 전체 참여율은 3.6%로 나타났다. 가장 높았던 고등학생들의 참여율도 4.7%였다. 진로/진학 학습상담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 기준 1인당 연간 평균 상담 횟수는 2.6회였다. 상담 1회당 연간 평균 비용은 11만8000원이었다. 고등학생의 경우에도 상담 횟수도 연간 2.9회로 전체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회당 평균 비용도 15만2000원으로 전체 월평균 사교육비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육전문가는 "일부 언론 등을 통해 학종이 사교육 유발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교육비 조사결과의 내용과는 맞지 않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학생들이 사교육을 찾는 가장 큰 이유가 내신과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학종은 세간의 오해와 달리 일반고 교사들에게서 더욱 환영받고 있다. 학생부를 평가의 중심축으로 삼아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학종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근거없는 주장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 키운’ 교육정책.. 정책뒤집기 반복으로 ‘불안 확대’>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을 두고 학종보다는 교육정책의 실책 자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계에서도 교육당국의 책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반응이다. 교육부가 ‘정책뒤집기’를 반복하면서 현장의 혼란을 자초해 사교육을 키웠다는 비판이다. 사교육의 입장에선 입시의 혼란이 수익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정책이 바뀌면서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된 상황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수요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현 정부의 출범 원년부터 대입과 고입을 가리지 않고 정책의 급격한 변화를 감행해왔다. 특히 ‘2022대입개편’과 ‘고입 동시실시’로 대입과 고입을 동시에 흔들면서 정보가 부족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도록 이끌었다는 지적이다. 입시정책이 변화를 거듭할수록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교육 시장은 수익이 걸려있는 만큼 발 빠르게 변화에 대응해 분석자료와 관련상품을 내놓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리한 정책이 오히려 사교육에게는 기회인 셈이다.

어설프게 정책을 추진했다가 번복하면서 예측이 어려워진 입시환경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매우 커진 점도 사교육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입의 경우 무리하게 절대평가를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교육부는 여론에 따라 여러 차례 정책을 뒤집어왔다. 최종적으로 대입에서 정시를 확대하는 정반대의 결론이 나와 현장은 혼돈 속에 빠졌다. 수시체제의 대세로 자리잡은 학종 중심으로 입시를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난감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고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입시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고입 동시실시’를 밀어붙여 원서접수를 앞뒀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고입혼란이 현재까지도 지속되는 가운데 교육청들이 일방적으로 자사고 재지정평가기준을 상향하며 현장의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어 당분간 난맥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선 결과를 우려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입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 교육전문가는 “전교조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절대평가 도입 등 급진적인 정책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입시는 항상 다수의 수요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변화가 생기면 수요자들은 불안감으로 인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지금까지 이어온 학종 중심의 수시체제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금수저’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학종은 지속적으로 사교육의 영향력을 낮춰왔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금수저 학생들은 모든 유형에서 유리하다. 그럼에도 잘못된 인식을 근거로 입시의 급격한 변화를 다시 시도한다면 부모의 경제적 배경이 충분한 학생들이 더욱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교육정책의 일관성 통해 입시에 대한 수요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사교육을 줄일 수 있는 보다 확실한 방향이다”고 주장했다. 

<‘공교육 강화’ 외면하는 교육당국.. ‘사교육만 웃는 정책’>
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근본적이 방향이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교육에 대해서도 사교육을 억제하는 정책과 유사하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양한 교육수요를 공교육에서 대부분 충족할 수 있다면 사교육에 의지할 필요 자체가 거의 없어진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은 공교육을 위축시키는 교육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전면에 내걸었던 2022대입개편은 어설프게 대입판을 흔들면서 오히려 사교육에게만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특목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고교현장에서 공교육의 역할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22대입개편안이 발표되자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에게만 호재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수시확대 기조를 뒤집은 ‘정시확대’에다 선택형과목 도입으로 대폭 늘어난 과목조합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고1 고2 고3이 치르게 될 2020 2021 2022수능부터 모두 범위가 다르다. 해마다 수능이 변화하면서 고교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올해 고3은 재수는커녕 삼수도 고려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다. 극단적인 상황이 수험생을 사교육으로 이끌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22수능을 치를 예비 고1학생들은 선택과목을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816개에 달한다. 공교육의 교사들이 개개인에 맞는 과목 선택 조합을 제시해주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수험생들은 사교육에 의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공교육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교육현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는 정부의 자사고 폐지정책도 마찬가지다. 공교육의 평등을 구현한다는 논리로 수월성 교육을 축소함으로써 수요자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고들의 롤모델 역할까지 특목자사고가 수행하고 있어 ‘평등성’의 가치만을 강조한 정책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반론까지 나오고 있다. 특목고와 자사고들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면서 다른 일반고들의 벤치마킹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사고들의 입시가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자사고들의 선발방식에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기숙사체제를 바탕으로 사교육으로 흐를 수 있는 수요를 공교육으로 충족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교육 유발 원인을 잘못 짚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이범 교육평론가는 “경쟁과 서열화를 탓할 뿐 공교육 자체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공교육을 오염시키거나 왜곡시키는 요소들’을 걷어내는 데만 집중”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사교육을 억제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해법은 ‘공교육의 내실화’다. 공교육이 제대로 실시되면 저절로 사교육 시장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방향은 정반대다. 공교육의 영역에서 특성화된 교육과정으로 수월성 교육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충족해오던 특목고와 자사고의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서열화를 주장하며 특목자사고를 폐지한다고 해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수준 높은 교육에 대한 수요는 그대로다. 국내에서 이를 충족할 수 없다면 수요자들은 유학 등의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교육수요자들을 해외로 내모는 정책은 잘못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사교육비 격차 ‘5.1배’>
가구 소득 수준별로 살펴보면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5000원, 200만원 미만 가구는9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8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비를 2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로 나눈 값은 5.1배로 나타났다. 전년 5.2배와 비슷한 수치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 84.5% 대비 0.6%p 하락한 84%, 200만원 미만 가구는 전년 44% 대비 3.3%p 증가한 47.3%였다. 참여율 차이는 36.7%p였다.

<‘자녀 적을수록’ 사교육비 지출 높아.. ‘자녀 1명’ 32만원>
자녀의 수가 적을수록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특징도 있었다. 전년 대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액 또한 높았다. 

자녀 수 분포 비율을 볼 때 자녀가 1명인 경우는 14.5%로 전년(13.9%) 대비 0.6%p 증가했지만 2명인 경우는 61.8%로 전년(62.3%) 대비 0.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이상인 경우도 전년(23.8%)보다 0.1%p 감소한 23.7%였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자녀가 1명인 경우 32만4000원이었다. 29만3000원이었던 전년보다 3만1000원이 증가한 셈이다. 2명인 경우 30만8000원으로 전년(29만1000원) 대비 1만7000원 증가했고, 3명 이상인 경우도 22만5000원으로 전년(20만9000원) 대비 사교육비가 1만6000원이 늘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여백

손수람 기자  sooram@veritas-a.com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수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