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전쟁부터 대항해시대까지

문학에 뛰어든 세계사
김영진, 들녘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새책 ‘문학에 뛰어든 세계사’는 고대부터 중세까지 고전문학을 바탕으로 세계사의 줄기를 꿰뚫는 특징이다. 세계정세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17컷의 지도와 등장인물 등이 그려진 68컷의 도판이 수록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고전문학은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제도적 변천이라는 포괄적 사회 경험을 토대로 탄생한다는 데서 하나의 문학작품이란 과거의 격동기로 안내해주는 좋은 단서가 된다. 책의 줄기가 되는 네 편의 고전문학은 ‘일리아스’ ‘니벨룽의 노래’ ‘롤랑의 노래’ ‘돈키호테’다. 책은 작품을 통해 역사적 배경을 먼저 되짚는다. ‘일리아스’에서 고대 그리스 문명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피고, ‘니벨룽의 노래’와 ‘롤랑의 노래’에서 중세의 주요한 두 요소 게르만족 유입과 크리스트교의 확산을 소개하며, ‘돈키호테’에서 중세가 끝나고 근대가 열리는 과정을 짚어본다.

저자는 당시 사건과 사건 사이 작가의 상상이 더해진 내용에 관해 역사적으로 치밀한 해석을 덧붙인다. 신화와 이야기의 극적 요소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역사 속 실제상황에 관한 묘사도 빠뜨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들인 서술은 인물에 관한 것이다. 각 장의 ‘캐릭터 해부하기’ 꼭지에서 저자는 다채롭고 생동감 있는 인물평과 함께 각 인물의 성격에 따른 영웅의 면모에 집중한다. 고대와 중세의 길잡이는 영웅이었다. ‘일리아스’의 아킬레우스를 통해 고대 그리스 문명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피고, ‘니벨룽의 노래’의 지그프리트를 통해 중세 초 게르만 국가로, ‘롤랑의 노래’의 롤랑을 통해 샤를마뉴의 시대로 안내하며 중세의 주요한 두 요소인 게르만족의 유입과 크리스트교의 확산을 소개한다. ‘돈키호테’의 돈키호테는 영웅들의 시대에 작별을 고하고 이성이 지배할 새 시대, 근대의 문을 열며 쓸쓸히 퇴장한다.

어린 시절 외가의 잠자리, 외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재미난 옛날이야기가 사학전공의 자연스러운 단서가 됐다는 저자처럼 책은 재미난 이야기 구성으로 청소년에게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건드릴 기제가 될 만하다. 영웅 중심의 전개라는 데서 영웅 없는 시대에 실망하고 있는 성인에게도 잠시 위안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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